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전율을 살려내지 못한 아쉬운 진행
선거가 한창이던 때 사라진 딸. 자신의 선거공약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딸이 없어진 것을 숨기는 아빠. 사람들은 딸이 없어진 것보다 딸의 행실과 자신의 고향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는 수 없이 사건에 직접 뛰어들게되는 연홍. <비밀은 없다>는 누군가의 부재로 인해서 그 누군가의 몰랐던 사실을 알게된다는 류의 스릴러 영화다. 이런 류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패턴은 없어진 존재의 몰랐던 사실을 통해서 어떠한 반전을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 영화 역시 그런 식의 이야기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비밀은 없다>가 보여주는 진행은 조금은 버거운감이 있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딸에게서 몰랐던 비밀이 있다.'를 만들기위해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 이야기를 연홍과 미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너무 급하게 사건을 트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즉 이야기가 거기에 도착해야 다음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억지로 갖다붙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이 영화 전체를 감싸안아야 하는 부분을 급하게 시작했다는 아쉬움을 주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뒤에 있을 전율할 만한 반전 역시 같이 죽어버렸다는 점에서 연출의 미흡함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마지막까지 흘러가는 진행은 비교적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 단추가 너무 중요했기에 마지막에서 전율이 흐리지 않는 것이다. 즉 '이거 이상해 이것도 이상해'에 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급하게 이야기를 끼워맞추는 느낌이 들기때문에 전율이 반감되는 것이다.
▲ 우리 아이가 숲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마치며...
<비밀은 없다>의 소재와 결말만을 놓고 본다면, 이 영화는 꾸미기에 따라서 굉장히 뛰어난 영화가 될 뻔했다. 하지만 결국 '~뻔했다.'는 서술어로 끝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좋은 재료들을 잘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말부분에 이르러서야 등장하는 해답지들을 앞에서 떡밥으로 풀어내지 못한 점이 첫 번째고, 도입부에 연홍이 미옥으로 연결되는 과정의 연결고리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두 번째다. 즉 좋은 스릴러가 되려면, '짜잔 실은 이랬지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떡밥들로 관객들이 추측하고, 흔들리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지나치게 착했고, 착하게 내놓은 해답지는 허무했다. 때문에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좋은 반전을 주지 못한 것이다.
이 영화가 가지는 소재들. 그리고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가 좋았기에 아쉬움은 더 커진다. 초반에 '자혜'를 통해서 건 듯 한 스릴러적 요소, 그리고 김주혁이 서울말과 지역말을 구분해서 사용함으로서 케릭터를 잘 설정했다는 점등을 끝까지 잘 이어갔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영화였다.
▲ 딸의 실종보다는 선거에 신경을 쓰는 종찬
▥ 추천 : 좋은 재료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 비추천 : 하지만 좋은 재료들을 잘 살려내지 못한 아쉬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결말쯤 최유화로 추정되는 노출이 잠깐)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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