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참혹함도, 사랑의 애절함도 잘 묻어나지 않는 아쉬움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에 관해 그리고 있는 영화다. 스페인의 20세기 역사를 논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흑역사. 프랑코(각주) 정권이 들어서게 된 이야기의 전초전 격인 이번 이야기는 프랑코의 정권에 맞서는 민주 공화국 지지자들 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1
당시 전쟁은 이념과 자유에 의해 극심한 갈등을 빗게 되고, 이는 결국 내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내전을 눈여겨 본 열강들을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스페인에 개입하고, 자신들의 자유를 갈망하던 전쟁은 어느새 열강들의 대리전으로 변질되고 만다. 각측의 홍보측은 언론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때문에 전 세계는 그들의 실상에 관해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게르니카>는 당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기자와 그를 돕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초반은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게 된 어느 한 기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때 잘 나갔던 그는 모든 기자들이 우러러 보는 기사를 작성하던 사내였지만, 자신의 노력이 결국 회사의 돈줄이 되고만다는 사실에 어느 순간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찌라시 처럼 보지도 않은 기사를 소설처럼 꾸며내는 일상들. 그러던 차에 헨리는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한 여인을 만나게 됨으로 인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 내전 속에서 피어나는 두 사람의 사랑
<게로니카>의 모습은 전쟁의 실상, 그리고 열강의 잇속과 언론통제 등 그들의 아픔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들은 얼마지나지 않아 헨리와 테레사의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국경을 뛰어넘는 남녀간의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려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잘 만들어졌다면, 흔히들 말하는 'OO을 뛰어넘는 사랑' 처럼 애절하고도 가슴 아픈 그들의 사랑이 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한다. 자신들의 아픔도 이야기해야겠고, 거기에 아픔을 뛰어넘는 사랑도 이야기 하려한다. 때문에 이야기는 과연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전의 아픔도 살짝. 열강의 개입도 살짝. 그러다가 결국은 사랑의 아픔만을 이야기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OO을 뛰어넘는 사랑인지도 잘 드러나지 않고, 뛰어넘는다기 보다는 그냥 살포시 점프하는 수준에 불과하기에 애절함도 부족하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결국 두 마리 모두 놓친 셈인 것이다.
▲ 독일군의 공습, 영화에서는 프랑코를 도운 파시즘과 나치즘에 관해서 조금 더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마치며...
스페인 영화에서 20세기 초~중반을 이야기할 때 프랑코의 독재 정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인 것 같다. 즉 프랑코를 논하지 않고선 이야기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영화는 그때의 이야기에 프랑코를 언급하고는 있다. 하지만 당시의 아픔이 그대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이권의 개입이라기 보다는 치정에 의한 질투가 더 많이 드러나고, 내전의 아픔은 로맨스의 아름다움으로 희석되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로맨스의 아름다움도 내전의 아픔으로 옅어지고 만다. 즉 두 마리 토끼가 서로를 잡아먹는 셈이다.
IMDb의 평점은 <게르니카>에 대해 준수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준 내용이 과연 그 정도의 느낌을 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 게르리카 공습에서 테레사를 찾고자 하는 헨리
▥ 추천 : 스페인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보여준 가슴 아픈 이야기.
▥ 비추천 : 사랑도 내전도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끝 부분에 마리아 발베르드의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 1930년대 왕정이 붕괴되고 제 2공화국이 들어서게 된다. 곧이어 장교들의 반란이 일어나면서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프랑코의 독재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프랑코의 시기는 스페인 역사상 암흑기라 불리며 지금의 북한의 상황과 비교될 만큼이었다. 동시에 학살, 감금,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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