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흐름을 조용히 관망하다.
<먼 곳으로부터>는 관계에 대한 흐름을 조용히 보여주며, 한 남자와 한 남자가 만들어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에서 흐르는 여러가지 감정들. 영화는 그 모든 것들을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지켜보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거리의 젊은이들을 돈으로 유혹해,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아르만도는 절대 그들과 섹스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들과 거리를 둔 채 자신의 욕망만을 채울 뿐이다. 그러던 아르만도의 영역에 한 소년이 등장하게 된다. 아르만도를 호모라며 혐오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호모가 뭐가 나쁜가'에 대한 불편함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아르만도의 영역에 침입한 소년은 어느덧 그에 대한 혐오와 불편함이 조금씩 누그러들며 그의 영역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불편함이 걱정으로, 걱정에서 연민으로 바뀌는 흐름을 잘 담아내며 감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아르만도의 영역에 침입했기에 점점 그에게 다가가는 엘데르. 그는 아르만도와 함께 자신의 가족들이 있는 파티장으로 데려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르만도에게 키스를 하는 엘데르.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아르만도는 그를 거칠게 밀어내고, 왜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엘데르처럼 관객들도 아르만도의 그러한 행위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게 된다.
▲ 아르만도는 거리에서 엘데르를 만나게 된다.
<먼 곳으로부터>의 중간 장면, 아르만도는 자신에게 "난 아저씨처럼 호모는 아니야" 라고 외치는 엘데르 앞에서 자해를 하는 아르만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말이 곧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고, 아르만도는 그것을 표현으로 엘데르에게 보여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마음을 터 놓게 되는 두 사람. 엘데르는 아르만도가 가지고 있는 아픔과 그의 거리감이 어디서부터 연유가 된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의 아픔을 자신이 치유해주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아르만도 앞에 탄피 3개를 꺼내놓으며,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엘데르. 그리고 그 날밤. 아르만도는 드디어 엘데르와 섹스를 하며 그를 완전히 자신의 영역에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님을 아는 아르만도, 그의 눈빛은 다음에 있을 또다른 아픔을 지켜보게 되고, 결국 영화는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 아르만도의 이야기를 들으며, 엘데르는 그의 아픔을 느끼게 된다.
서식
<먼 곳으로부터>는 제목처럼 멀리서 사람을 관망하되, 절대로 그들과 관계를 맺지 않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한다.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유혹하지만, 절대로 그들과 관계를 맺지 않는 아르만도. 그는 항상 돈이란 수단을 이용하여 젊은이들을 유혹하지만, 반대로 그는 돈을 이용할 뿐. 절대로 그들과 감정을 섞지는 않는다. 그리고 뒤로 흘러가며 그가 남들과 거리를 두는 원인과 가족에 두려움을 보여주며 아르만도의 사정을 이해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결코 행복을 찾으려고도,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현실은 잔인한 곳이며, 그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먼 곳으로부터>에서는 초점없는 앵글과 불투명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이 있는 곳은 영화처럼 뚜렷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서 격리된 그들만의 먼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평점은 IMDb 평점 6.8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8%(신선 36, 진부 10)으로 높은 점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결국 경찰들에게 붙잡히게 되는 엘데르.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 추천 : 감정의 흐름을 지켜보게 되는, 영화의 이야기.
▥ 비추천 : 퀴어, 노출, 조용함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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