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그들의 세상: 어라우저: 각성자들 (The Arouser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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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그날도 학교에서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당하던 민상(송광일)은 귀가길 골목에서 한 아이가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뭔가 마음에서 치미는 기분에 그들에 뛰어든 민상은 다행히 그 아이(규현 - 이바울)를 구해주게 된다. 다음날 자신의 집 앞에 어제 밤 무리중 미현(박세미)이 찾아오게 되고, 전날 그녀를 유의깊게 바라본 민상은 스스럼 없이 그녀를 따라나선다. 그러나 그녀가 데려간 곳은 어제 밤 무리들이 있던 골목이었고, 민상은 그 자리에서 각성자들(어라우저)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을 바로막는 브레이커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민상도 어라우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민상은 어라우저들의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도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어라우저들은 그 사건의 배후에 브레이커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들은 전날 사라진 규현의 행방을 뒤쫓게 된다.



▲ 민상은 골목길에서 집단폭행을 가하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투박하지만, 뭔가를 기대하게 만들다.


  <어라우저>의 이야기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어느 한 집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세상은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어지고 그들은 가진 자를 '어라우저'라 부르게 된다. 그리고 어라우저의 반대편에 있는 브레이커들의 존재는 어라우저들의 능력을 방해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게 되고, 민상이 속한 어라우저들은 브레이커인 규현의 존재를 뒤쫓게 된다.


  이 영화는 주된 등장인물이 6명,그들이 활동하는 공간 역시 서울특별시 사당역 부근의 주택가가 전부인 진짜 초저예산 영화다. 독립장편영화라고 볼 수 있는 이 영화에서 그들은 어라우저라 불리는 특별한 존재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그들 특별한 존재는 특별한 능력치- 예를 들면 순간이동이라던가 곰같은 힘이 나오는 그런 - 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내면을 살펴보면 수퍼히어로여야 할 그들의 모습은 어딘가 생양아치에 동네 불량배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히어로지만, 어딘가 악당 히어로같은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악당 히어로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이며, 그들이 쫓는 브레이커야 말로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존재라 말을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뭔가 수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영화의 이야기. 그러면서 영화는 그들이 준비한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결국 짐작했던데로 악당은 악당이고, 브레이커들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이 아닌 악당들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있었던 것. 즉 브레이커로 등장하는 규현의 능력인 '차단' 역시 세상의 논리를 차단하고, 그들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인물인 것임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어라우저: 각성자들>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서울의 한 지역을 보여주게 된다. 비록 자그마한 동네요 등장인물도 작은 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연출하는 세계는 어딘가 커다란 한국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이상한 느낌을 주게 된다. 거기에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는 약육강식의 축소판도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때문에 그것은 진짜로 세상의 축소판이요, 그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라 할 수도 있게 된다. 


  결국 힘의 논리가 빚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한 감독의 의도는 분명해졌고, 그것은 선명하게 부각이 되었다. 이것은 따돌림의 문법이 될수도 있고, 혹은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 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여기서 우리의 선택이 무엇을 낳는지, 그리고 그것이 만드는 결과에 대해서 영화는 이미 결론을 내어놓았다. 때문에 영화의 열린 듯 흐릿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 속에 우리는 많은 질문지를 안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다음 날 자신을 찾아온 세미



마치며...


 영화의 끝부분 집으로 돌아오는 민상은 세미에게서 "이제 우리가 규현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결국 민상이 아무런 제수쳐도 취하지 않을 때 세상은 그대로임을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힘의 논리가 그리는 네거티브한 모습 역시 이러한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영화는 우리의 선택과 그것이 낳는 결과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끝맺음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분명 투박하고 거칠다. 이바울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배우들의 특징도 드러나지 않는다. 액션 감독이 없는 영화의 모습은 코미디가 아닌지 의심스럽고, 긴장감을 주는 장면에서의 조잡한 음향효과 역시 그러함을 안겨준다. 그렇지만 이러한 투박함은 다듬어지지 않은 어떠한 결과를 도출시킨다는 점에서 의외의 효과를 드러낸다. 때문에 투박함 가운데서 드러나는 그들의 메시지는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되는 긍정적 효과로 다가온다. 때문에 미흡한 그들의 이야기지만, 감독 탁수환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괜찮은 영화로 다가오는 것 같다.



▲ 어라우저들의 무리에 들고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민상은 앞으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요약
한국 드라마 외 2017.06.22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67분
감독
탁수환
출연
송광일이바울박세미유성훈  더보기








▥ 추천 : 거칠고 투박하지만, 이야기는 선명하게 다가온다.

▥ 비추천 : 영화의 연기와 장치들은 손발이 오그라든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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