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으로 향하는 크리스찬과 아나의 사랑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E L 제임스의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이미 발간 전부터 '여자들을 위한 포르노그라피'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하는 책', '발간 3주만에 3천만 부 판매', '뉴욕 타임스 20주 연속 1위' 등 출판계의 새역사를 써내려간 이야기는 시리즈의 2번째 이야기 <심연>으로 우리곁에 다시 찾아왔다.
이번 이야기는 전편에서 SM 플레이에 눈을 떠가지만, 크리스찬이 주는 가학적 폭력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희열이라는 공식에 적응하지 못한 아나가 크리스찬의 곁을 떠나기까지의 이야기의 뒷 부분을 보여준다. 크리스찬을 떠났지만, 그의 빈자리를 느끼게 되는 아나. 그러던 중 크리스찬 역시 아나를 포기할 수 없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시작이 된다. 그러면서 점점 서로에게 한 발자국씩 양보하게 되는 두 사람. 이번 <심연>에서는 성향자인 크리스찬이 아나를 위해 자신의 것들을 포기하는 과정과 아나 역시 크리스찬을 위해 성향자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동시에 크리스찬과 아나의 사이를 막는 레일라, 그리고 엘레나라는 케릭터를 등장시킴으로서 영화는 순탄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에 묘한 긴장감을 부여하게 된다.
▲ 다시 하나가 된 크리스찬과 아나
소설의 자극적인 문구들만큼이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다코타 존스의 파격적인 성애의 묘사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번 <심연>에서는 전편보다 조금 더 강렬해진 성애의 묘사를 통해 우리곁에 다시 찾아왔는데, 관객들 역시 엘리베이터 신 등은 관객들에게 크게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한만큼 대단함을 안겨준 <심연>의 이야기. 하지만 성향자들의 이야기 등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관객들에게는 실망감도 큰 편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성애의 장면은 파격적이라고 하기에는 2%가 부족하고, 자극적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예쁘게 그리기만 했다는 점에서 평범 이상을 바라는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다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점점 가까워지는 둘의 사이를 잘 묘사하며, 바닐라와 성향자의 사이라는 미묘한 관계를 잘 그려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러면서 사랑이랑 서로를 이해하며, 다가가는 점이라는 모습 또한 잘 그리고 있기에 <심연>이 보여주는 사랑의 이야기는 좀 더 예쁘게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두 사람의 관계를 방해하는 엘레나
마치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숱한 화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쉬움을 남긴 바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심연>에서는 <트윈픽스 (1990)> 등을 연출했던 90년대의 명장이자, 넷플릭스의 인기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연출로도 참여했던 제임스 폴리가 메가폰을 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덕에 1편보다는 조금 더 매끄러워지고, 짜임새 있는 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1편보다 나아졌을 뿐, 기대했던 것만큼의 이야기는 들려주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즉 텍스트의 공백을 영상으로 표현할 때, 상상력이 준 자극을 영상이 따라가지 못했기에 이러한 이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은 <해방>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이러한 아쉬움들은 평점에서도 그대로 묻어나고 있는것을 알 수 있다. IMDb 평점은 4.7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 (신선 15, 진부 145)로 매우 낮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흥행에서는 제작부 5500만 불로 월드 와이즈 3억 7천 8백만 불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흥행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 점점 깊어지는 두 사람의 앞 날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 추천 : 전편보다 더 강렬해진 영상들.
▥ 비추천 : 너무도 얌전한 포르노그라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 성향자들이 비성향자들의 노멀함을 지칭할 때 바닐라라고 부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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