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곳에 있었다: 투 러버스 앤 베어 (Two Lovers and a Bea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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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얼음과 눈으로 가득한 북부의 땅. 그곳을 사는 두 연인 루시(타티아나 마슬라니)와 로만(데인 드한). 그러던 어느 날 루시에게 학격통지서가 날아오게 되고, 루시는 로만에서 그 사실을 통보하게 된다. 그리고 도망치듯 루시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로만은 그의 상실감을 술과 총알에 담아 매일 밤을 음주사격으로 보내게 된다.


  그러는 동안 점점 피폐해지는 로만은 결국 루시가 찾아온 날 밤 자살을 기도하게 되고, 로만을 발견한 순찰대는 그를 병원으로 강제 입원시키게 된다. 결국 로만을 찾아 병원까지 달려오게 된 루시. 그리고 뜨꺼운 사랑. 남쪽을 향한 그들의 움직임은 두 대의 스노우 모빌에 몸을 실어, 눈보라가 치는 폭퐁 속으로 데려가게 되는데...



▲ 곰은 로만에게 지금처럼 산다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하는 우을 범할 것"이라 말을 한다.


상처에 관한 이야기일까?, 행복에 관한 이야기일까?


  두 연인과 곰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한 북쪽 마을에 사는 상처 입은 두 남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에 받은 학대가 그를 망가뜨리게 되고, 그가 없는 북쪽으로 달아난 사내. 그리고 어린시절 자신의 몸을 탐했던 아비를 피해 남쪽으로 달아나려는 여인. 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가 없는 것을 보고, 없는 것을 듣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그들에게 비정상적인 것들을 보고 듣게 만들었으며, 무엇이 그들을 현실에서 도망치게 만든 것일까?


  <투 러버스 앤 베어>는 이처럼 상처입은 자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상처가 만든 이야기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그리고 여기 이곳에 있는 루시와 로만의 이야기 속에는 마치 탈무드의 그것처럼 수많은 은유와 상황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게 된다. 단지 그것이 상처에 관한 이야기일지, 혹은 행복을 찾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그들이 있고, 우리는 그들을 지켜볼 뿐. 이야기의 모든 것은 흘러만가고, 우리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전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두 연인들 사이에 놓은 곰(목소리 : 고든 핀센트) 한 마리에게서 로만 혹은 루시의 속마음인듯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뿐이다.


  이 이야기는 분명 상당히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던지게 된다. 그리고 그 판단의 우리 몫이 된다. 여기에 있는 루시와 로한에게서 주어진 것은 그들이 가진 상처라는 것들이며, 그것이 그들을 남쪽으로 향하게 했다는 사실 뿐이다. 나머지 것들은 우리의 것이 되지만, 그 역시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굉장히 불친절하고, 반면으로 굉장히 친절하기도 하다. 단지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며, 그들이 남쪽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그곳은 두 연인이 있는 북쪽과는 달리 따뜻함이 있는 곳일 것이며, 그들의 상처가 있었던 그 무엇이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들은 남쪽으로 향한다. 


  <투 러버스 앤 베어> 속 로만은 시신을 마을 밖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해주며, 그들이 가진 상실감의 크기를 엿보게 된다. 그것은 곧 그 다음에 있을 루시의 합격통지서가 자신에게 줄 상실감의 크기이기도 하기에, 도망친 자가 또다시 사람을 잃게 되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그를 낭떠러지로 내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행했던 과거의 아픔과 실수로 인해서 루시를 붙잡지 못하는 로만에게 곰은 그가 가진 실수에 관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로만의 행위를 꾸짖게된다. 인도인들의 격언이라며 인간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산다는 곰의 이야기. 그것은 곧 로만이 가진 두려움의 크기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의 속마음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러던 곰은 두 번째로 나타나 이번에는 루시의 이야기를 로만에게 전해준다. 루시가 가진 것들, 그녀에게 아비가 행한 짓을 태워버리라는 곰의 이야기. 그리고 불타오르는 미군 대피소의 불꽃. 


  이 모든 것들이 타버린 후. 그들은 드디어 자신들을 괴롭히던 그 무엇에게서 벗어나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이제는 상처가 중요한지, 행복이 중요한지에 대한 물음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단지 여기에 그들이 있었고, 두 연인이었던 그들은 마지막으로 한 덩어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곰이 이야기한 천국일 수도 있고, 혹은 그냥 죽음일 수도 있겠으니, 우리는 그들이 과거의 상처로 부터 벗어났다는 것을 얼음 속에서 미소짖는 루시의 표정으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 남쪽으로 떠나는 로만과 루시



마치며...


 <투 러버스 앤 베어>의 이야기는 지독히도 차갑다. 마치 음유시인의 그것처럼 차가운 웃음을 짖는 그 속에는 그들의 상처와 아픔들이 서려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이 이야기는 근원적 아픔에 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상처를 태워버렸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영원히 그들이 하나가 되었다는 점도. 단지 곰은 말했고, 다음 생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것이 있다면 다시 태어날 루시와 로만은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얼음 속 그들의 표정에서는 밝음이라는 아이러니함이 담겨있었고, 우리는 그것이 상처를 태워버림에서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IMDb 평점은 6.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6%(신선 18, 진부 3) 등 <투 러버스 앤 베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여기에는 루시와 로만이 있었던 흔적들에 관한 찬사도 있을 것이오, 동시에 '곰이 말을 한다'는 판타지적 어설픔 대한 혹평도 서려 있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여기에 그들이 있었고, 우리는 그들을 보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 설원 위의 두 연인.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요약
캐나다 로맨스/멜로 2017.03.30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95분
감독
킴 누옌
출연
데인 드한타티아나 매슬래니고든 핀센트존 랄스톤  더보기
누적관객수
3,364 명 (2017.04.21,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 추천 : 상처입은 자는 상처입은자에게 끌린다는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더니, 그보다 깊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었다.

▥ 비추천 : 천송이도 말을 하고, 북극곰도 이야기를 한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타티아나 마슬라니의 배드신 및 노출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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