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그리고 통 속의 뇌와 매트릭스
<인시던트>는 '나쁜 사건 (Incident)'을 의미하는 제목으로 영화는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그들이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서 끝이 없는 공간에 갇히게 되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되고 끝이 없는 공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되고, 그 공간에 갇힌 사람들이 그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은 그들이 갇힌 공간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우리들 역시 인시턴트에 갇히게 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세계관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주창했던 '이데아' 적 사고, 그리고 철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논쟁을 벌인 '통 속의 뇌'와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통 속의 뇌 이론이란 영화 <매트릭스>의 사고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철학으로 이 영화 역시 올리버와 몰리나, 그리고 다니엘과 로베르토가 갇히게 되는 공간이 허상이며, 그들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현실의 어딘가가 존재하고 있다고 영화는 말을 한다.
▲ 계단에 갇히게 되는 올리버와 카를로스, 그리고 몰리나
이처럼 허상, 그리고 인시던트라 불리는 공간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수수께끼의 공간에 관객들을 몰아넣는 영화의 이야기. 하지만 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영화의 세계관처럼 촘촘하지 못한 편이다. 영화는 미스터리한 그들의 인시턴트를 보여주며, 그것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은 필사의 노력을 보여준다. 때문에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영화에 어떠한 장치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며, 극의 인물들처럼 우리들도 영화 속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는 올리버와 카를로스가 한 대화 '아카틀란 미로' 및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 '제자리를 멤도는 기차놀이', '경찰차' 그리고 다니엘이 가지고 노는 '마법 카드' 등을 통해서 여러가지 싸인을 주며, 이야기의 통로를 열어놓는 듯 했다.
그렇지만 결국 싸인들이 의미하는 것은 허상에 대한 이야기였고, 차량 속 1980년이라는 표식과 지금이 가지는 시간을 통해서 35년의 세월을 짐작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영화가 가지는 아쉬운 점 중 하나다. 특히나 이것이 탈출미션이라고 생각했던 관객들에게 영화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뫼비우스의 띠에 관한 이야기를 잘 심어놓고 있다. 비록 감자는 이것을 탈출미션으로 생각하고, 극을 감상하는 내내 '탈출 키워드'를 찾느라 극의 결말에서 허무함을 느꼈지만, 극읠 다시 놓고 본다면 뫼비우스의 띠, 그리고 매트릭스의 세계관 같은 영화의 숨은 키워드들에는 큰 반전을 느끼게 된다. 특히 극이 밝혀진 후 앞에서 지나간 화면들이 결말의 복선이었음을 알게되는 순간. 영화가 짜놓은 스릴러에도 반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 무한도로에 갇히게 되는 다니엘의 가족들
마치며...
<인시던트>가 던지는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영화를 어떠한 영화로 염두에 두고 감상하느냐에 따라 결말이 주는 느낌이 달라진다. 만약 탈출미션으로 생각했다면, 감자처럼 허무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생각들도 역시 허무함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것이 철학적인 물음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물음을 궁금하게 엮었다는 점은 영화의 큰 장점으로 보인다.
다만 숨겨놓은 복선들이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영화의 결말도 일반적인 것들에서 많이 비켜하고 있다는 점 등은 여전히 불편한 사항으로 남는다. 특히 결말에 닿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 또한 영화의 단점으로 보이기에, 아직 이 영화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가 짜놓은 스릴러는 나름 괜찮은 반전을 줬다는 점에서 괜찮은 의미로 다가온다.
영화는 루벤의 기차를 통해서 다니엘의 경찰차가 칼의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특히 장난감 기차와 자동차를 통해서 앞 선 이야기들을 하고 칼의 엘리베이터가 또다른 인시던트를 만들거라는 점은 영화가 계속해서 35년의 뫼비우스를 만들거라는 점에서 관객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며, 관객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IMDb 평점은 6.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3% (신선 15, 진부 3)로 준수한 평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로튼 토마토 지수는 최고 평론가들의 참여는 없다.
▲ 이들은 뫼비우스의 띠를 벗어날 수 있을것인가?
▥ 추천 : 철학적인 질문들을 호기심있게 풀어낸다.
▥ 비추천 : 이야기의 결말에서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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