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에 얼룩진 진실들 - 섬. 사라진 사람들 (No Tomorrow,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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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혜리(박효주)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제보전화. 섬으로 진료를 다녔다는 한 의사는 섬에서 노예생활을 한 어떤 인물에 관해 이야기를 전해준다. 취재과정에서 '해수'라는 지역명을 듣게 된 혜리는 그의 파트너 석훈(이현욱)과 함께 미지의 섬으로 들어가게된다.


  신분을 속이고 취재를 하던 혜리는 섬에서 일하는 인부들에게서 뭔가의 이상함을 느끼고, 그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그 섬의 부자는 카메라를 극도로 경계하며 혜리들에게 협박까지 일삼는다.


  하지만 섬 밖의 경찰은 해당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하는 등 혜리의 취재는 난항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혜리는 그들의 숙소를 잠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근로 계약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알게된 진실들. 해당 섬의 근로자들은 실종자들이 섞여있었으며, 그들 가운데는 엄청난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해리는 광역수사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 관련리뷰 : 2015/09/04 - [영화/한국영화] - 부조리한 세상 속 앨리스 들에게 고한다.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Earnestland, 2014)


▲ 염전 업주의 아들 지훈(류준열)을 취재하는 혜리



섬. 사라진 사람들

섬. 사라진 사람들 (No Tomorrow, 2015)

관람객

7.92(39)

기자·평론가

6.25(3)

평점주기

스릴러2016.03.03.88분한국15세 관람가
감독
이지승
관객수 20,135 명 (2016.03.18,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이런식으로 사건을 흐리는 것인가?


  <섬. 사라진 사람들>의 시작은 마치 모큐멘터리(각주[각주:1])와 파운드푸티지(각주[각주:2])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진행으로 시작한다.


  어느 섬. 그곳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어딘가 지적인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로 보이고, 그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는 업주들은 뭔가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섬. 사라진 사람들>의 모티프가 되고 있는 사건은 지난 2014년 2월에 밝혀진 '신안 염전 섬노예 사건 (위키백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어느날 제보전화를 받은 혜리는 석훈과 함께 의문의 섬으로 잡임 취재를 가게된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비밀들은 그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과 노동력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관할 경찰서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들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가는 상황에서 혜리는 그들이 심각한 범죄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게 된다.


 ▶ 관련리뷰 : 2015/12/17 - [영화/해외영화] - 2013 칸 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 헬리 (Heli, 2013)


▲ 염전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혜리


  여기까지는 아주바람직한 잊혀진 사건의 재조명을 비추는 듯한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발빠르게 변하는 세상.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큰 잇슈가 됐던 사건들고, 금새 사그라드는 현실에서 잊혀졌던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바람직함은 중반이 지나면서, 상업성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결국엔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게 이것이었구나, 싶을 만큼 <섬. 사라진 사람들>은 본색을 드러낸다. 염전노예의 실상을 밝히러 간 자리에는 실은 사이코패스가 지적장애인을 가장해서 숨어 있었고, 그 사실이 알려질 상황에 처하자 연쇄살인마의 본성이 깨어났다는 것이다.


  즉 꿩도 먹고 알고 먹겠다는 듯이 잊혀진 사건도 재조명하면서, 상업성도 노리겠다는 연출진의 계락은 형편없는 눈속임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관련리뷰 : 2015/12/27 - [영화/해외영화] - 내가 그 사회을 죽였습니다. - 투 킬 어 맨 (To Kill a Man, 2014)


▲ 혜리를 도와 섬으로 들어온 석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랬던가? 버나드 쇼의 문장을 인용한 멘트는 '진짜 큰 죄는 무관심이라고 그랬다.' 하지만 그 큰죄를 범하는 것은 어쩌면 연출진이 아닌지 묻고싶다. 어쩌면 수십명의 인부들의 인권과 신안군 전 지역에 걸쳐 벌어진 사건을 단 2명의 피해자와, 1명의 경찰관으로, 그나마도 결국엔 사이코패스로 위장한 그대들의 행위야 말로 사건을 흐리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우리가 이 재미없는 활극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그대들이 잊혀졌던 사건을 재고발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기위함이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 일요일 오전이면 편안하게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극장에서까지 보게 하려는 저의는 무엇인지 정말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 관련리뷰 : 2016/01/21 - [영화/한국영화] - 우리가 바라는 카타르시스 -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Inside Men: The Original, 2015)


▲ 비밀을 감추고 있는 상호(배성우)


 마치며...


  결국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시사고발이라는 명목으로 상업성도 챙기려 했던 <섬. 사라진 사람들>의 말로는 재미도, 명분도 못 챙긴 아쉬움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그렇기에 이지승 감독은 본인이 제작했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짜 고발이란 어떠한 상황에도 빛나는 것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분이라 여겨지기에 그러한 아쉬움은 더 크게 느껴진다.


  다만 기존에 제작을 맡았던 작품들이 충분히 사회적 시선을 모았던 작품들을 만들었기에, 또다른 작품에서는 그러한 명철함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 관련리뷰 : 2016/02/26 - [영화/해외영화] - 일진 사나운 날에 펼쳐지는 완벽한 샐리의 법칙 - 어 퍼펙트 데이 (Un dia perfecto, A Perfect Day, 2015)


▲ 상호를 끌고가는 염주(최일화)



▥ 추천 : 중반부까지는 괜찮았다.

▥ 비추천 : (감독) 이 분이 그럴 분이 아닌데...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영화와 TV 프로그램 장르의 하나로, 소설 속의 인물이나 단체, 소설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마치 허구의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장르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고도 불린다. [본문으로]
  2. 실재 기록이 담긴 영상을 누군가 발견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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