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사고 위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다.
일본의 도호쿠 지방 대지진 이후 일본의 예술계에서는 그날의 사고 위에 내일의 희망을 꿈꾼다는 메시지를 지닌 작품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이러한 작품들의 사고관에는 '우리는 그날의 아픔에서 내일의 밝음을 이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그리고, 살다> 역시 이러한 사고관을 배경으로 한다.
도호쿠 지방 봉사활동 기간 중 만나게 된 토코와 키요타카.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꾸고 있었지만, 살아온 배경과 삶의 방식에서 서로 닮았음을 느낀다. 그리고 더 깊은 감정으로 발전하게 되는 두 사람. 그때까지만해도 우리는 '갑돌이와 갑순이는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류의 당연한 이야기를 구경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서로의 사정이 갈라놓은 둘의 이야기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으며, 그때부터 각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다.
드라마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각자의 삶이 미치는 공간에서 살아야하는 삶의 방식들. 바로 <그리고, 살다>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등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의미. 드라마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토코의 아빠의 죽음 위에서 그녀의 딸이 탄생하는 것처럼 과거의 희생이 내일의 생명을 키운다는 주제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골자가 된다.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그것보다 더 위에 존재하는 것은 각자의 삶이 가지는 의미들. 때문에 우리는 더 큰 내일을 위해서 현재의 삶을 지킬 의무가 있게 되는 것이다.
혹 아리무라 카스미와 사카쿠치 켄타로의 이미지만 보고 애틋하게 다가와 섬세하게 부서지는 러브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아리무라 카스미는 감자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배우이기에 감자 역시 그러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는 그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기에는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한 사람의 몫이라는 개념도 함께 작용한다. 그렇기에 각자가 살아야 하는 거국적인 메시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다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도호쿠 지방 산물(産物)[/footnote]그 그 지방에서 산출되는 물건.[/footnote] 소비 운동'과 같은 민감한 내용도 등장한다. 이러한 점만 제외한다면, 드라마의 결론은 마음에 든다. 오히려 애절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보다 와 닿는 바가 크다. 각자의 삶이 존재하는 세상. 그것이야 말로 <그리고, 살다>라는 주제 의식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기에, 감자에게는 더 의미가 있었다.
이 드라마는 50여분의 러닝타임으로 이루어진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리무라 카스미를 좋아하신다면 그녀의 밝고 당찬 모습에 반하실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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