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에게 욕정을 품은 것을 발설치 못하려는 아비의 만행
여인에게 희생을 강조하는 영화의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이 영화는 아비를 피해 도망쳐야만 했던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그리면서, 한 여인의 처절한 피의 역사를 묘사하고 있다. 어느 한 시골마을. 산파 역할을 하는 리즈와 양을 키우는 남편의 평화로운 모습을 비춰주던 영화는 그들의 주일 예배와 함께 이상한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의 설교를 전하는 목사를 바라보는 리즈의 표정은 그 둘 사이에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예감하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면에서 리즈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관객들은 이 두 사람의 길고 긴 원한의 역사를 관람하게 된다.
<브람스톤>은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계시, 탈출, 기원, 응징'이라는 소제목으로 이루어진 챕터에서는 리즈의 평화로운 시절이 목사의 등장과 함께 망가지는 것을 보여주더니, 탈출과 기원을 통해서는 리즈가 지금 살고 있는 마을까지 오게 된 과정을 보여주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는 리즈가 왜 지금처럼 말을 못하게 되었는지와 지금에 닿기까지 어떠한 시련을 겪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 가운데 아비의 그릇된 욕정이 있었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 성도들에게는 양의 탈을 쓴 늑대에 관해 설교를 하며, 자신은 딸에게 욕정을 품는 목사
이처럼 리즈의 아픔의 역사를 공유하게 되는 관객들. 영화가 보여주는 추악하고 파렴치한 이야기는 한 여인이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들에게 분노와 어쩌지 못하는 불편함도 함께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과정 속에서 피해자로 묘사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같이 여성으로만 치장되고 있다는 점은 불편함을 안겨준다. <브림스톤>은 어머니는 용사와도 같았다는 말로서 영화의 첫과 나중을 장식하고는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에서 어머니만이 그것을 인내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때문에 영화가 보여주는 폭력과 그것이 만든 기구함에 울분을 토하면서도, 극의 마무리에는 불편함을 안게 되는 것이다.
▲ 우리에게는 존 스노우로 익숙한 키트 해링턴은 어린 리즈(조안나 - 에밀리아 존스)를 도와주는 사무엘 역을 맡고 있다.
마치며...
<브림스톤>을 보고나면, 영화 속 목사라는 아비에게 커다란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공분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는 성공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성의 희생이라는 전제를 깔고 간다는 점에서 영화가 주는 불편함은 해소할 수 없는 괴리로 다가오게 된다. 때문에 영화가 만드는 논리에는 인정을 할 수 없는 불편함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IMDb 평점은 7.2점으로 높은 평점을 보여주지만, 로튼 토마토의 지수는 35% (신선 14, 진부 26)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로튼의 전문가 지수가 17%인것을 보면 더욱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반면 관람객 지수는 54% 였다는 점을 보면 일반 관람객과 평론가들의 입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 아비를 피해 달아나다, 매춘업소에 팔리게 된 리즈
▥ 추천 : 증오와 폭력이 만든 분노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 비추천 : 인내의 희생의 상징은 여성만이 아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강간, 근친상간의 묘사 및 여성들의 전라가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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