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시절 자신을 두고 떠난 엄마
여타 일본영화들에 비해서 잔잔함의 깊이는 조금 약했다.
어린 시절 놀이동산(원더랜드)에서의 추억은 어머니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만났다는 것과, 그것을 자신의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기억으로 인해 하루토에게는 어머니도 원더랜드도 그리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기차역 분실물 습득센터에서 일하는 하루토는 무언가에 끌리듯 잃어버린 것들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이 돌아오길 바라는 듯, 하루토는 매일 그렇게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토에 걸려온 전화.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 그때부터 이야기는 하루토의 잃어버린 무엇이 그때 원더랜드에서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 '기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자신을 대신해서 키웠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하루토는 그들에게서 그날 자신이 잃어버렸던 기억의 조각들을 찾고는 그때 그 순간 몰랐던 그것을 깨닫게 된다.
<기억의 원더랜드>는 이처럼 기억의 습득물이 기억의 조각을 찾아오게 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도 잔잔함의 감정들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기존의 일본영화들과 흡사한 분위기를 보여주게 되는데, 여기서 잔잔함의 감정들은 모성애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먹먹함의 정도를 더하게 된다. 여기에 잔잔한 담백화법으로 그날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은 오해와 맞물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국 화해와 화합이라는 대단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감정의 흐름을 이끌게 되는데, 이러한 모습은 일본영화 특유의 감수성으로 잘 풀어내게 됨으로 관객들은 감정의 이끌림에서 감동을 느끼게 된다.
다만 일본영화들에서 이끌던 감정의 흐름. 즉 사소함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서 파생된 감정의 휘몰아침으로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가던 기존 일본영화의 감수성이 <기적의 원더랜드>에서는 조금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모성애라는 소재, 그리고 그것이 오해로 인함과 깨닫게 된 사실이 화해와 화합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의 감정선은 조금 더 아쉬움을 자아내게 된다. 즉 좀 더 깊은 곳에서 감정을 후벼파고, 감정을 휘몰아쳐야 할 부분들 조차도 너무 잔잔한 듯 이야기를 이끌게 되고 여기에서 아쉬움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다만 겨울, 그리고 설원이라는 배경과 그 배경에 어울리는 순백의 이야기들은 잔잔함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들을 좋아하신다면 <기억의 원더랜드>는 분명 만족스런 결과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리고 찾아온 어머니의 새아이들(사사키 노조미)
마치며...
<기억의 원더랜드>의 이야기는 먹먹함의 감수성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게 되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휘몰아침은 약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게 된다. 이러한 아쉬움은 기존의 일본영화들에서도 이러한 감수성을 잘 녹여내고 있었기에 더 큰 아쉬움을 보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얀 설원이라는 배경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화해와 화합의 분위기는 역시나 일본영화라는 점을 상기시키게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영화 특유의 감수성을 녹여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괜찮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아마도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심심함과 잔잔함이라는 호불호의 영역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각자의 취향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사료되며, 이 영화를 아직 못 보신 분들이라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이 영화를 선택하길 바라는 바이다.
▲ 과연 그들이 분실물센터에 남기고 간 그것은 하루토에게 어떤 기억을 갖어다 줄 것인가?
▥ 추천 : 일본영화 특유의 감수성이 만들어내는 화해와 화합의 과정들.
▥ 비추천 : 감자의 생각으로는 이번영화의 감수성은 여타 일본영화들에 비해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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