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반전 영화가 나타났다: 아래층 사람들 (樓下的房客,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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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느 한 빌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비밀을 가슴에 안고 있다. 딸에게 이상한 눈 빛을 보내는 왕씨(유안순) 부녀. 동성 커플인 궈리와 영호(주효안). 여기에 게임 폐인 버얜, 마지막으로 매일 밤 직장 상사를 방으로 들여 스폰서를 받는 진소저(李杏)와 그녀를 훔쳐보는 장선생(장개훈). 그리고 이들을 관음하는 집주인 장가준(임달화)과 무색무취의 존재감이 없는 잉루(소우미)의 존재까지.


  그러던 어느 날 세입자들 전부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경찰에서는 유력 용의자로 장가준을 체포하게 된다. 그에게서 정보를 알아내려는 경찰들. 그날 밤 취조실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이야기는 그날의 진실을 가르키게 된다. 사라진 7명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비밀들. 지금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수상한 빌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작가 구파도의 소설을 영화화 하다


  <아래층 사람들>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 등으로 유명한 작가 겸 감독 구파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그의 다크 시리즈 라고 불리는 이 소설은 그가 썼던 달달한 멜로 스토리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그 배후를 밝혀가는 이야기. 시작부터 굉장히 음산한 이야기는 어딘가 수상한 듯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끌게 된다.


  일단 결말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굉장히 신선하고, 생각할 거리를 잔득 던져주는 이야기다. 영화가 끝마친 후 영화가 던진 의미에 관해 끝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뒷부분의 대사를 곱씹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드는 이야기는 장가준과 그녀의 딸, 그리고 황스랑 사건에 관한 진실을 생각하도록 만든다.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이며, 마치 카이져소제와도 같은 장가도의 이야기는 무엇을 가르키는가? 영화는 그것에 관한 복선을 11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금씩 널리 깔아두게 되고, 마지막에 이르러 그것을 회수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맡겨버린 채 무책임한 결말을 지어버리고 만다. 이쯤되면 멘붕에 이를지도 모르는 관객들. 영화의 불친절함은 순간 엄청난 분노로 이어지지만, 곧이어 영화가 남겨 놓은 단서들을 가지고 영화의 이야기를 다시 푸는 과정은 놀랍도록 짜릿한 과정을 안겨주게 된다.

  <아래층 사람들>의 이야기는 장가도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면서 빅픽쳐를 완성해 가는 이야기. 영화의 처음 장가도는 소란스런 가운데 병실에 누워있는 한 사내로부터 열쇠 꾸러미를 물려받는다. 마치 그의 유지를 잇는 듯한 복선의 장면들은 곧이어, 그 열쇠를 통해 어느 한 빌라의 주인이 된 장가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가운데, 오직 한 여성 잉루만은 그녀의 존재가 없다. 영화 역시 계속해서 잉루는 '존재감이 없었다.', '백지와 마찬가지였다.',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등 뭔가 이상하고 신비하게 흘러감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세입자들이 분명하고 선명한 케릭터를 가졌다는 것에 반한다면, 독특한 사이코 패스인 그녀의 모습은 더욱 이상하게 비춰지는 것이 분명하다. 

  사라진 7명의 세입자들, 그리고 황스랑에게 희생 당한 7명의 여고생들. 그리고 황스랑에게 열쇠라는 유지를 이어받은 장가준. 이들의 관계는 분명하지만, 이야기가 분명할수록 더욱 흐릿해지는 불편함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잉루의 존재. 그리고 그날의 상처가 만들어낸 정신 분열과 창조된 딸의 자아. 그리고 펼쳐지는 세입자들의 관계는 뒤로 흘러가며 더욱 불편함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만다.

▲ 이야기의 비밀을 안고 있는 잉루의 모습

  우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입자들의 관계도부터 유심히 지켜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왜 사라졌으며, 황스이의 열쇠가 전해 준 비밀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무색무취 백지와도 같은 잉여의 존재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뒤로 흘러가며 밝혀지는 이야기는 이들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원래 부부였던 왕씨와 진소저, 그리고 그들의 달 메이메이. 버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장선생, 궈리와 그를 돕는 조카 궈유신. 그러나 장가도의 이야기 속에서 이들의 관계는 사실과는 많이 다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 

