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여인내들은 얼굴에 환장을 한다더냐?
<봉이 김선달>은 병자 호란이 끝난 조선의 효종(1619~1659)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청나라에 조선인 공물로 끌려간 인홍이 보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 위기에서 벗어남을 '한 번 죽음'으로 생각한 인홍은 새로운 인생은 끝 간데 없이 즐겨보자라며 사기를 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내용은 조악하기 그지 없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틀부터가 억지스러운 <봉이 김선달>은 그 억지스러움을 감추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다. '한 번 죽었던 몸 막 살아보자'는 김인홍은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밑도 끝도 없이 '얘는 원래 천재'라는 듯이 마구 능력을 보이는 김인홍의 이야기에 어떠한 부연설명도 없다. 즉 왼손은 거들 뿐이고, 얘는 그냥 천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천재가 왜 청나라에 붙잡혀 간건지에 대한 궁금증은 그냥 보원과 견이 그곳에서 만나야 이야기가 펼쳐지므로 그렇게 설정한 티가 역력한 것이다.
▲ 좋으냐? 이 일을 하려면 좋아도 좋은 티를 내지 말아야 하느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봉이 김선달의 탈을 쓴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의 느낌이 든다. 마지막 대사 '너 어떻게 과거 급제 했어'와 '공부했어'라는 내용 역시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사법 시험 합격을 어떻게 합격했냐는 톰 행크스의 대화를 그대로 표절하고 있기에 그러한 느낌적인 느낌은 더더욱 강하게 든다.
그러한 표절 비스무리 한 것들은 그렇다고치자.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더더욱 볼썽사나운 짓만 늘어놓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 영화에서 준비한 이완과 김인홍의 추격신은 얘가 안잡힐 것이라는 뻔히 보이기에 말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연출임이 그대로 노출되고 만다. 여기에 김인홍의 미소 한 방이면, 무수리며 주모 쯤은 그냥 무너진다는 설정 역시 여성을 우습게 여기는 듯 하여 불편하기만 하다. 인홍이 규영(서예지)의 마음을 얻는 것도 마치 연애 못해본 사람이 쓴 멜로 드라마처럼 조잡하기 그지 없다는데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감안하고서라도, 가장 큰 문제는 인홍과 성대인을 엮는 장면이 아닐까싶다. 때가 되면 견이 죽고 인홍이 성대인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윤보살(라미란)이 성대인 앞에 잡혀와 '쟤가 김인홍이오'라며 하는 장면은 극적이라기보다는 때가 되면 범인이 나타나야하는 3류 장르소설처럼 조잡하기만하다. 즉 시작도 억어지요, 마무리도 억어지인 것이다.
▲ 이것을 봉황이라 하오
마무리...
가끔 한국영화에서 드는 가장 큰 아쉬움은 좋은 배우들을 데리고 3류 영화를 찍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 역시 조재현을 비롯하여 주/조연 배우들은 연기 잘하기로 소문 난 배우들을 모셔왔지만, 내용은 그 배우들이 아까울 만큼 허섭하기 그지 없다. 이런 학예회 수준의 영화가 어떻게 200만이나 들었는지, 정말 신기 할 따름이다. 더구나 런닝타임은 121분이나 되기에 긴 시간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영화의 수준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 이 놈을 속여야 나라가 산다.
▥ 추천 : ...
▥ 비추천 : 베낄려면 제대로 베끼던가, 아니면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를 하던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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