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을 위해 가장 옷을 골라야하는 퍼스널 쇼퍼
터부라는 이름의 욕망.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준 나의 발견.
<퍼스널 쇼퍼>의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던지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모린은 선천성 심장기형을 앓고 있다. 그녀의 쌍둥이 형제인 루이스는 같은 질환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고, 서로는 저 세상에 대한 사인을 보내기로 약속을 한다. 그리고 루이스의 사인을 기다리게 되는 모린. 영화는 모린의 모습을 통하여 루이스가 있을지도 모르는 세상과 모린이 존재하는 세상에 연결고리를 만들려 한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보이는 초자연적 형상을 통해 그녀가 보는 무엇이 가리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건내게 된다.
이처럼 초자연적 현상들을 통해서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이 영화의 주된 키워드는 모린이 가진 '금기'에 있다. 소위 '신상'이란 불리는 것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직업. 하지만 임자있는 그것에게 함부로 접근할 수 없기에, 그녀는 자신의 금기를 억눌러야만 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욕망을 분출시킬 창구를 찾게 되는 모린은 그것이 루이스라 생각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것의 존재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 어느날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이 영화는 금기를 찾아나서는 모린의 과정을 그리며 그 안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길 원하고 있다. <퍼스널 쇼퍼> 속 금기의 형태는 각자의 해석 속에서 다양한 물음을 던지게 되는데, 터부라는 단어가 가지는 다의(多意)는 많은 것을 내포하게 된다. 때문에 텍스트 속 인물과의 대화가 가지는 의미 역시 그녀로 하여금 금기를 일깨우게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과정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퍼스널 쇼퍼로서의 금기. 그리고 금지된 대상과의 대화가 가지는 금기. 여기에 형제인 루이스에게 가지는 금기까지.
영화는 이 모든 것들을 뭉뚱그리고, 표출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이것은 마지막 장면 루이스의 존재와 그것을 깨닫는 나의 모습에도 등장하게 되는데, 빅토르 위고가 알려준 영혼과의 대화법에서 발견한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점은 결국 그녀가 가진 금기를 깨뜨릴 때(각주) 나를 찾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2
▲ 그리고 결국, 금기를 깨어버리게 되는 모린
마치며...
<퍼스널 쇼퍼>의 이야기는 단순함과 모호함의 역설적 의미 가운데서도 훌륭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매혹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휘감았으며, 유령이라는 소재는 팽팽한 긴장선을 유지시켜줬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날선 숨은그림을 찾아야만했었고, 그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러웠음이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터부. 그리고 흔히들 터부시되다라는 관용어로 사용되는 그 단어는 우리에는 양날의 검이 되어 두려움과 쾌락을 주는 존재임이 틀림이 없었다. <퍼스널 쇼퍼>는 그러한 금기를 매력적으로 소개하며, 우리를 또다른 유혹에 빠뜨리고 말았다. 알 수 없는 존재와의 대화. 그리고 그것의 비밀을 찾아가면서, 그것에게 조종을 당하는 모린의 모습은 금기라는 욕망과 맞물리며,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하고 만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평론가들의 평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IMDb 평점은 6.4점에 불과하지만 로튼 토마토 평점이 80%라는 점은 이러한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루이스를 찾기 위한 모린의 노력. 그녀는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 것인가?
▥ 추천 : 금기를 깰 때 비로소 발견되는, 나라는 이름의 보석.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노출 장면이 일부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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