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철문.
철문을 사이에 둔 '동일한' 두 사람의 대화
<캠프 엑스레이>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있는 억류자들을 소재로 억류자와 그들을 감시해야하는 군인 사이에서 일어난 우정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목 중 엑스레이란 군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을 지징하는 글자로 'NATO 음성문자'라 부른다. 예를 들어 A = 알파, B = 브라보, C = 찰리가 되는데, 엑스레이란 X를 뜻한다. 동시에 <캠프 엑스레이>란 미군이 가지고 있는 '실체를 들여다 본다(엑스 레이)'는 중의적 표현도 된다.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꿈을 안고 지원한 군대.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콜은 관타나모 해군기지로 배정을 받는다. 모두들 '쉬운 보직'이라며 '죽을 고비'를 넘겠다 기뻐하는 그들 앞에 상급자는 여기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강조하지만, 콜에게 있어 그 일은 점점 혼란을 부르게 된다. 그러면서 콜 앞에 알리가 나타나게 되고, 콜은 자신의 입장에 대해 갈등하게 된다.
<캠프 엑스레이>의 기본 구조는 철문을 사이에 둔 알리와 콜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한 명은 억류자라 불리는 잠재적 테러리스트, 그리고 맞은 편의 한 명은 그들을 감시해야하는 군인. 완전히 다른 입장의 두 사람의 대화가 만드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딘가의 부조화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알리와 콜의 동질감이라는 것임을 알게되었을 때, 우리는 머리를 때리는 묵직함을 느끼고 만다. 영화는 그러한 것을 강조라도 하듯 미해병이 국기를 개양할 때 그들은 기도를 드리고, 콜이 옷을 갤 때 그들도 옷을 정리한다. 그러한 일련의 교차적 흐름들. 결국은 똑같은 사람들인데, 단지 사상과 모습이 그들을 갈라놓을 뿐이라고 영화는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묘한 흐름은 사상도, 인종도, 신분도 아닌, 바로 콜과 알리가 만드는 우정이 아닌가 싶다. 첫만남부터 초동 대응팀으로 얻어맞으며 시작된 관계.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의 공감대는 이야기를 이끄는 힘이 되고, 그러한 두 사람의 동질감이 만들어내는 우정은 보는 사람을 뭉클함으로 이끌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에 설득을 당하게 된다. 결국은 모두가 똑같다는 이야기. 그들의 그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며, 그들을 길들이려 한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당연함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그 속을 들여다보는 엑스레이가 되어 우리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게 되는 것이다.
▲ 알리와의 대화가 만들어낸 시선은 그녀에게 무엇을 보게하는 것일까?
마치며...
극의 마지막.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 같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은 그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의 엔딩크래딧에는 공감과 슬픔이 함께 묻어나는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 해리포터의 완결이 있었고, 콜과 알리의 변화도 있었다. 작은변화가 만들어 낼 큰 변화. 때문에 우리는 <캠프 엑스레이>의 이야기에서 다음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변화가 만들어낼 다음을 위하여...
<캠프 엑스레이>에 대한 평점은 IMDb 7점, 로튼 토마토 지수 75%(신선 44, 진부 15)로 준수한 점수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자는 콜과 알리의 우정에서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지 못 한 분들에게도 이들의 우정이 만드는 작고도 큰 변화를 조심스레 추천하는 바이다.
▲ 여전히 철책을 사이 둔 두 사람.
▥ 비추천 : 잔잔함이 가져다는 호불호의 영역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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