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 세계의 첫 번째 이야기
만약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다쳐본 적이 없는 자가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 반대편에 숨만 쉬어도 몸이 부서지는 '미스터 글라스(유리 선생)'이 존재한다면... 이 영화는 이러한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꾸리고 있는 영화다. 1999년 <식스 센스>로 전세계를 반전의 충격 속에 몰아넣었던, M. 나이트 샤말란 은 차기작인 <언브레이커블>에서도 브루스 윌리스와 손을 잡고 또 한 편의 대작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이 작품의 포스터. 마치 유리가 깨어진 듯한 이미지에 주인공들의 얼굴을 새겨넣은 이미지는 이미 아시는 분들은 눈치챘겠지만, <23 아이덴티티>의 그것과 유사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기에 <23 아이덴티티>의 쿠키 영상을 보신 분들이라면, 식당에서 뉴스를 바라보던 여인들에게 '미스터 글라스'의 존재를 알려주는 '데이빗'의 모습을 보고는 두 영화가 연관성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언브레이커블>이 가지는 독특한 세계관이 15년이 지난 지금 <23 아이덴티티>로 연결되었음을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 그리고 만나게 되는 두 사람
이 영화는 극과 극의 상황을 지니고 태어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한 쪽은 히어로의 운명을, 다른 한 쪽은 지독히도 운이 없는 운명을. 그리고 두 대상을 나열하고 있는 영화는 그것을 통하여 멋진 긴장감을 연출하게 된다. 천천히 조여가는 긴장감. 결코 다그치거나, 급하게 몰아부치지도 않는 이야기는 단지 그것만으로 훌륭한 이야기를 연출해낸다. 때문에 관객들은 데이빗과 엘라이져의 상반된 입장이 주는 부조화 속에서 묘한 흐름을 느끼게 되고, 그 흐름은 불편함이 되어 관객들에게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한 방을 안겨주게 된다.
거기에 D.C나 마블 코믹스에 등장할 법한 히어로의 코드를 가져와서 자신만의 분위기로 만들어내는 M. 나이트 샤말란식 이야기도 좋은 윤활제가 되어준다. 이로 인해 극명한 선과 악의 대립을 만들게 되고, 그것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으로 전달이 된다. 즉 뚜렷한 선과 악의 대비가 팽팽한 긴장을 연출하고, 그 팽팽함이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관객들을 극 속으로 빨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 엘라이자로 인해서 자신의 임무를 각성하게 되는 데이빗
마치며...
<23 아이덴티티>의 리뷰에서도 설명을 하겠지만, 이로 인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3연작의 세계관이 완성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연작이고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고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더 더 중요한 것은 <언브레이커블>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고, <23 아이텐티티>와 연계할 때 더 큰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23 아이덴티티> 역시 그 작품만으로 훌륭한 재미를 안겨주기에, 각각의 독립된 개체도 훌륭하고 그것이 합체 로봇처럼 합쳐지면 더 큰 시너지를 준다는 점에서 역시 M. 나이트 샤말란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솔직히 2015년작 비지터 이전까지는 망작도 많기에 23 아이덴티티와의 연작은 굉장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IMDb 7.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8% (신선 110, 진부 51)를 준수한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흥행에서는 7천 5백만 불의 제작비로 월드와이즈 2억 4천 8백만 불의 수익(박스 오피스 모조)을 올리고 있어, 평단의 평가와 흥행모두 좋은 점수를 얻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P.S : 극의 마지막부분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엘라이자의 전시물 중 쉴드가 적힌 그림이 보이는데, 이를 두고 <어벤져스>에 대한 이스턴 에그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아래 사진 참조)
▲ 엘라이자의 사무엘 L 젝슨과 쉴드의 표지가 그려진 코믹스
▥ 추천 : 이 작품만 떼어놓고봐도 충분한 재미가 있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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