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를 비트는 유쾌한 B급 코미디: 진유기 (珍遊記 -太郎とゆかいな仲間たち-,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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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천축으로 수행을 쌓으려 떠나던 승려 겐조(쿠라시나 카나)는 어느 허름한 농가에서 묵던 중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잔혹한 괴물 타로(피에르 타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농가의 노인들(타야마 료세이, 사사노 타카시)을 구하기 위해 타로를 무찌르겠다는 겐조. 하지만 타로의 요력은 굉장히 높았고, 겐조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가까스로 타로의 요력을 봉하는 데 성공하는 겐조지만, 불산에 갇혀야 할 그의 몸은 요력을 잃은 평범한 젊은이(마츠야마 켄이치)로 변하고 만다. 결국 노인들을 위해 타로를 갱생시키기로 결심하는 겐조. 그렇게 두 사람의 천축 나들이는 시작된다.


  처음으로 도착한 마을.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지만, 마을에는 '미소교' 교주 류쇼(미조바타 준페이)가 지배하고 있었고, 그들은 진짜 법력을 가진 겐조와 타로들을 없애려 하는데...



▲ 원작을 이용한 포스터의 모습. / 배경으로 욱일기가 사용되고 있는 점은 많이 불편하다.


서유기의 이야기를 유쾌한 일본식 병맛으로 변용하다.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 인 서유기를 병맛으로 변용하고 있는 <진유기>는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소년 점프'에 연재 되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2009년 <진유기 2>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던(2010년 연재 마감) 만화는, 명작 동화 및 만화 등을 B급 병맛으로 패러디하고 있는 유명 작가 '망☆가타로(漫☆画太郎)'의 원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영화 속 타로를 맡은 마츠야 켄이치 역시 '원작을 보고, 언제 이런 역할을 해볼까 싶어서 출연 제의에 승낙을 했다'고 할 정도로 이 영화는 그야말로 병맛의 끝판왕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진유기>는 제목부터 서유기를 따라하듯(각주[각주:1]) 등장인물의 인물 설정은 서유기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온다. 삼장법사역의 겐조, 손오공 역의 타로, 저팔계 역의 류쇼 등 이야기는 원작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져오는 것은 서유기의 일부분일 뿐, 인물 관계를 제외하고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재밌을 수 있는 이유는 일본식 병맛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감자는 개인적으로 '망☆가타로'의 만화들을 읽어본 적이 있었지만, 작화의 기괴함(이라 쓰고 더럽다고 읽는다)과 범접하기 어려운 설정들로 인해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원작이 가지는 불편함을 (그나마) 수용 가능한 B급 코미디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시종일관 헐벗고 나오는 타로의 모습이라던가, 동시에 타로의 한 방이면 알몸이 되는 남자 배우들(각주[각주:2])의 모습들은 그야 말로 일본식 병맛의 끝판왕과 같은 오글거림을 제공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도 일본식 B급이라는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함은 분명하다. 이러한 부분은 감자 역시 예전에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보다 보면 어느샌가 중독이 된다는 더러운 매력(?)이 있다. 때문에 일반인에게 보편적인 재미를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만드는 B급 코미디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는 배꼽을 잡게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쾌한 재미가 있다. 


  <진유기>의 부제는 '타로와 유쾌한 동지들 (太郎とゆかいな仲間たち-)'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말썽꾸러기인 손오공의 케릭터를 좀 더 '병맛적인 무법자'로 바꾸고, '얌전한 민폐남'이었던 삼장의 케릭터를 '대머리라 놀리면 다 죽여버린다는' 여장부로 만든 점은 이야기의 묘미를 더욱 신랄하게 망가뜨린다.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가 만드는 이야기에 적응 할 수 있다면 왜 유쾌한 동지들인지를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변신 전 타로의 고함에 날아가 버리는 겐조와 부모님, 변신 전의 모습은 개성파 배우 피에르 타키가 맡고 있다.


서식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에 많이 출연한 마츠야마 켄이치이기에, 또 다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출연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유기>라는 점은 그야말로 놀랠 노자가 되고 만다. 알몸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병맛케릭터인 마츠야마 켄이치의 무너짐에는 그야 말로 깜짝 놀라고 만다. 동시에 망가진 적이 거의 없던 쿠라시나 카나의 망가짐 또한 놀라움을 준다는 점에서 <진유기>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놀라움을 안겨준다.


  다만 영화가 전하는 B급 코미디와 일본식 특촬물을 빌려오고 있는 연출의 기법은 전형적인 병맛을 안겨준다. 겐조와 타로의 어설픈 대머리 분장은 그들의 병맛을 더욱 키우게 되는 효과를 준다. 이러한 점들은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 일으킬 수 있지만, 적응만 된다면 99분이라는 시간은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 리얼의 김수현도 야마다의 댄스 공격 앞에서는 한 수 접어야 할 듯..


▥ 추천 : 이들의 이런 모습, 낯설지만 배꼽이 빠질 만큼 웃기다.

▥ 비추천 : B급도 여려운 데, 일본식 병맛까지 극복해야 한다. / 생각 없이 사용되고 있는 전범기 포스터도 상당히 불편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남자들의 엉덩이만 주야장천....)



※ 예고편



  1. 시작부분 영화에서 '자신들을 결코 서유기를 따라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를 하지만, 이 역시 짝퉁을 짝퉁이 아니라고 우기는 수법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본문으로]
  2. 참고로 여배우의 알몸은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등장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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