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문제는 희미했고, 매기의 갈등만 부각된다.
<어바웃 레이>는 레이가 성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그리고 있다. 4살 때 처음으로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 레이. 하지만 현실은 그녀를 여자의 몸으로 살게 하였고, 때문에 레이는 12년을 기다려 드디어 성전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한편 영화는 이렇게 레이의 문제를 그리면서, 그녀(She)를 그(He)로 받아들여야 하는 주변인들의 반응도 함께 그리고 있다. 16년을 딸로서 레이를 지켜봤지만, 이제는 아들로서 그를 받아들여하는 매기. 그리고 그녀가 그냥 레즈비언으로 살기를 원하는 레즈비언 외할머니등 <어바웃 레이>는 레이의 문제를 주변인들과의 관계로 확장시키며, 젠더문제를 가족의 문제로서 접근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게 된다.
▲ 성전환 문제에 관해 상담을 받는 레이의 가족들. 여기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영화가 풀어가는 문제점들은 과연 젠더 문제를 건들고 싶었던건지, 아니면 가족의 문제를 건드리고 싶었는지는 애매모호하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본지를 흐리는 단점이 된다. 더구나 젠더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는 있지만, 전면에 드러난 문제점은 어느 순간 흐려지고 마는 점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인지 의심스러워진다. 더구나 레이의 가족 구성원을 엄마, 외할머니, 외할머니의 여자친구로 구성하고 있고, 레이가 '내게 아버지가 있었다면, 내 인생이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는 대사까지. 마치 레이가 그렇게 된 것이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양 몰아가는 것 역시 이 영화가 젠더문제를 제대로 접근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결국 영화가 건드리고 있는 모든 문제는 결국 가정사로 연결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 하지만, 영화는 가정사 역시 현명하게 풀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때문에 젠더 문제를 환경탓으로 돌리고 가정의 문제를 부각시켰지만, 결국 그렇게 부각시킨 이야기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만 남게 된다.
▲ 거울에 비친 여자의 몸을 쳐다보는 레이
마치며...
이야기를 건드릴때, 소수자들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 게비 델랄은 그 부분을 간과한 듯 하다. 극의 시작은 젠더 문제를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 조심스레 다가오던 이야기가 결국 여자들만 있는 환경탓으로 흘러가며 본질을 호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찌보아도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때문에 매기가 다른 성별을 어떻게 키워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도 제대로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성년자인 레이가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지한 물음으로 다가갔으면 어땠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이 영화에 대한 평가도 혹평일색인 것을 알 수 있다. IMDb 평점은 5.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45% (신선 5, 진부 6)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
▲ 남자가 되고자하는 레이의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 비추천 : 문제의 본질에 제대로 다가가지 못한 아쉬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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