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 살인마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채이도와 경찰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그것이 바로 문제가 된다.
수 많은 논란이 있었던 <브이아이피>. 전작 <대호 (2015)>와 <신세계 (2012)>로 주목 받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기에, 대중의 관심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었던 것일까? 뚜껑을 열어 본 <브이아이피>의 모습은 이것이 과연 <신세계>를 만들었던 그 사람의 작품이 맞는가 싶을 만큼 실망스러운 모습이었고, 그로 인해 영화는 자신들이 감추지 못한 각종 문제점들을 노출 시키게 되었다.
<브이아이피>의 이야기는 북에서 내려온 V.I.P를 두고 벌이는 경찰, 국정원, 평북도 보안성 소속 요원들의 알력 다툼을 그린다. 전작 <신세계>에서 폭력의 미학을 녹였던 박훈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과감하고, 폭력적인 모습들로 영화를 채색한다. 초반부터 엣띤 소녀를 강간 살해하는 일당들의 모습이나, 그 후 연쇄 살인마의 행적으로 등장하는 벌거벗은 여인의 시체 역시 그러한 박훈정 감독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원색적인 영화의 모습들을 제외하면 <브이아이피>의 문법은 너무 보잘 것 없음이 느껴진다. 초반 박재혁의 화려해 보이는 활극은 클리셰에 잡힌 듯, 기존 액션 영화에서 써 먹은 수법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극적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해야 할 장면들에서 뻔한 과정들을 노출 시킨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준다. 즉 영화가 보여주는 화려해 보이는 장면들이 실은 눈에 익숙한 뻔한 장면들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액션은 뻔하고, 여기에 국정원, 경찰, 북측 요원의 얽히고설킨 모습을 엮는 장면들 마저 유치하다는 점은 <브이아이피>가 가진 여러 문제점들을 (그들의 표현대로) 커버치지 못하는 단점이 된다.
적어도 <신세계>에서는 ‘드러와 드러와’로 통하는 형님들의 브로멘스와 악덕 경찰이 만드는 라인들이 <무간도 (2002)>와의 유사점을 많이 감춰 줬던 것도 사실이기에, <브이아이피>에서의 이러한 모습은 자신들이 가진 빈약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 시키고 마는 문제점이 되고 말았다. 물론 액션 영화에서 개연성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진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액션 영화의 문법이 다른 것들을 잘 감춰 주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다. 때문에 <브이아이피>가 가진 빈약함들은 단점들을 노출 시키고, 노출 된 문제점들이 또 다시 재미없음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만 것이다.
감자는 <브이아이피>에 놓여진 수 많은 논란들이 있었을 때, 그래도 박훈정 감독을 믿고 싶었다. 그러나 이들이 가진 문제는 감춰야 할 여러 문제들을 커버 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된다. 여성을 선정적으로 이용하는 것들, 특히 교복을 입은 여인(정우림)까지 그렇게까지 이용했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이 큰 불편함을 안기고 말았다.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가려주지 못했다는 것이 <브이아이피>의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듯 하다. 더구나 여성 비하에 관련 된 문제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에서 <브이아이피>는 너무 큰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도저히 같은 감독으로 볼 수 없는 빈약함.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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