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과정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일념무명 (매드 월드 一念無明 Mad Worl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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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오래 전 자신이 돌보지 못하고 떠났던 아들(여문락)이 정신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를 데리러 간 날, 어딘가 느껴지는 서먹함. 얼마 전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던 아들은 끝내 '양극성 장애(각주[각주:1])'라는 판명을 받게 되었다. 지금에서라도 아들을 돌보려 하는 아버지(증지위), 하지만 아들의 마음은 아내가 죽던 날에 멈춰있는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을 내보자고 수군거리는 이웃 주민들까지 아들을 괴롭히고 나선다.


  과거에 친했던 지인의 결혼식, 초대 받지 않은 몸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아들은 그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약혼녀의 소식을 찾는다. 그리고 연락이 온 약혼자의 모습, 종교의 힘으로 그를 용서했다는 약혼녀의 모습을 본 아들은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입는다.


 오래 전 그날 자신과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환경이 남긴 상처로 괴로워하는 아들.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아들을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데려온다.


상처의 화합과 보듬는 과정이 남긴 것


  <일념무명>의 이야기는 상처의 화합과 그것을 보듬는 과정이 남긴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 되었던 아들.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신을 남겨놓고 떠나버렸고, 그들이 모든 것을 아낌 없이 주었던 동생은 미국에 건너가 성공한 삶을 살지만 부모를 돌보지는 않는다. 결국 병 든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포기하고, 약혼녀마저 떠나보내야 했던 상황.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좇으며, 이야기는 자신들이 감춰왔던 문제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과거에 자신이 범했던 과오를, 그리고 아들은 그때의 상처가 남긴 지금의 상황을.

  영화는 이렇게 부자가 자신들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담는다. 환갑의 나이에 들어서야 드디어 돌봄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이 어머니와 같은 처지가 되자, 보이기 시작한 주변의 환경들. 그렇게 이야기는 각자의 삶이 남긴 상처와 그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오랜 과정을 잔잔히 보여준다.

  다만 이야기의 흐름과 그것이 남긴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의 모습과는 다름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환경적 차이가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간극은 영화의 이야기를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을 만든다. 여기에 일련의 과정들을 풀어놓는 과정은 잔잔하고 섬세하게 다가오지만, 그것이 아무는 과정은 아쉬움을 보여준다. 풀어놓는 과정 만큼이나 회수하는 과정도 비슷한 깊이를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일념무명>의 이야기는 상처의 확인에 비해서 상처의 화합에는 약한 모습을 남기게 된다. 

  그렇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모든 과정을 충분히 납득 시킨다. 강가에 선 부자의 모습. 비로소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된 그들의 모습 속, 이제는 함께 늙음을 발견하게 된다. 정확히는 '함께 세월을 보내다'라는 느낌. 그것이 부자의 이야기를 완벽히 납득 시키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부자라는 이름을 각인 시키기에 충분한 감이 있다. 


▲ 주변 모임에 나가서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는 아버지


마치며...


이제 집에 가죠.


  아들의 마지막 한 마디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수용하기에 충분함을 보여준다. 각자 떨어져 있던 그들이 이제는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과정. 영화가 남긴 것은 이러한 의미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부족한 이해의 과정 역시 이 대사 한 마디에 어느 정도의 납득을 형성하게 된다. 


  <일념무명>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부자의 정이 있고, 화합의 과정이 있다. 부족하지만 납득이 가는 이유다. 여기에 각자의 문제를 풀어놓는 과정은 커가면서 살아온 일정 부분 속에 우리와 비슷한 공통 분모를 찾기에 충분함이 있다. 즉 우리의 아픔이 그들의 아픔을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의 과정은 어쩐지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남긴다. 비록 문화적 차이가 약간의 다름을 만들지만, 그럼에도 이들 부자의 이야기는 진솔한 감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 아버지의 다친 발을 치료하는 아들. 이들에게 서로를 이해하는 날은 올 수 있을까?


요약
홍콩 드라마 101분
감독
황진
출연
여문락증지위금연령방호민  더보기









▥ 추천 : 살아오면서 언젠가는, 이들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오더라.

▥ 비추천 : 다름이 만드는 이질감, 화합이 남긴 아쉬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조울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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