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리시마가 사라진 후 아이들은 달라진 상황에 당황하게 된다.
키리시마가 없는 키리시마 찾기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포괄적 의미로 바라본다면, 한마디로 '키리시마 찾기'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학교의 인기스타 키리시마 사라졌다는 설정을 가져온 영화는 그날로부터 벌어지는 아이들의 반응을 그리며 청소년기가 가지는 이야기를 재기발랄하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다.
영화는 키리시마 사라진 그날로부터의 이야기를 북적이듯 그려내기 시작한다. 같은 요일을 이분화 시키는 영화의 기법은 한 쪽은 키리시마가 속해있던 무리의 이야기, 다른 한 쪽은 키리시마와 상관 없는 쪽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즉 주류와 비주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듯한 영화의 모습 속에 각자가 가지는 이해관계를 교묘히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불거지는 각자의 문제점이 노출이 되고, 그때부터 이야기는 아이들이 가지는 정처없는 발걸음의 무의한 일상들이 유의미한 의미로 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건드리게 된다.
소설 <누구>로 최연소 나오키 문학상을 받은 이사이 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적 고찰을 건드리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번 작품에도 청춘들이 가지는 다양한 군상 속에서 각자를 찾아고자 하는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이야기는 커다랗게 바라본다면 키리시마들과 그 반대편의 이야기로 구분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본다면 그 모든 것은 키리시마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마에다(카미키 류노스케)의 앵글 속 풍경이라도 할 수가 있다. 즉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사건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연출법은 그렇게 그들이 가진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무의한 삶을 반복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비추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키리시마라는 기폭제로 인해서 각자의 삶을 뒤돌아보는 아이들. 배구부는 당장의 당면한 과제 속에서 자신들의 의미를 찾아나서게 되고, 야구부지만 하릴 없이 지내던 키쿠치(히가시데 마사히로)들에게도 각자를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고 만다. 그리고 키쿠치를 바라보던 관악부의 부장과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키리시미라는 의미는 그렇게 각자의 의미로 찾아오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에 키리시마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각자에게 키리시마란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그것은 학창시절의 거대한 성장 드라마를 완성시키게 된다. 때문에 이것으로 인해서 아이들은 열병같은 청소년기를 지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신고식과 같은 의미로 다가오며, 청소년기를 장식할 그들만의 졸업식이 되고 마는 것이다.
▲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을 가장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은 다름아닌 마에가 된다.
마치며...
마지막 장면 키리시마를 찾기 위해 옥상으로 모인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벌어진 좀비들의 습격에서 우리는 그것이 바로 이 영화 전체를 감싸안는 이야기의 중심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키리시마들의 모습 그 자체가 따분한 삶을 살아가던 좀비들이 되어 서로 물고 물리는 기괴함을 연출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 대미의 끝을 장식하게 되는 키쿠치의 의미. 드디어 하릴 없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그의 모습을 말미암아, 우리는 그들의 쇼가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키리시마 찾기라는 그들의 쇼는 막을 내리고, 이제 다음 스테이지로 향할 그들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의 또다른 묘미 중 하나는, 지금은 하이틴 스타가 되어있는 카미키 류노스케, 하시모토 아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야마모토 미즈키 등 지금은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우들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지만, 우리들에게는 성년이 된 모습부터 기억된다는 점에서 이들 모두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이 료의 탄탄한 원작 위에 좋은 배우들이 어벤져스를 이룬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이야기와 볼거리 모두 풍성한 재미를 안겨 줄 것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 마에다의 앵글 속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을 남게 될 것인가?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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