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울리는 작고도 큰 울림: 목소리의 형태 (聲の形, A Silent Voice : The Movi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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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초등학교 6학년. 모든 것이 무료하던 그 시절, 이사다 앞에 니시미야가 나타났다. 새로운 전학생의 등장으로 들뜬 마음을 한 번에 차지했던 소녀의 등장으로 반 아이들은 모두들 그녀의 정체에 관해 궁금증을 갖게 되지만, 곧이어 그녀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점점 그녀를 멀리하게 되는 분위기, 그럼에도 니시미야는 아이들에 싫은 표정 하나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이시마와 패거리들의 눈에 걸리게 되었고, 그날부터 니시미야는 이시다 패거리의 놀잇감이 되고 만다.


  그리고 5년 후, 그때의 가해자인 이시다는 지금은 본인이 괴롭힘을 당하는 처지로 몰락하고 만다. 그때의 그 아픔은 이시다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고, 결국 이시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마감하기로 마음 먹게 된다. 그리고 그 끝에 선 그녀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으려던 그때. 니시미야와 마주 선 이시다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또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그때 그 시절, 가해자였던 소년과 피해자였던 소녀. 그리고 5년 후 가해자였던 소년은 또다른 피해자가 되어 그때의 소녀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마주하게 되는 5년 전 그 시절의 아이들. 과연 그들은 그때의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눈물나게 먹먹한 감동들의 물결들


  일본인들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는 것일까? <목소리의 형태>를 처음 접했을 때 감자에게 든 생각은 '장애와 이지매(いじめ)'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건드린다는 점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녹아있는 감수성의 전이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울컥한 기분들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때 그 시절.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서툴던 그때. 자신의 방법이 상대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다는 것을 몰랐던 한 아이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5년 후의 모습을 비춰주며 더 큰 충격으로 관객들을 몰아넣게 된다. 활발했던 한 아이는 사람들의 얼굴에 X표를 그려넣으며 스스로를 그들과 다른 세상에 몰아넣었고,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은 그를 더더욱 작아지게 만들고 말았다. <목소리의 형태>는 이지메의 주범이었던 한 아이가 5년 후 자신이 이지메의 피해자로 변해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가지는 무게와 상처를 스스로 체험하게 되는 한 아이. 그때의 굴레는 지금의 주홍글씨가 되어버리고,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과정의 모습을 통해서 괴롭힘의 흔적이 남긴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은 무형인 목소리가 유형인 형태를 지니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여기서 제목 <목소리의 형태>란 주인공 이시다가 피해자가 되면서 세상의 소리로 스스로를 단절시키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하면서, 세상의 목소리를 알고 싶은 한 소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상의 목소리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될 때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아이. 그때 자신에게 올 목소리들의 모습을 감당할 수 없기에, 아이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게된다. 반면 그 목소리의 형태를 알고 싶은 한 소녀. 그 소녀는 타인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에 자신이 이지메를 당하고 있다라는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동생 유주루가 등교를 거부하게 된 사건도,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된 까닭도 모두 자신으로 인함이라는 그릇된 자책감을 안고 사는 소녀. 그녀에게 목소리만 있었더라도 모든 것은 해피엔딩이 되었을지도 모르기에, 목소리의 형태란 이시다에게도 니시미야에게도 그리고 그 주변인들에게도 모두 커다란 질문을 던지게 된다.



▲ 니시미야에게 흙을 던지고마는 이시다


  이렇게 <목소리의 형태>는 그 시절 몰랐떤 것이 불러온 커다란 상처와 그것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서로의 이해가 작은 오해를 낳고 그것이 결국 큰 상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오이마 요시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도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만화) 발매 당시부터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진격의 거인> 등을 꺾고 주간 소년 매거진 앙케이트 조사 1위에 오를만큼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당시 만화가 실린 잡지의 편집장은 "사지 않아도 좋으니, 꼭 한 번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추기도 했었다. 그 만큼 <목소리의 형태>가 보여주는 메시지와 파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회적으로 커다른 울림을 줬음에 틀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꼭 이런 것들이 아니더라도, 사소함에서 큰 의미를 찾는 일본인의 사고는 여기에서 묻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지메라는 현상이 사소하다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이 관심과 그 관심을 표현하는 그릇된 방식에도 비롯될 수 있음을 그려내며 우리가 맹목적 비난을 날릴 수 있는 현상에 관해서도 세심한 관찰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모습을 이시다가 니시미야에게 보이는 관심의 형태를 목소리의 형태로 빗대며, 그들의 문화와 현상을 날카롭게 꼬집고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 5년 후. 이시다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고립시키게 된다.



마치며...


 애니메이션화 된 <목소리의 형태>는 원작 만화가 가지는 그것의 곁다리들을 제거하는 대신, 이시다의 심리상태가 조금더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관심을 갖는 여자아이의 치마를 들추거나, 고무줄을 잘라놓는 심정들. 만화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텍스트로 지나치는 것에 반하여, 애니메이션에서는 이시다가 우에노의 '장난하냐'라는 불평에 자신도 니시노의 말투를 따라하는 등의 모습이 마치 니시노를 보호하고 싶었던 사내 아이의 치기어린 모습으로도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감자는 애니메이션을 보신 분들은 꼭 한 번 만화도 같이 읽어보시길 권유하는 바이다. 만화책에는 이시다가 니시미야를 타켓으로 설정하게 된 원인과 까닭이 잘 드러나고, 시마다 일행과 이시다와의 관계도 잘 드러나있어 생략되지 않은 애니메이션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느끼실 수가 있을 것이다. 반면 애니메이션에는 만화책에는 없는 이시다의 세밀한 감정과 표정으로 그의 심리상태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애니메이션의 궁극적인 이야기는 이시다의 사과라는 였다는 점. 죽을 뻔한 위기에서도 떠올랐던 것은 그때 그 일을 제대로 마무리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감자는 이 순간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등장한 글귀가 떠오르는데, "매듭은 끊는 것이 아니라, 푸는 것이다'라고 했던 그 분의 말씀이 더 크게 다가옴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요약
일본 애니메이션 외 2017.05.09 개봉 전체관람가 129분
감독
야마다 나오코
출연
이리노 미유하야미 사오리유우키 아오이오노 켄쇼  더보기
누적관객수
232,678 명 (2017.05.1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홈페이지
koenokatachi-movie.com







▥ 추천 : 매듭은 끊는 게 아니라, 푸는 것이라 했던 스님의 말씀이 여기에 있었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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