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꾸몄지만, 영화의 문법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극장안의 수상한 움직임. 그리고 곧이어 흘러나오는 뉴스의 살인소식. 영화는 처음부터 수상쩍은 느낌을 감추지 않으며, 의심의 대상을 킴벨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흐름도 이야기에 자유기고가인 월터의 이야기를 삽입하게 하게 되면서, 또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에게는 의부증이 심한 아내가 있었고, 월터는 어느 덧 그녀의 죽음을 바라게 된다. 그렇게 살인과 죽음과 죽음에 대한 기대로 몰아가기 시작하는 이야기. 거기에 또다른 여인 엘리의 등장까지, 영화는 꼬이고 꼬인 살인의 방법을 묘사하려 하는 것이다.
<카인드 오브 머더>. 제목 처럼 '살인의 종류'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는 살인자인 킴벨과 살인 희망자 월터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한쪽은 진짜로 살인을 저지른자. 그렇지만 완벽한 알리바이로 인해서, 현재까지는 완전범죄처럼 비춰지는 이야기. 그런 킴벨의 모습을 보면서 월터는 '취재'라는 목적으로 그의 살인방법을 엿보려 한다. 죽인자, 그리고 죽이려 하는 자. 영화는 그렇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비춰주면서 살인에 관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 킴벨의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 월터
그렇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촘촘한 듯 하면서도, 그에 걸맞는 긴장감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느껴진다. 군데 군데 빈칸으로 처리된 부분들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둬야 하겠지만 극이라는 문학은 그 부분까지 채색하려 들었고, 덕분에 관객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수 사라지고 말았다. 즉 추리소설인 듯 보이지만, 영화의 지나친 설명은 관객의 개입을 차단하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킴벨의 모습, 그리고 그것을 좇는 월터의 모습, 그러다 다시 입장이 바뀌어 월터가 쫓기게 되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영화의 모습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보이게 된다. 즉 긴장감 없는 추리를 추리소설처럼 묘사는 극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조이는 쾌감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해 스릴러로서의 재미도 반감하고 만것이다.
▲ 그리고 월터의 이야기에 끼어든 한 여인
마치며...
마지막 순간. 자신의 소설을 완성하였다는 듯이 만족감을 보이는 월터의 모습. 그의 모습을 볼 때 관객들 역시 영화 전체가 그가 쓴 시나리오의 일부였다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 시나리오에는 긴장감이라는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었고, 관객들은 조이는 맛이 없는 밍밍한 스릴러를 구경하게 되었다. 즉 소설인 듯 보인 <카인드 오브 머더>의 이야기는 텍스트여야 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카인드 오브 머더>의 평가는 실망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IMDb 평점은 5.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36% 등 전체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은 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평점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보인다.
▲ 그들의 사이를 의심스레 쳐다보는 클라라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
▥ 추천 : 한 편의 추리소설과 같은 진행.
▥ 비추천 : 하지만 텍스트를 억지로 영상화시킨 듯한 불편함이 보인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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