  딸에게 흑심을 품었던 왕씨, 매일 다른 남자도 모자라 장선생과도 몸을 섞은 왕씨의 부인 진소저. 진소저의 딸을 위해 왕씨를 죽인 장선생. 귀리의 방에서 벌거벗은 몸으로 영호(궈유신)에게 발견된 버얜과 잠시 후 버얜의 방에서 발견된 궈유신의 시체. 그때를 같이 하여 등장한 장가준은 그들에게 비밀 엄수를 조건으로 내걸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에 합류하지 못한 진소저를 또다시 처리하게 되는 장씨와 궈리, 퍼얜. 이들 세입자 모두는 각자의 죄악을 지닌 사람들이었고, 황스이의 유지는 장가준에게 전달되어 이렇게 이들은 사라지게 된다. 황스이가 죽였던 7명의 여고생들. 그리고 장가준이 사라지게 하는 7명의 세입자들. 여기서 유일하게 죄가 없는 메이메이는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비밀 엄수를 약속 받게 되고, 장가준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지게 된다.(각주[각주:1])

  영화 속 장가준의 친 딸은 황스이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 극 중 눈이 꿰메여져 발견 된 여고생의 모습이 바로 장가준의 딸로 잉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두 눈을 잃은 것에 좌절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잉루.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던 사회의 죄악을 스스로 처단하고자 했던 장가준의 처절한 몸부림이 만들어낸 이야기들. 이야기 속 수많은 복선들은 그렇게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거대한 반전을 이루게 되고, 우리는 그 가운데서 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 이상한 빌라에 살고있는 이상한 사람들의 모습들


마치며...


  처음에는 <아래층 사람들>에서 "제대로 뿌려 놓은 반전들도 없음에 실망을 했고, 뒤로 가며 설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까지 억지로 엮고 있음에 또다시 실망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감자의 착각이었다. 달달하고, 멜랑꼴리한 이야기만 쓸 줄 알았던 구가도의 이야기는 다크 시리즈에서도 엄청난 빛을 발하고 있다. 오히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가 우리내의 감수성과는 조금 안 맞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에 비해서 <아래층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최고의 반전들을 선사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서 영화가 뿌려 놓은 조각들을 찾아다녀야 했던 불친절함. 몇 개의 조각들을 찾으면 나머지 몇 개의 조각들이 또다시 이야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상하고 화가 치미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못된 숨은 그림 찾기를 왠지 포기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


  영화 속 장가준은 자신을 괴롭혔던 정신과 의사와 같은 일을 한 간호사만 자신의 손으로 처리 할 뿐. 나머지 사람들은 스스로 자멸하게 만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심판에 대한 또 정당한 입장이라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함으로 장가준 자신에 대한 죄는 플러스, 마이너스를 통해 무(無)라는 상쇄를 이루어냈고, 나머지 황스이가 물려진 죄악에 대해서는 자멸토록 만들어 그 역시 無를 형성케 되었다. 그리고 메이메이를 자신이 거둠으로서, 잉루를 잃었던 아픔을 처음부터 無에서 시작하도록 만드는 이야기. 이 모든 상황이 놀랍도록 잘 짜여져 있다는 점은 <아래층 사람들>의 놀라운 연출이 아닐까 싶다.


  <아래층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소설에서 흐릿하게 만들었던 여백의 존재를 좀 더 선명하게 부각시킴으로써 관객들에게 또 다른 숙제를 내주는데 성공했고, 반면에 소설이 가지는 여백의 상상력에서 관객들의 몫을 가져가 버렸다는 단점을 남기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분명하고 소설과 영화가 가지는 장단점은 분명했고, 그것이 각자의 재미를 유지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은 놀라운 효과가 있는 듯 하다. 특히 감독이기도 한 구가도가 메가폰을 잡았을 때보다 더 좋은 연출이 나왔다는 점은 또 다른 아이러니가 될 것으로 보이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훌륭한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던 작품으로 보인다.



▲ 그 가운데서 이들의 모습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요약
대만 판타지 외 110분
감독
최진동
출연
임달화이강생소우미유안순  더보기









▥ 추천 : 감자 리뷰를 읽고 봐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 분명하다!

▥ 비추천 : 굉장히 불친절한 연출은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관객들에게는 쓸모없는 영화일 것으로 보인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소우미 및 李杏의 노출이 자주 등장)



※ 예고편



  1. 영화 속 장가준과 메이메이의 입 속 쥐와 같은 물체는 그들이 입 속에 감춰야 했던 더러운 진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이 된다.어린 메이메이는 강제적으로 비밀을 엄수해야 하기에 테이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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