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에서 無로 돌아가는 험난한 과정들 : 시베리아 (Siberia,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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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인적 드문 곳, 찾는 사람도 별로 없는 척박한 곳에서 바를 운영하는 클린트(윌렘 데포)에게 어느 날 두 명의 여인들이 찾아온다. 그곳에서 자신의 기억들을 좇게 되는 클린트. 기억을 따라 도달한 동굴 속에서 클린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본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전처의 등장.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의 모습도 복잡해지고, 그 속에 자신을 고립시킨 클린트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아야 한다.

 

동굴 속에 도착한 클린트는 그 곳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 어떻게 보면 재밌을까?

-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 속에서 주제 의식을 찾아보기.

- 대사 없이 진행 되는 상황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잘 지켜보기.

- 이 남자의 여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찾아보기.

 

# 이런 건 별로.

- 불친절한 영화다 보니, 일반 관객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르.

- 재미를 찾는 과정이 어렵다.

 

 

자아를 찾아가는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잃어버렸던 나를 되찾아야 한다.

 

  척반한 어느 한 마을. 주인공이 운영하는 바에 찾아오는 손님은 한정되어 있다. 그런 곳에 어느 날 두 명의 여인이 찾아오고, 그중 한 명은 자신이 임심을 하였음을 보여준다. 그 생명에게 경의를 표하는 행동을 하는 주인공, 그리고 영화는 주인공의 모습을 인적이 없는 동굴 속으로 인도한다. <시베리아>의 처음은 마치 성서에서 진리를 찾아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인물들처럼 주인공 역시 인적이 없는 동굴 속으로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그리고 잊혔던 아비의 모습을 환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어쩐지 아비의 모습은 아들을 닮아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주인공의 흔적들을 좇기 시작한다. 

 

  <시베리아>는 굉장히 불친절한 영화다. 대사도 거의 없고, 모든 것을 상황의 흐름 속에서 관객들에게 맡기는 영화는 마치 내가 고립되고, 힘든 사막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영화는 왜 그들이 관객들에게 불친절하게 다가왔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제는 이곳에 없는 아버지, 그리고 그에 대한 원망들. 영화는 그가 그 원망의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해 어떠한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실 <시베리아>의 거의 모든 장면들은 암시와 그 암시가 가리키는 것들로 이루어진다. 관객들은 영화가 불친절하게 던져놓은 이러한 조각들을 가지고, 퍼즐을 맞춰야 한다. 장면의 흐름들, 그리고 던져지는 비밀의 조각들. 영화를 쫓다 보면 어느덧 퍼즐은 맞춰져 있고 드디어 <시베리아>에서 알기를 원했던 진실에 가까워짐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되었다가 아들이 되어가는 과정들. 생명의 탄생과 또다른 생명의 죽음들. 주인공의 기억 속에서 세상의 모습은 온통 왜곡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굴곡진 여행을 떠나다 보면 마주하는 또 다른 기억의 흐름들은 주인공이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자신을 세상에 속에서 고립시켰다는 것을 짐작케 된다.

 

사막에 도착한 클린트는 흑마술을 찾는다.

 

기억의 흐름 속에서 나를 찾아, 有에서 無를 찾아가는 과정들.

  <시베리아>는 고립된 공간을 상징한다. 아무것도 없는 無의 과정들. 주인공의 여정은 사막에 이르러 흑마술을 찾는다. 마치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살리겠다는 듯. 그리고 주인공의 후회가 담긴 무언가가 있는 곳으로 영화는 화면을 이동한다. 수많은 이들의 죽음. 그리고 또 다른 생명의 탄생. 그 과정 속에서 주인공의 후회가 담겼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짐작케 된다.

 

  대단원의 막을 향해 달리던 영화는 그 후회의 장소에 도달한 주인공을 보여준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게 된 장소. 그리고 자신이 있었던 곳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자신의 터전 역시 사라짐을 발견한다. 드디어 주인공의 여정도 끝이 나고, 그가 가지고 있던 원망과 후회 역시 사라져야 할 때임을 우리는 알게 된다. 그렇게 有에서 無로 돌아오는 과정은 험난했고, 드디어 모든 짐을 없앤 주인공 앞에는 새로움을 상징하는 물고기가 등장한다. 마치 그리스어 ΙΧΘΥΣ(물고기)와 같이 소생을 의미하듯, 영화는 이렇게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암시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IMDB 평점은 5.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5%(11/6), 독립영화 전문 매체 인디 와이어 평점은 2점으로 평점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평론가들의 평들 역시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영화로, 관객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사라진 보금자리. 그의 에스키모 친구는 물고기를 전해준다.

 

★ 감자 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선정성 : ★★★ (잔인한 장면들과 성기를 노출한 전라의 사람들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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