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벗기 위해 더 큰 편견속으로 들어가다. - 고 (Go, 2001)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아버지는 조총련계 재일 한국인. 조선인민 공화국의 중학교를 다니는 스기하라(이정호 - 쿠보즈카 요스케)는 고교진학을 앞둔 시점, 부모님이 갑자기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는 일을 경험한다. 원인은 한국국적이 하와이에 가기 쉽다는 것. 때문에 난생처음 국적에 대한 고민을 하던 스기하라는 국적은 한국인. 하지만 진학은 일본고교로 진학하려한다.


  큰 꿈을 갖고 입학한 고교. 하지만 일본학교의 아이들은 자신을 '재일'로 부를 뿐이었고, 스기하라는 자신을 차별하는 아이들에게 멋진 날아차기를 선사한 후 농구부에서 잘리게된다. 그 후 학교의 짱이 되어버린 스기하라. 그러던 중 스기하라는 자신이 무찌른 야쿠자의 아들과 친해지게 되고, 그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게된다. 거기서 4차원 소녀 사쿠리이(시바사키 코우)를 만나게된다. 첫눈에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점점 친해지게되고, 매주 토요일은 그녀와의 데이트가 자리잡게된다. 


  그러던 어느날. 인민학교 시절 절친이던 정일과 만나기로 한날. 정일은 재일 한국 여학생을 괴롭히던 일본인을 말리던 중 그가 휘두른 칼에 맞아 사망하게된다. 그날 저녁 사쿠라이는 스기하라와 밤을 같이 보내주겠노라는 고백을 하게된다. 함께 침대에 눕는 순간. 자신이 '재일 한국인'임을 털어놓는 스기하라. 순간 두 사람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두 사람은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데...




 GO, 2001 제작

요약
일본, 한국 드라마, 로맨스/멜로 2001.11.23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22분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쿠보즈카 요스케시바사키 코우오오타케 시노부야마자키 츠토무더보기




편견과 맞써 싸우기위해, 거대한 편견 속으로 걸어들어가다.


  <고 Go>는 감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자 중 한 명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데뷔작이자, 권위있는 일본 문학상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본인 자체가 '재일 한국인'임을 고백한 작가는 스스로의 자전적 이야기를 스기하라에게 투영하여 고백하듯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영화는 소설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복원하고 있다. 다만 메시지적인 부분이라던가, 스기하라의 내적갈등, 그리고 그가 겪게되는 안보이는 차별들에 대한 묘사는 영화가 더 뛰어나다. 반면 내용의 짜임이라던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위트가 살아있는 부분은 소설이 더 코믹하게 희화시키고 있다. 그럼으로 책을 안 읽어본 분들이면,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야기를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하는 바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작품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 '더 좀비스 (각주[각주:1])' 시리즈의 '순신' 강한 케릭터의 재일 한국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등. 그는 작품을 통해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었다.

  영화의 이야기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겪게되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차별. 그리고 그들이 가야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영화는 블랙 코미디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들이 겪게 되는 일들을 희화화시킨다. 하지만 영화 속의 일들은 한국인들이 본다면 '미치고 팔짝 뛸 만큼' 억울한 일들이 태반이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이 '재일'이라는 단어로 차별을 받는 것 부터 시작한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도입부는 그들이 얼마나 아픔을 겪고 있는지를 대변한다. 


▲ 차별과 맞써 싸우는 스기하라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관객들은 커다란 주제를 느끼게 된다. 바로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스기하라는 이런말을 한다.

  가끔은 피부가 아예 초록색이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렇다면 나도 교포란 것을 잊지 않을테고, 무섭다고 하는 이도 접근하지 않을테죠. - <고> 스기하라의 대사 中

  이처럼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을 하고, 일본인을 사랑하는 주인공이지만, 정작 별 것 아닌 신분으로 인해서 소중했던 일본여자아이와 헤어지게 된다. 피부색도 똑같고, 생긴것도, 생각도, 언어도 똑같다. 단지 '어머님이 누구니'만 다른 것 뿐이다. 영화는 중간 중간 재일 한국인이 겪어야 하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서 보여준다.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만엔 이하의 벌금', '외국인만 지문 날인' , 그리고 지하철에서 '저런애(한복을 입은 재일 여학생)도 못꼬실리는 없겠지?'하는 대사 등은 재일 한국인 어떠한 차별과 편견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고>에서는 이런말을 한다. "이름같은 건 뭐라고 해도 상관없어!"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즉 재일 한국인인 '이정호'든 '스기하라' 든, 그냥 "나는 나"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바로 이게 작가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말이며, 그게 바로 진리인 것이다. 거기에 재일 한국인이 왜 발생했는지 따위의 근원적인 문제란 없다. 단지 지금을 살고 있는 그들이 가진 문제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영화가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왜 거기서 태어났는지 그들은 모른다. 단지 태어난 곳이 거기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는 더 깊이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 사쿠라이와 깊은 관계가 되지만, 신분의 차이는 두 사람을...


마치며...


  <고>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같은 나오키상 수상자인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와 겉모습은 동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내면 속 이야기들은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여기에는 작자의 국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이기에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박치기 (2004)>에서 보여준 것과는 많이 비슷하다. 하지만 좀 더 깊은 이야기를 건드리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다만 편견의 시선에 관해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둘 다 소중한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감자는 개인적으로 '더 좀비스'의 야마시타(각주[각주:2])를 굉장히 사랑한다. 하지만 <고>에 야마시타는 없다. 다만 스기하라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고>의 이야기는 더욱 진지한 이야기를 던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기때문에 <고>에는 아픔이란 이야기가 검색 칠해진 웃음으로 변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감자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

(※ 추신 : 이 아저씨가 2011년 '레볼루션 넘버 0' 이후로 절필을 한 이유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영화편'은 '영화처럼'의 에피소드임으로 실질적으로는 '레볼루션 넘버 0'가 마지막 작품으로 보입니다.)



▥ 추천 : 위트와 메시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비추천 :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야기를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더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레볼루션 넘버 3를 시작으로 플라이 대디 플라이, 스피드, 레볼루션 넘버 0로 완성되는 고교 악동들의 이야기 [본문으로]
  2. 레볼루션 넘버 3 등에 등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수가 없는 아이. 이 아이가 등장하면 요절복통 배꼽을 잡게된다. [본문으로]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