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의 단면을 가족사에 담다: 아메리칸 패스토럴 (American Pastor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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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뉴저지주 뉴어크의 스위드 레보브(이완 맥그리거)는 해병 장교로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미스 뉴저지 출신의 아름다운 아내 던(제니퍼 코넬리)과 결혼하여 메기를 낳아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겉으로는 평안해보이는 가정, 하지만 딸 메기(다코타 패닝)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집 안에 큰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레보브 집안이 살고있는 올드 림락 우체국 폭파사건이 바로 그것. 당국에서는 메기를 폭파테러의 용의자로 수배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스위드와 던은 딸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뉴어크 지역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레보브 집안의 파란만장한 가정사. 그리고 그 위를 얹게 되는 미국사회의 가슴아픈 단면들. 지금 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미국의 60-70년대가 낳은 아이 메기.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엄마 던.


텍스트의 깊이를 스크린으로 옮기는데 실패하다.


  뉴어크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 <아메리칸 패스토럴>은 한 가정에 미친 아픔을 통해서 미국 사회가 가지는 단면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성공한 작가 나단(데이빗 스트라탄)이 고교 동창회에 참석하게 되고, 그는 30년 전 마을의 아이돌이었던 스위드에 대한 회상을 하게 된다. 유대인계가 주를 이루는 고등학교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끌던 사내, 거기에 아내는 모두가 선망하는 미스 뉴저지 출신의 미녀. 그런 사내의 말년이 고독했었다는 동생 제리(루퍼트 에반스)말에 나단은 자신이 놓친 그 이야기에 깊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 


  액자식 구성을 통해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작가 나단이 과거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면서 액자속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그러면서 성공한 중산층 사내이자,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딸을 가졌던 사내가 왜 그러한 아픔을 갖게 된 것인지 천천히 찾아가는 영화의 이야기 그 위에 미국사회의 단면이라는 가슴아픈 역사를 보여주게 된다. 즉 영화 속 스위드가 속한 레보브 집안의 이야기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살아갔던 자신들의 과거라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 『미국의 목가 (1987)』를 원작으로 한다. 제목에 '목가(Pastoral)'가 들어가는 것처럼 이야기는 농가에서 소를 키우며 평화로운 삶을 살았던 스위드의 가정을 보여주게 된다. 그렇지만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딸 메기의 사춘기가 시작되고부터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한 레브브 집안의 삶들. 영화는 그러한 필립 로스의 이야기를 가져오기 시작하며, 미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뉴어크 폭동(각주[각주:1]), 워터 게이트 사건, 반 베트남전 시위 등 영화는 대공황과 세계 2차대전을 극복해 고도성장기를 이어가던 그들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미국 사회의 발전 초기에는 레보브 집안과도 같은 가정식 농가의 역할이 컸었다는 점은 영화의 이러한 모습을 잘 대변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그들이 가지는 성공의 단면에는 하얀색으로 대변되는 레브브 집안(각주[각주:2])의 모습과 그들 밑에서 일하는 유색인종에 대한 극명한 피부색이 존재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메리칸 패스토럴>은 이렇게 크고 작은 미국사회의 문제들을 레보브 집안의 가정사 속에 녹여넣으며, 당시 자신들이 가졌던 아픔들을 새겨넣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미국의 목가』는 그 텍스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과 실망감이 남게 된다. 이안 맥그리거의 장편 입봉작(각주[각주:3])이기도 한 <아메리칸 패스토럴>은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필립 로스의 작품에 도전을 하였지만, 그 결과는 굉장한 실망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영화는 텍스트의 의미를 제대로 반영도 하지못했고, 그것을 그냥 스크린에 옮겨오는데만 급급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결과 소설이 외치던 것은 무엇인지, 영화만 감상해서는 당최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고 만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는 이안 맥그리거의 미숙함이 가장 크게 자리함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소설이 가지던 방대하고 깊은 세계관에 자의적 재단을 시도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메기의 행동에 의문이 남게되는 이상한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때문에 이 이야기를 건드리기 위해서는 1960년부터 1970년대까지의 깊고 높은 수준의 이해가 있어야만 건드릴 수 있는 영화였던 셈이다. 더구나 이 이야기 뒤에는 1980년대의 레이거 노믹스로 연결이 되기에 이들의 중간다리 역할은 더욱 조심스러울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해석에 깊은 고찰과 고민이 있었어야함에도 그러한 점을 간과한 맥그리거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난 것이다.



▲ 행복했던 이들의 가정도 메기의 사춘기와 함께 곤란을 맞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미국의 사춘기도 시작되게 된다.



마치며...


 남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려면 그가 하는 이야기를 완벽히 이해한 후, 거기에 대한 해석과 살을 붙이는 작업으로 이어저야 했음이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패스토럴>은 『미국의 목가』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전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이는 다른사람들이 필립 로스의 작품을 안 건드린게 아니라, 못 건드린 것이 아닐까라는 원론적인 의구심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이안 맥그리거의 판단에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게 된다.


  이러한 점은 평단의 평가에서도 잘 드러남을 알 수 있다. IMDb 평점은 6.1점으로 준수하지만, 로튼 토마토 지수는 2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는데, 이들 역시 이안 맥그리거가 텍스트의 이야기를 피상적으로만 건드리고 있음에 깊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 이날 이후로 볼 수 없었던 메기. 과연 레보브 집안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요약
미국 범죄 외 2017.05.25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09분
감독
이완 맥그리거
출연
이완 맥그리거제니퍼 코넬리다코타 패닝  더보기
누적관객수
2,412 명 (2017.07.0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얕게나마 미국사회의 단면을 잘 알 수 있었다.

▥ 비추천 :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더 많고, 깊은 것들을 건드리고 있었다는 점.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제니퍼코넬리의 전라모습이 잠깐 등장)



※ 예고편



  1. 1967년에는 대규모 아프리카계 미국인 폭동 [본문으로]
  2. 영화 속 정통 유대인 집안으로 등장하는 그들의 역사관, 그리고 가치관은 백인들의 전형성을 대변하게 된다. 때문에 그들 밑에서 일하는 유색인종들의 모습은 흑백의 선명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다. [본문으로]
  3. 감독 데뷔작을 일컸는 은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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