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사나운 날에 펼쳐지는 완벽한 샐리의 법칙 - 어 퍼펙트 데이 (Un dia perfecto, A Perfect D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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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국제 구호기구 소속의 맘브루(베니치오 델 토로)는 발칸 반도에 위치한 어느 한 마을의 우물 속에 있는 시체 인양 작업을 하던 중 밧줄이 끊어지는 사태를 맞고 만다. 마을에는 여분의 밧줄이 없는 상황에서, 맘브루는 그의 동료 B(팀 로빈스)와 소피(멜라니 티에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지만 도착한 B와 소피 역시 방법이 없기는 매 한가지고, 그때부터 구조대원들의 밧줄 찾기 대모험이 시작된다.


  인근마을 위주로 밧줄을 찾는 B와 통역관 다미르(페자 스투칸)과 달리 UN 주둔군 기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려던 소피와 맘브루는 UN기지를 찾아가던중 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니콜라(엘다 레지도빅)를 구조하게된다. 도착한 UN 기지에서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듣게되는 맘브루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 연인 카티야(올가 쿠릴렌코)를 만나게된다.


  이제 여섯 명으로 늘어나버린 구조대원들은 밧줄을 구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한 완벽한 날을 보내게 된다. 


 ▶ 베니치오 델 토로의 다른 영화 : 2015/12/19 - [영화/해외영화] - 2015 범죄영화 중 최고의 퀄리티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 자리를 이탈하지 말라는 말에 그자리에서 노상방뇨(?)를 하는 올가 쿠릴렌코


퍼펙트 데이 A Perfect Day, 2015 제작
요약
스페인 드라마 106분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출연
베니치오 델 토로팀 로빈스올가 쿠릴렌코멜라니 티에리 더보기





 완벽한 날이 가지는 반어적 의미


  <어 퍼펙트 데이>는 정말 일진 사나운 날에 펼쳐지는 완벽한 샐리의 법칙들을 그리는 코미디 드라마다. 


  이 영화는 1995년 발칸반도에 일어난 내전으로 유고슬로비아 전쟁에 불이 붙게 되면서, 그 가운데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까지 전쟁에 휩쓸리게 된 상황의 이면을 코믹하면서도 냉소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발칸반도의 어느 한 작은 마을, 마을의 유일한 우물 속에 어느날 시체가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구조대원 맘브루는 시체를 건져내려 해보지만, 노후된 밧줄은 시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끊어지고 만다. 


 ▶ 올가 쿠릴렌코의 다른 영화 : 2015/11/05 - [영화/해외영화] - 타임킬링용으로 제격인 - 모멘텀 (Momentum, 2015) 


▲ 니콜라를 구하게 되는 맘브루


  <어 퍼펙트 데이>는 이때 부터 일어나게 되는 정말 뭐같은 상황의 헤프닝들을 냉소적이고, 역설적인 상황으로 그려내고 있는 수작이다.


  마을의 유일한 우물. 그 물이 오염되어 버리면 마을 사람들은 전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수질 전문가 소피는 UN을 찾아가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해보지만 그들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뿐이다. UN의 도움을 포기하고 돌아서던 구조대원들은 바로 인근마을에서 구조차량으로 물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만다. 그제서야 마을의 우물이오염된 배후에 이기적인 잇속이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원들.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이들은 도와주라는 물을 돈을 주고 구입해야하며, 자신들이 소를 몰고다니던 길목은 이미 지뢰밭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이처럼 전쟁이라는 상황에 휘말려 피해를 보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이라고 말한다. 


 ▶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영화 : 2015/10/06 - [영화/해외영화] - 사랑과 전쟁 그리고 삶의 이야기 - 투와이스 본 (Venuto al mondo, Twice Born, 2012) 


▲ 우물 속에 빠져있는 시체를 바라보는 소피와 맘브루


  하지만 영화는 전쟁의 참혹한 삶의 이면을 냉철하게 그리고 있으면서도, 피와 살이 난무하는 불편함으로 그리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활발한 B로 대변되는 언어유희적인 모습을 정면에 배치함으로써, 그들이 가진 상황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에 놓여있으면서도, "우리 마을 사람들은 농담을 잘한다"며 그들의 밝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유쾌한 상황과 대비되는 참혹함을 더욱 부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니콜라의 집에 밧줄을 구하러 간 대원들은 그곳에서 니콜라의 부모들이 자살한 모습(살해 가능성도 존재 - 아래 'ㅇㅇ'님의 댓글 참조)을 보게된다. 니콜라는 그 사실도 모른채 50불이 있으면 '뇌물'을 주어 자신의 부모들이 '살고있다는' 곳으로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 퍼펙트 데이>는 이렇게 '웃음-참혹-웃음-참혹'이라는 '짠단짠단(각주[각주:1])'의 법칙과도 같은 배치를 함으로, 관객들에게 참혹한 현실을 자신도 모르는새에 마구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 내전을 다룬 영화 : 2015/10/09 - [영화/해외영화] - 1971년 벨파스트 폭동을 다룬 영화 - '71 (2014) 


▲ 국제 구호기구 대원들


 마치며...


▲ IMDb 평점은 준수하다.

  <어 퍼펙트 데이>는 영화가 가지는 위트가 참으로 뛰어난 작품이다. 작품 속에 내재된 참혹한 상황의 고발이라는 당면한 과제를 노출함에도 소홀하지 않으면서, 영화는 곳곳에 장치해둔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웃음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그 웃음에 섞여, 전쟁이라는 상황 역시 '말도 안되는 짓'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어 퍼펙트 데이> 1시간 14분 경. 팀 로빈스는 자신의 팀원들이 다투는 상황을 보고 이런말을 한다. "내부 문제가 참 말썽이야"라고. 그러면서 혀를 쯧쯧하는데, 이 모습이 바로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멜라니 티에리(소피)가 마지막에 하는 말로 영화는 마무리를 던진다. "참 완벽한 날이야...(A Perfect Day...)" 라고.


 ▶ 팀 로빈스와 HBO의 만남 : 2015/09/30 - [드라마/미드(영드)] - 3남자의 좌충우돌 블랙코미디 - 브링크 (The Brink)


▲ 자신들을 막아서는 군인들을 바라보는 소피와 B



☞ 추천 : 이 영화의 위트. 정말 완벽하고 아름답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짠것 다음에 단것을 먹으면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신조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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