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이름이 불러온 금지된 사랑 - 내 남자 (私の男, My Ma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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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홋카이도 대지진이 불러온 쓰나미로 인해 인근 지역은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어린 하나 역시 쓰나미의 희생자가 되어 부모 모두를 잃고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다. 그날 저녁 불빛에 이끌려 어디론가 향하던 하는 그곳에서 준고(아사노 타다노부)를 만나 그에게 입양된다. 먼친척이라 부르는 그와 함께 산지 십여년 그동안 하나(니카이도 후미)는 어엿한 고등학생이 된다. 


  준고 역시 마을에 정착하며 그곳의 코마치(카와이 아오바)와 깊은 관계가 되어간다. 혼기가 찬 두사람을 보고 마을 사람들은 결혼을 이야기하지만, 준고의 마음은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것만 같다. 준고가 코마치에게 말도 없이 시내를 다녀온날, 두 사람은 정사를 갖는다. 준고가 씻으러 간 사이 코마치는 그의 주머니에서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하나의 얼굴은 귀걸이 주인이 자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 같다. 얼마 후 길에서 하나를 만난 코마치는 그녀에게 그날의 귀걸이가 있음을 보고 자신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된다.


  집으로 돌아온 하나는 준고에게 그의 가족에 대해 묻게되고, 외로워하는 것 같은 준고에게 "키스를 해도 돼"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금기의 유혹은 두 사람을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몰고가게 되는데...




딸의 남자에게서 그녀의 향기를 찾다.


  <내 남자>는 138회 나오키 문학상을 받은 사쿠라바 가즈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연재 당시부터 파격적인 소재로 인해서 논란을 불러온 이야기는 완결이 될 때까지 논란을 불러모았고, 결국 그 논란은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 상으로 연결되었다.


  이 영화는 그러한 파격적인 소재들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 소설에서는 금기의 사랑이 만들어가는 기묘한 분위기에 관해 분위기를 몰고 갔다면, 영상에서는 금기의 사랑이 만들어가는 비극적 분위기가 좀 더 잘 나타내고 있다. 영화는 영상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소설 속에서 가졌던 상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신 텍스트가 주는 상상이 좀 더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이 주는 분위기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각자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어느날 끌림으로 찾아간 자리. 그리고 그 끌림은 새로운 만남이 되어, 두 사람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하지만 하나이지만, 여전히 묘한 두 사람의 관계.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여준다. 겉으로 가족. 하지만 이면에는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사이. 이러한 이질적인 분위기는 영화를 관통하는 묘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 마을사람에게 들켜버리고 마는 두 사람의 관계



  이 영화는 어떻게 본다면, 상당히 음란하다. 하지만 그 음란함은 결코 더럽지가 않다. 오히려 애틋함을 자아낸다. 영화 속 하나는 준고의 연인인 코마치에게 가족의 의미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가족이란, 일반적인 의미.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과는 다르다.


  그 사람(준고)은 외로운데도, 계속 참고 있어요. 가족이라고 느껴지는 마음만 있으면 참을 수 있대요. (코마치는) 알고 있었나요?


  즉 이들의 관계란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사이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어진 정보를 통해서 이들이 실은 진짜 부녀임을 알게된다. 거기서 오는 충격. 하지만 그 충격도 어느순간 그들의 관계 속에 묻히어,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에 관해서 더 이해하게 된다. 즉 혈연이 주는 끌림은 서로에게 채워주다의 의미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형태적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은 채워주다라는 점에서 본다면, 그들의 관계가 더욱 애틋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금기으로 치닫던 그 사람의 관계는 '살인'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급변하게된다. 여기서 살인이란 하나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다. 그렇게 환기된 이야기는 이제 또다른 금기를 향해 달려간다. 딸이 데려온 남자에게서 "쟤(하나)와 하니 좋았냐?" 며 그에게서 딸의 내음새를 갈구하는 남자의 모습은 상당히 이상하면서도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것을 보여준다. 그때마다 남자는 그들에게 "너는 결코 감당 할 수 없다."라는 의미불명의 문장을 내뱉는다. 어쩌면 나만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과도 같은 그의 읊조림은 그들의 금기을 더욱 강조하며 극의 분위기를 묘한 방향으로 엔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 코마키에게 가족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는 하나


마치며...


  <내 남자>는 형식 상 열린 결말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열린 결말이라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불과하다. 이미 정답은 나와있고, 나머지 감춰놓은 진실들은 우리도 모른채하면 되는 것이다. 혹자들은 하나와 준고의 이후까지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뒤는 중요하지 않다. 영화 속 왜곡은 진실이 되어 우리에게 갈망이라는 단어를 알려줬다. 그리고 더 많은 진실들이 단어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그 단어들은 그냥 느끼고, 흘리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성애의 표현은 상당히 예쁘다. 느린 화면으로 진행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예쁜데 슬프다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예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해석은 관객들에게 있다. 이후의 결말은 여러분들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닐까 싶다. :")



▲ 귀가하는 준고에게 뛰어가는 하나



▥ 추천 : 금지된 사랑이자만 애틋하고, 성애의 표현지만 슬프다.

▥ 비추천 : 근친 등 소재의 파격성은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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