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였고, 지금도 친구며, 앞으로도 친구다. : 클래스메이트 마이너스 (Classmates Minus, 同學麥娜絲, 2020)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고등학교 동기인 네 명의 친구들은 지금도 버블티 가게에 모여 수다를 떤다. 영화감독 밍톈(스밍솨이), 보험 판매원 뎬펑(정런숴), 종이 공작소를 운영하는 고구마(쿠안팅류), 호구 조사원 깡통(나더우).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들의 모습은 과거와는 다르다.

 

  보험을 팔지만 빚에 쪼들리고 있는 뎬펑, 변변찮은 영화 하나 없는 감독 밍톈, 병든 노모를 모시며 말더듬까지 생기며 결혼은 꿈도 못 꾸는 고구마. 그 와중 깡통은 다이어트 약을 먹고 죽을 뻔한 일 이후로 새로운 마음을 먹는다. 그러던 중 고교 시절의 자신의 마돈나였던 마이더스(반혜여)를 만나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인이 될 기회를 얻은 뎬핑, 결혼소개소에서 새로운 여인을 만나는 고구마까지.

 

  지금은 어느 덧 마흔 줄에 접어든 네 명의 친구들. 이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삶은 이들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 <클래스메이트 마이너스>

 

# 왜 재밌는가?

- 인생의 제 2막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담백하고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삶의 무게에 관해 많은 생각을 던지는 이야기.

 

# 이런 건 별로.

- 담백하고, 진지하고,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의 호불호.

 

 

'마흔 즈음에'를 부르는 친구들의 이야기

 

  지금의 마흔은 어른들 시대의 마흔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초고령시대를 겪으며, 평균 수명도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40대는 청년, 50~60대가 중년이라 불러야 한다는 한 연구기관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실제로 2021년 현재 유재석의 나이가 만 48세, 우리 나이로 50이 되었으니 이와 같은 말은 거짓이 아닐 듯하다.

  <클래스메이트 마이너스>의 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 이제는 마흔이 넘은 네 명의 친구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삶은 버블티 가게에 모여 수다를 떨며 근황을 묻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제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지금의 삶, 학창 시절의 마돈나 '마이너스'의 등장은 바로 이들의 삶과 변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된다.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 반짝 주목을 받았던 한 순간의 기억으로 살아가는 밍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보상을 받을 거라는 믿음으로 버티는 뎬펑, 언제나 주변만을 신경 쓰느라, 자신은 돌보지 못한 고구마. 그러던 중 깡통에게 찾아온 마이너스의 존재는 잊었던 그때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클래스메이트 마이너스>의 이야기는 이때를 기점으로 각자의 삶에 찾아온 또 다른 기회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결혼소개소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난 고구마, 정치인이 될 기회를 잡은 밍톈, 그리고 그때는 넘보지 못했던 마이너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깡통, 여자 친구의 임신과 결혼이라는 난제를 만난 뎬펑의 이야기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이야기했었던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버틸티 가게에서 수다를 떠는 것이 삶의 낙이었던 친구들

 

  이들의 이야기는 흘러간다. 여전히 버블티를 마시며 삶의 도움도 안 되는 시시껄렁한 수다나 늘어놓을 거라 생각했지만, 어느덧 자신들의 모습이 그때와는 달라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결혼식이 친구의 선거 유세로 바뀌어야 하는 모습은 이들의 지금을 잘 보여주는 단편적 예가 된다. 

  친구들의 마음속 마이너스의 존재. 그들의 전성기는 과연 언제였을까? 마이너스가 있었던 그때의 모습과 지금은 모습 중 어느 것이 옳은 것일까? 그렇다면 변해버린 지금의 우리는 그른 것이 되는 것일까? 영화는 이러한 삶의 질문을 소소하고도 담백한 화법으로 진행시킨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마돈나였던 마이너스가 지금은 불법 안마시술소에서 웃음을 팔고 있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변한다. 그 가운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억지는 무의미하다.[각주:1] 단지 그때의 마이너스와 지금은 마이너스는 다를 뿐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기에 이들의 삶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을 뿐이다.

  김광석 형님이 지금도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예순 즈음에'라는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삶의 기회는 무한하고, 지금의 삶은 언제나 새롭다. 우리의 오늘은 누군가의 내일이었을 수도 있다. 과연 내일(明天 / 밍셴)을 꿈꾸던 밍톈과 친구들의 내일은 어떻게 될까?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이들의 내일에 우리의 희망을 걸어본다.

 

고구마가 만든 종이집을 보고 놀라는 친구들. 그들에게 진정한 내일은 올까?

 

★ 감자 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잔잔한 느낌이 좋은 대만 영화 한 편 : 고독의 맛 (孤味, Little Big Women, 2020)

 

잔잔한 맛이 참 좋은 영화 : 고독의 맛 (孤味, Little Big Women, 2020)

감자의 줄거리 요약 린슈잉(천수팡)은 남편이 떠나버린 후 새우튀김 노점상으로 세 딸을 홀로 키웠다. 큰 딸(셰잉쉬안)은 유명한 무용가. 작은 딸(비비안 수)은 성형 외과 의사에 남편은 암 센터

gamja-blog.tistory.com

 

# 관련 리뷰 : 5월 1일 (5月一号, First Of May, 2015)

 

비지스의 5월 1일과 함께하는 그 시절의 풋풋했던 추억들: 5월 1일 (5月一号, First Of May, 2015)

감자의 줄거리 요약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린케밍(임현제)은 바쁜 생활 중에도, 늘 그 시절 그녀가 떠오르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린케밍에게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을 하고, 린은 그 시절의

gamja-blog.tistory.com

 

# [2.15~2.21] 2월 넷째 주 추천 영화 :)

 

 

※ 공감(♥)과 좋아요는 리뷰어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

 

※ 감자 블로그의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작은 후원 부탁드립니다. [후원페이지] (500원~1000원 가량의 후원이면 충분합니다. ^^)

  1. 이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에서 문구를 빌려왔을 뿐, 그의 영화가 보여주는 내용과는 무관하다. [본문으로]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