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복수 할 대상을 찾아나서는 루스
분노를 '품은' 그녀의 처절한 사회 복수극
이 영화 <프리벤지>의 뜻은 '복수'와 비슷한 단어 'Prevenge'를 사용하고 있다. 미리-보기(preview)처럼 'Prevenge'역시 'pre- + revenge'의 신조어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인데, 복수는 복수지만 미리하는 복수 즉 다가올 일에 복수를 그리게 된다.
클라이밍 도중 사망한 남편에 대한 기억. 이것은 루스를 괴롭히며 또다른 자아를 탄생시키게 되고, 복중의 태아라는 이름으로 루스에게 살인을 명령하게 된다. 처음에는 약육강식의 사회를 떠드는 희귀 애완동물 판매사를 죽이는 것으로 살인을 시작하는 루스. 그녀의 두 번째 살인은 여성을 성적 도구로만 생각하는 DJ의 성기를 거세시킴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루스의 세 번째 살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임신한 여성을 사회의 불편한 존재로만 여기는 어느 한 로펌의 대표를 죽임으로 루스는 또다른 심판을 이어가게 된다. (네 번째 살인 역시 '나는 워킹맘이다!'라며 살인을 이어가는 데 이 역시 영화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할 수 있다. - 각주) 1
이렇듯 루스의 살인을 살펴보면, 그곳에는 세상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들을 비틀며 자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그녀가 죽인 것은 사회적 편견과 불합리가 되는 것이며, 그녀가 잉태한 것은 바로 '사회에 대한 분노'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그녀의 과감한 칼질이 적나라하면 할수록, 세상에 대한 문제점들이 더욱 추악하게 드러남도 발견하게 된다. <프리벤지>는 여성의 임신우울증이 루스에게 환청을 들리게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회의 편견에 칼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리벤지>는 '임산부 슬래셔(각주) 무비'의 옷을 입은 영국식 블랙 코미디라고도 할 수 있다. 2
▲ 무엇이 그녀를 복수의 여신으로 만든 것일까?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장면, 루스는 드디어 그녀가 잉태하고 있던 사회적 분노를 출산(각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끝나는 듯 싶은 영화. 모든 것은 환청이었으며, 모든 것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것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때문에 극의 제목 <프리벤지> 역시 이러한 상황처럼 아직 시작되지 않은 일들에 대한 미리하는 복수가 되는 셈이다.(각주 3) 4
하지만 남편이 죽은 낭떠러지로 찾아간 루스의 표정을 볼 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즉 여성에 대한 편견과 불합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때문에 <프리벤지> 역시 끝나지 않았다고 영화는 이야기를 한다. 언제 어디서든 여성에 대한 불합리가 등장하게 되면, 그곳에는 반드시 루스의 심판이 나타나게 될 것을 경고하며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IMDb 평점은 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5%(신선 58, 진부 3)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은 여성의 억압과 그에 맞서는 루스의 모습을 블랙 코미디로 멋지게 승화시킴을 발견할 수 있지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가 58%에 불과하다는 점은 보편적 재미에서 호불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오늘도 그녀의 프리벤지는 계속된다.
▥ 추천 : 어디선가 여성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루반장!
▥ 비추천 : 짜르고 찢는 화면은 불편할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극 초반 앨리스 로우의 목욕장면이 등장)
※ 예고편
- 루스의 살인 중 기억의 편린이 흐르고, 그 화면 속 남편의 로프가 잘리는 화면이 등장한다. 이것은 임신한 여성에게 미치는 어떠한 잘림(단절)을 뜻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영화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 자르고 찢는 공포영화의 한 종류 [본문으로]
-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앨리스 로우는 실제 임신 중이었다. 극 후반 등장하는 예쁜 아이가 바로 앨리스 로우의 뱃 속에 있던 아이. 여담으로 이 영화는 총 11일 간 촬영이 되었으며, 마지막 장면은 앨리스 로우의 출산 후 찍은 장면이다. [본문으로]
- 이 부분은 영어 위키 중 'pre- + revenge'에 대한 부분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다른 이견이 있으시면 피드백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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