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재밌는가?
- 조금만 과장하면 <도둑들, 2012>의 외계인 버전?
- 기발한 상상과 잘 짜여진 이야기가 결말을 궁금하게 만든다.
# 이런건 별로
- 단역 조차 스토리를 훔치는 너무 강렬한 인상들이 이야기를 더욱 산만하게 이끈다.
-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어우러지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분명 잘 만들고, 재밌는 영화. 그러나 왜 재미없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흥행 보증 수표라 불리며 내놓는 작품들 마다 엄청난 화제성을 모은 스타 감독 최동훈. 그의 이번 작품 <외계+인>은 어쩐지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 먼저 감자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재밌게 봤다. 매우 흥미로웠다. 이끌고 가는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낳을지 계속 궁금해지는 스토리는 다음에 대한 기대감까지 갖게 만들었다. 마치 <맨 인 블랙, 1997>의 이야기 위에 <12 몽키즈, 1995>와 <펄프 픽션, 1994>의 평행 세계를 얹은 느낌이다. 동시에 이러한 영화가 떠올라다는 사실은 불편함을 준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들이지만, 왠지 어설픈 느낌. 분명 최동훈 감독 답지 못하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흥미롭다. 현재와 과거라는 세계.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이러한 진행은 언제쯤 두 이야기가 합쳐 질까라는 궁금증을 만든다. 그리고 이들이 가진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맺을 지. 지구인들의 몸속에 갇힌 존재들이 만드는 문제를 가드와 썬더. 그리고 소녀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여기에 인간을 닮아가는 가드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과거의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어설픈 도사 무륵과 미래를 알고 있는 듯한 여인 이안이 펼치는 이야기는 과거를 어떻게 수습하여 미래와 연결될까 라는 궁금증을 주기에 충분하며 감자의 호기심을 이끌었다.
아마도 감자의 예상에는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많은 평행세계 영화들이 그러했듯.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질문으로 끝을 맺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위해서 돌고 도는 긴 이야기를 만든다는 느낌도 든다. 이 영화에 대한 첫인상은 '영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다'라는 느낌이었다. 142분이라는 적지 않은 런닝 타임지만, 최동훈이 건드린 이야기는 압축되지 않는 느낌이다. 때문에 굳이 '1부'라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지만, 차라리 '넷플릭스 드라마'로 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42분이라고 해봐야 드라마 2회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감자가 받은 느낌은 <외계+인>을 표현하려면 최소 10부작급 드라마 사이즈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최동훈이 하고 싶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질문이 제대로 표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동시에 대중이 생각하는 불만의 요소도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제대로 압축되지 못한 이야기가 주는 산만한 느낌들. 그의 이야기를 다 풀기에 142분은 너무 적었다. 그나마도 고민의 흔적들이 압축한 결과라는 것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분명 제대로 압축되지 못했고, 헐겁게 압축된 이야기는 최동훈이 가진 생각들을 다 담아내지 못하고 군데군데 빠진 느낌을 준다. 최동훈 감독의 이야기는 치밀한 구성이 주는 짜릿함의 카타르시스다. 광범위하게 펼쳐지지만, 그 이야기를 다 회수하여 결말로 연결시키는 느낌. 그러나 이번 이야기 <외계+인>은 관객들을 너무 설득하려고 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평행 세계가 완성되는거야' 라는 느낌. 그가 가진 생각을 관객들에게 다 전달하기에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생각이 산만하게 전달되는 듯하다.
여기에 수많은 카메오들의 존재도 불편하다. 이들을 숨은 그림 찾기로 사용했더라면 어땠을까? 존재감이 너무 큰 카메오들은 단역이 아니라 조연급 이상의 인상을 줬고, 이들의 존재는 묻어가야 할 스토리를 그들이 빼앗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스타급 카메오를 만나는 재미는 있지만 쓸데없는 존재감이 낳은 결과들. 이들의 존재감이 시선과 스토리를 빼앗고, 결과적으로 산만함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가 되었다.
감자는 한국영화에서 아쉽게 생각하는 두 작품이 있다. 하나는 김수현 주연의 <리얼, 2016>이며, 또 하나는 이제훈, 고아라 주연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6> 이다. 두 작품 모두 이야기를 하다가 만 느낌의 아쉬움이 <외계+인>을 닮았다. 전자는 감독의 교체라는 초강수를 겪으면서 겨우 만들어냈지만, 이야기는 사공이 많이 산으로 간 느낌이었다. 원래의 의미대로 '어느 것이 진짜의 모습일까' 라는 철학적 질문을 완성했다면 명작이 되었을 이야기. 후자는 더욱 <외계+인>을 닮았다. 거대한 이야기의 프롤로그라는 점을 제대로 강조하지 못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이야기. 이때 감자는 '2편이 꼭 나와야 하는 영화'라고 수많은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외계+인>은 최동훈이라는 감독 파워로 인해 두 영화가 같은 아픔과 우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외계+인 2부>는 반드시 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최동훈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완성체를 보고 싶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기 또한 바란다. 이는 실수라는 이름의 어설픔과는 다르다 생각된다. 너무 많은 이야기로 관객들을 설득하려 한 결과의 산물이 산만함으로 다가온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야기가 완성되고, 모든 시리즈를 한꺼번에 감상하게 된다면 최동훈의 <외계+인> 시리즈는 위쇼스키의 <매트릭스> 3부작과 비교할 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이는 감자의 과대망상이오, 국뽕이며, 어둡잖은 아는 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감자의 느낌 속 <외계+인>은 최동훈이 만든 영화들 중 가장 명작이 될 수도 있다 생각된다. 때문에 감자는 <외계+인 2부>가 더욱 기대된다. 그의 다음 이야기를 어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 結 =
★ 감자 평점 (5개 만점 / 리뷰보다는 평점으로 판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스토리 : ★★☆ (2부에 따라서 더 올라갈 수 있음)
# 예고편
# 평행 세계가 주는 호불호의 아름다움이 느껴질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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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평행세계를 다룬 이야기에는 <타임 패러독스, 2015>라는 명작이 있지만, 이번에는 위 두 영화가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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