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그들에게 남긴 쓰라진 상처들 - 키핑 룸 (The Keeping Roo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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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남북전쟁의 끄트머리. 미국의 한 시골농가에서 생활하는 오거스타(브릿 말링)와 루이스(헤일리 스테인펠드) 자매 그리고 한 명의 흑인 노예 매드(무나 오타루)는 전쟁의 풍파로 부모님을 잃고 힘겨운 생활을 이어간다. 


  도심으로부터 떨어진 곳. 전쟁의 풍파를 빗겨 갈 수 있을 줄 알았던 자매는 어느날 루이스가 너구리에게 물리는 일이 생기면서 큰 변화를 맞게된다.


  루이스의 약을 구하기 위해 오거스타는 마을의 한 주막으로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머물던 북군의 정찰병(샘 워싱턴)들은 그녀의 미모를 보고 나쁜 생각을 먹게된다. 평소 오거스타의 부친과 친분이 있었던 주점의 사람들은 오거스타를 겨우 대피시키는데 성공하지만, 그 결과는 그들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들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난 줄로만 알았던 오거스타는 그날 밤 자신의 행적을 쫓아온 북군의 군인들로 인해 큰 위기를 맞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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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군의 침략에 맞서 총을 들어야만 했던 루이스


키핑 룸 The Keeping Room, 2014 제작
요약
미국 드라마
감독
다니엘 바버
출연
올리비아 와일드헤일리 스테인펠드니콜 비하리 더보기







 전쟁의 피해가 미친 어느 한 가정의 이야기


  <키핑 룸>은 전쟁의 참혹함이 미치는 어느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거실(Keeping Room)을 뜻하는 영화의 제목은 전쟁이 휩쓸고 간 아픔이 가정의 깊숙한 곳까지 미치게되는 상황을 처참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다.


  <키핑 룸>은 시작부터 굉장히 큰 울림을 주면서 출발한다. 어느마차의 모습 그 곳을 뛰쳐나간 한 여인은 마차에서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성에 쓰러지는 일이 생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마차에서 나오는 사내의 복장이 북군(각주[각주:1])이라는 점은 하나의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것을 목격한 흑인여인은 또다른 북군에서 죽임을 당한다.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북군의 이미지. 노예를 해방시켰으며 지금의 미국 문화를 만든 것이라 알려진 그들의 모습을 <키핑 룸>에서는 악인으로 묘사한다. 즉 영화는 남쪽이건 북쪽이건 결국 전쟁에 착한 놈은 없다는 것을 그런식으로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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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 그녀들


  그리고 비춰지는 오거스타와 루이스 자매의 모습. 아마도 농장의 지주로 추정되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궁핍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루이스의 푸념에 힐난하는 오거스타의 대사를 통해서, 이제는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루이스가 그러한 푸념을 늘어놓는 원인 중 하나로 부모님의 죽음을 보여줌으로써, 루이스의 그러한 푸념이 진심이 아닌 지금의 상황에 대한 투정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다음 등장하는 북군의 모습은 루이스의 그러한 투정조차 행복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쟁은 그렇듯 인간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고만다. <키핑 룸>에서 주인공들을 여자로 설정하고 있는 점은 아마도 그러한 전쟁의 참혹함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한 불가분의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때문에 전쟁의 모습이 더 씁쓸하게 보이는 지도 모른다.


  <키핑 룸>은 "전쟁은 잔혹하다. 그 성격을 바꾸는 것은 무의미하고, 오직 더 잔혹해야 더 빨리 끝날 수 있다. (War is cruelty. There's no use trying to reform it, the crueler it is the sooner it will be over.)"라는 윌리엄 테쿰세 셔먼의 자막으로 시작이 된다. 이 역설적인 명언은 영화의 내용과 맞물리면서, 그 잔혹함이 가져온 참상이 어떠한 지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악인으로 등장하는 모세의 윗옷 주머니에서 나온 사진은, 그들도 결국 전쟁의 피해자 였음을 보여준다. 즉 전쟁에 승리는 있을지모르지만, 결국엔 다 피해자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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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농가에 약을 얻으러갔다가 그곳의 여자가 죽어있는 것을 본 오거스타


 마치며...


▲ IMDb 평점 6점 / 로튼 토마토 평점은 5점 (10점 만점)

  남.북 전쟁은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따로 뺀다면 그때부터는 우리들의 리그도 되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종목은 참으로 많은 것을 남기고, 또 앗아간다. 그들이 남기는 것은 슬픔과 좌절이고, 앗아가는 것은 행복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단어가 아닐까한다.


  <키핑 룸>은 그 쓸모없음이 얼마나 함당한 것인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을과 을이 붙으면 결국 피해자는 가장 힘없는 자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 쓸모없음이 가지는 더러운 참혹함도 나타낸다. 그렇다는 점에서 그 쓸모없음은 슬프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더러움이 아닌가 싶다. 하물며 민족상잔의 아픔을 겪은 우리민족이라면 그 쓸모없음이 가지는 더러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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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스타에게 수작을 부리는 북군의 정찰병



▥ 추천 : 모든 언어는 고귀하다. 하물며 욕조차도. 하지만 단 하나의 단어는 참 쓸모없는 것 같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폭력성 : ★★☆



※ 예고편



  1.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연방은 북군 (北軍, the North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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