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픔이 닮았네...
<더 프로미스>는 알려진대로 아르매니아인 대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국경과 시대를 넘나드는 세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묘사하고 있는 영화다. 정확히는 제 2차 아르매니아인 대학살 사건을 배경으로하고 있는 영화는, 단일 민족을 대상으로 한 홀로코스트 사건으로는 유대인 대학살에 이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학살사건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꿈많던 그 시절. 몰락해가는 오스만투르크 제국에서의 소수 민족인 미카엘은 마을에 작은 병원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근방의 가장 큰 도시인 콘스타티노플로 진학을 결정하게 되는 미카엘. 하지만 1년 후 오스만제국이 1차 세계 대전에 참전을 결정하게 되면서, 그들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가까스로 징집을 면하게는 되었지만, 그것도 잠시 그가 가진 아르매니아인이라는 신분은 그를 수용소로 끌고가고 말았다. 영화는 이처럼 아르매니아인 대학살 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의 이야기부터 학살이 일어난 당시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사건에는 여러배경들이 복잡하게 녹아있었다. 세계 1차대전 참전의 여파 및 세계화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 오스만 제국의 추락과 그 안에서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강제 징집, 그리고 투르크가 선택한 수니파 종주국으로서의 지위와 반기독교 감정. 거기에 지배자로서 가지는 피지배자에 대한 이유없는 탄압까지 맞물려,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이 이루어지게 된다. 영화는 그 안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꺼내와 그 속에 주인공 미카엘과 아나, 그리고 종군기자 크리스의 이야기를 꾸미게 된다. 그리고 오스만제국의 생명보험금 일화 및 태아까지 무참히 살해한 학살사건 등 알려진 에피소들을 이용하여 당대의 참혹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이렇게 역사적 아픔이라는 소재 위에 세 사람의 공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녹이고 있는 영화의 스토리, 그리고 그 위에 또다시 전쟁이 남긴 상처라는 소재를 얹으며, <더 프로미스>의 이야기는 거대한 멜로 서사를 완성시키게 된다. 제목 <더 프로미스>가 가지는 의미는 등장인물의 약속이라는 개념도 되지만, 자신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도 된다는 점에서 중의적 의미로 남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그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아래, 사실적이면서도 먹먹한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러브스토리까지를 잘 버무리며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정을 선사하게 된다.
▲ 죽은 줄 알았던 미카엘의 생사를 확인한 아나
마치며...
<더 프로미스>의 이야기를 감상하다보면, 우리는 우리네가 겪었던 비슷한 아픔을 떠올리게 된다. 타인에 의해서 쫓김을 받아야 했던 세월들. 이유도 없이 탄압을 받아야 했던 세월들. 거기에 피지배자라는 신분따위는 짐승만도 못했던 세월들. 우리의 아픔은 영화의 아픔 위를 지나가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상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나 지금까지 당시의 패악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오리발까지 내미는 처사에는 울분의 동질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멜로/로맨스와 같은 흐름을 적고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역사적 아픔을 삼각관계로 희석시킨다는 비판도 받고는 있지만, 감자의 생각에는 그들의 애틋함 위에 민족의 아픔을 얹었다는 점에서 더욱 선명한 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감정은 동일한 아픔을 지녔기에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는 듯한데, 때문에 <더 프로미스>의 이야기는 우리네들에게 더 큰 먹먹함을 전해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조금 아쉬운 점수를 보이고 있다. IMDb 평점은 5.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50% (신선 65, 진부 65)를 주고 있는데, 여기에는 당시의 아픔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지 못했음에 대한 아쉬움을 보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모습만으로도 당대의 아픔이 충분히 전달되었다는 점에서, 감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게 생각된다. 때문에 판단은 여러분들이 하시길 바란다.
▲ 하지만 아나의 곁에는 크리스가 있었고... 역사의 흐름 위를 지나는 세 사람의 가슴 아픈 사랑.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왜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가.
▥ 비추천 : 감정이입을 하지 않으면, 조금은 지루할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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