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 더 디너 (I nostri ragazzi, The Dinn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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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도심의 거리에서 한 사내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상대방을 위협하려는 순간. 상대방이 쏜 총에 의해 쓰러지고 만다. 총을 쏜 사내는 자신이 경찰이라며 소리를 치지만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가득하다. 그 순간 사내의 아들은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보면서도, 고통에 겨워 살려달라는 말조차 할 수 없다.


  유능한 소아과 의사인 파울로(루이지 로 카시오)는 도심에서 사고를 입은 소년의 주치의가 되어 아이를 위해 내 아이처럼 걱정하며 최선을 다한다. 그에게는 형(마사오 - 알레산드로 가스만)이 하나 있었고, 자신보다 더 유명한 변호사인 형은 돈이라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빗은 사람까지도 변호한다. 형제들은 한 달에 한 번 저녁모임을 하고 있었고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디너 모임만은 계속 지켜왔다. 하지만 파울로는 마사오의 모습에 항상 화를 내며, 정당하게 살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선과 악처럼 지내던 형제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의 자녀가 TV에 나오고, 전국적으로 지탄받는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게되자. 서로의 입장은 묘하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더 디너 The Dinner, 2014 제작

요약
이탈리아 드라마 2015.07.16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95분
감독
이바노 데 마테오
출연
루이지 로 카시오알레산드로 가스만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바보라 보불로바 더보기
누적 관객수
6,548 명 (2015.09.28,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네덜란드의 국민작가 헤르만 코흐의 날카로운 시선들


  <더 디너>의 원제 'I nostri ragazzi'는 '우리의 아이들'이란 말로서 어느 날 일어난 중대한 범죄에 연루된 사촌 형제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영어 제목 'Dinner'는 형제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갖는 디너 모임을 의미하면서도, 디너 모임의 뒤에 부모의 사랑과 그에 따른 위선, 그리고 선과 악의 개념이 위선적에 의해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이탈리어 원제가 가지는 의미는 직설적인 의미를, 영어의 의역이 가지는 의미는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느낌을 준다.


  영화의 시작은 한 살인 사건부터 시작한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야기는 그 상황에 놓인 파울로의 모습을 비춰주면서,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매우 천천히 형제의 모습을 관망한다. 영화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형은 국가적으로 상당히 유명한 정치인이며 차기 총리감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런 형을 알아보는 대중들의 시선에서 동생은 그저 형의 아우일 뿐이다. 하지만 자신은 정직하며,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 파울로. 그는 형의 추악함에 대해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의 저녁모임은 항상 언성이 높이는 자리가 되고만다.


  <더 디너>의 초반 상황은 이러한 케릭터들을 구축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소설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형제 간의 극명한 입장대비가 의사 - 변호사로서만 구분되기 때문에 둘다 각광받는 직업인 우리나라에서는 형제가 가지고 있는 갈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각주[각주:1])는 점은 조금은 아쉽다. 



▲ 매번 다투기만하는 그들의 저녁모임



  이렇게 초반은 각자의 입장이 가지는 관계를 설명하던 영화는 중반이후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사촌 형제인 형의 딸 베니(로사벨 라우렌티 셀레르스 - 각주[각주:2])와 동생의 아들 미켈레(자코포 올모 안티노리)가 늦게 들어온 다음날. TV에서는 미켈레와 베니를 닮은 사람을 지탄 받을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공개수배를 하면서 이야기는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항상 정직하게 살아갈 것 같은 파울로와 클라라(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 반면 더러운 짓도 서슴지 않게 할 것 같던 마사오와 소피아(바보라 보부로바). 하지만 점점 바뀌어가는 두 부부의 입장에서 부모의 사랑. 그리고 그 앞에서 철저하게 위선적이 되어가는 사람. 그 가운데 죄책감이 없는 아이들. 모습을 비춰주며 영화는 다양한 관계에서 나오는 변절을 날카롭게 그리고 있다.


  헤르만 코흐의 동명 네덜란드 소설을 이탈리아 버전으로 각색하고 있는 <더 디너>의 이야기는 살짝 아쉬움이 보인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영화에서 보여지는 형제의 모습은 그토록 갈등이 심하게 벌어져야 하는 이유가 무언지가 극명하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거기서 발생해야 할 여러가지 갈등도 선명하게 갈리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파울로와 마사오의 입장에서 파생되는 날카로운 시선은 잘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텍스트가 영상화 될 때의 효과는 충분히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 자신들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미켈레와 베니


마치며...


  시선을 사로잡는 뛰어난 도입부는 괜찮은 출발을 알린다.. 하지만 케릭터 설명에서는 극명하게 부각되지 않는 갈등의 아쉬움을 보이지만, 그 이후 미켈레와 베니의 사고 이후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이야기는 어디로 흐를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제공한다.


  역시 원작이 뛰어난 영화가 주는 매력은 이런데서 오는 것 같다. 여기서 영상이 가지는 미묘한 변화들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주며, 각 케릭터들의 입장을 잘 전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괜찮게 다가온다. 다만 소설이 가지는 섬세한 부분들은 역시나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IMDb에서는 <더 디너>의 평점을 6.5점으로 비교적 준수하게 주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다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각 등장인물의 입장이 바뀌어가면서, 나타나는 비인간성 등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 자식들의 비밀에 관해 알게 되는 파울로와 마사오



▥ 추천 : 조근조근 하는 이야기에 어느 덧 손이 베어 있는 나를 보게 된다.

▥ 비추천 : 사람에 따라서는 루즈하게. 그리고 원작의 세밀함이 잘 살아나지 않은 점.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바보라 보부로바의 전라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1. 이것이 갈등의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파울로가 가지는 열등감의 원인이 단지 키가 아니라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본문으로]
  2. 로사벨라우렌트 셀레르스는 왕좌의 게임에서 제이미가 자신의 조카(딸)을 구하러 마르텔로 갔을 때 엘라리아 샌드가 데리고 있는 모래뱀들의 일원인 타이엔 샌드로 등장했었다. (감옥에서 독약병을 주는 여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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