▲ 카밀라의 손에 들려있는 가족 사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듯 싶다.
L.A 폭동을 배경으로 갈등의 이야기를 녹이다.]
미국의 고질적인 인종차별이 야기한 폭동. 영화의 이야기 역시 차별과 갈등이 낳은 미국의 하층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일라이와 대니얼, 그들의 부모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 땅에 건너왔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기만 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힘든 삶을 살아가는 미국의 하층민들을 보여준다. 꿈을 꾸지만 꿈이 보이지 않는 일라이와 대니얼 형제, 앞 집의 같은 한국인 김씨 아저씨(전상)는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 그런 그들이지만 흑인들의 눈에 동양인들이란 얍실하기 그지 없는 인종들일 뿐이다.
‘인종차별을 하는 민족은 자신들끼리도 차별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영화에서 말하는 삶이 그것이 아닌가 싶다. 힘듦이 만들어낸 갈등. 여기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저 내가 힘들기에, 나보다 약간이라도 나아 보이는 자를 미워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게 각박한 삶이 만들어낸 갈등의 이야기를 녹이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 일라이의 신발을 빼앗아 돌아가던 키스가 또 다시 일라이 앞에 나타난 것 역시, 이들의 미움에 아무런 이유가 없음을 잘 보여준다. 그저 사소함이 눈덩이처럼 불어 오해와 오해를 쌓아 만드는 이야기. 영화의 배경이 되는 L.A 폭동에도 이러한 오해와 갈등의 연속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에, 감독이자 배우를 맡은 저스틴 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국>의 이야기는 분명 보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1992년이라는 배경과 모노톤으로 그려진 화면의 모습까지, 일반적으로 접근하기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흑백의 모습과는 달리 굉장히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인 가게에서 일하는 흑인 꼬마의 이야기. 일라이와 대니얼을 자신의 가족이라 외치는 소녀의 이야기는 영화의 분명한 주제가 된다. 비록 지금은 서로가 다투고 있지만, 다음 세대에는 서로가 가족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각자의 모국(母國)과 피부색은 다를지라도, 모두가 아메리칸인 상황. 그것이 바로 영화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한국(韓國)의 국(國)이지만, 한국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는 <국>. 80년대 초반 출생자라면 누구나 TV 뉴스를 통해 생생하게 접했을 L.A 폭동 사건. 영화의 이야기는 갈등이라는 주제를 익숙한 소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일라이는 부모님 세대의 유산인 신발 가게에 화염병을 집어 던진다. 그리고 불이 타는 가게 앞에서 기쁘게 춤을 추는 카밀라의 모습. 그것은 바로 앞 선 세대가 가진 갈등의 종식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바라는 기쁨의 염원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진짜 의미가 된다.
IMDb 평점 7.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3%(신선 38, 진부 3)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을 본다면 역시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은 허투루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 화가 나있는 일라이에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 해주는 김씨 아저씨.
▥ 추천 : 괜히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게 아니다.
▥ 비추천 : 영화제표 영화라는 것이 늘 그렇듯, 보편적인 재미는 없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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