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로 성물을 가져가는 수도사 일행들
인간의 탐욕과 그것이 낳은 잔혹함을 잘 표현하고 있지만, 재미는 호불호
<필그리미지>, 순례라는 이름의 이야기는 과거 고난받던 한 성자에 관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기적이 남긴 돌덩이 하나. 사람들은 그것을 성물이라 부르며, 그때의 기적이 지금의 십자군 전쟁을 도와주길 바란다. 영화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통하여 중세라는 세상을 기적이 통하지 않는 땅임을 설명한다. 마치 디스토피아의 오래 전 그날처럼, 기적을 바랄수록 고난에 빠지는 그들의 아이러니함을 지켜보는 우리들은 신이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되며, 기적과 믿음조차 탐욕이 되어리는 순례의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다만 영화의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세의 전투씬이 마구 등장하거나, 중세라는 단어가 무엇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여기에는 성물이라는 낯선 소재와 그것에 얽힌 사람들의 탐욕들만 적나라하게 비춰지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십자군 전쟁 등을 생각하고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면 큰 실망을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전쟁이라는 모습은 런닝타임 40여분이 지나서야 등장을 하고, 그마저도 생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믿음조차도 욕망으로 채색하는 영화의 기법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인간이 가진 모든 것들이 결국 자신들의 욕심과 결부되고 있다는 것은 믿음 역시 그러한 욕구의 연장선상임을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이야기에서 가장 탐욕을 보이고 있는 자가 제랄두스라는 점 역시 이야기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선명하게 부각됨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그들의 탐욕을 채색하며 그것을 핏빛이 난무하는 폭력과 잔혹으로 묘사하여, 빛나간 욕심이 가져오는 댓가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게 된다.
▲ 중간에 성물을 노리는 적들의 등장으로 수도사들은 큰 위기를 맞는다.
마치며...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은 믿음의 모습을 교묘히 비틀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우리가 바라는 믿음들 역시 하나의 욕심이라고 가정할 때, 그것이 가져오는 탐욕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를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은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이야기가 가지는 무거움이나, 주제의 표현 등이 보편적 재미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호불호가 된다.
IMDb 평점은 5.8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9%(신선 25, 진부 11)로 준수한 점수를 보여준다. 다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는 45%로 아쉬운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대중의 눈높이에서 호불호임을 증명하고 있는 듯 하다.
▲ 예기치 못했던 탐욕과 맞서야 하는 사람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필그리미지 (Pilgrimage, 2017)
▥ 추천 : 믿음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욕망이 가지는 진실을 거칠게 잘 표현하고 있다.
▥ 비추천 : 무게감이 가지는 분위기는 호불호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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