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의 울림은 이해가 되지만, 코미디에 공감은 안된다.
<소시민>의 처음은 '소심인'이란 글자가 '소시민'으로 바뀌는 타이포그래피를 보여주며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소심한 직장인 재필이 직장상사에게 일명 조인트라 불리는 정강이 맞기를 당하며, 누가 봐도 상사의 잘못을 자신이 떠앉는 재필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계속되는 재필의 억울한 일들. 살인자가 된 상황에서도 직장상사가 준 데드라인을 맞추려는 재필의 필사적인 노력은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이어지며 보는 이들에게 웃픈(각주)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1
이 영화는 경찰(공권력)의 무능함과 직장인의 비애. 그리고 전통적의미의 가족이라는 개념 등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가치의 무게를 코미디로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는 각종 상황을 희극적으로 표현으로 하면서 관객들에게 매순간을 황당하게 묘사하려 애를 쓴다.
그러나 이 과정이 주는 모습은 그리 와닿는 코미디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경찰의 무능함을 표현하기에는 있을 법한 일이라고 느끼지기에는 힘이 들고, 그렇다고 코미디로 생각하기에는 그들이 표현하는 행동들이 그리 웃음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더구나 재필과 덕진(김상균), 명은(홍이주)이 크로스를 하는 과정에는 지나친 작위가 발생한다는 점도 이야기가 가지는 무게감을 떨어뜨리게 된다.
▲ 재필은 아내의 살인자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된다.
마치며...
<소시민>이 던지는 블랙 코미디는 제법 묵직하게 다가온다. 거기에는 현대 사회가 가지는 여러 문제점들을 잘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재구와 덕구의 대사 중
- 생각보다 할 일은 많아.
- 그래서 그쪽이 하는 일은?
- 지금은 놀지...
라는 대화는 현세태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는 느낌이다. 할 일이 중동에 많다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실은 정말로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 그렇기에 영화의 메시지는 더욱 묵직하게 들리는 것이다.
▲ 재필을 걱정하는 동생 재숙. 재필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 추천 : 메시지의 울림에 깊은 공감을.
▥ 비추천 : 코미디는 있을 법한 상황을 무너뜨릴 때 발생하는 것.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웃기다 + 슬프다'를 나타내는 신조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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