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오의 유지를 잇는 세 사람
기대했던 것보다는 살짝 아쉽다.
<봄을 짊어지고>는 일본의 자랑이자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북알프스 산맥'에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불알프스 다테야마(立山 - 해발 3015m)봉, 토오루의 부친 이사오는 그곳에서 산장 스미레 산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등반자의 실족사고를 구하던 도중 바위에 머리를 부딪히며 사망하게 되고, 그 일은 토오루로 하여금 산장을 이어받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봄을 짊어지고>는 바로 다테야마의 스미레 산장을 지키는 토오루와 그를 돕는 아야, 그리고 고토의 활약상을 통해서 이사오가 남긴 유지를 받들려는 자들이 짊어진 무게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한국에 비해서 높은 산들이 많은 일본은 산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그 중 만화와 애니 등에서는 그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산악 등반 및 구조 과정에서의 다이나믹함을 과장된표현으로 실감하게 뻥(?)을 치는 일본의 문학작품들. 다만 <봄을 짊어지고>의 이야기는 그러한 일본 만화들과 비교한다면 굉장히 심심함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산사람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아야와 토오루의 멜로라인이 더욱 부각됨을 느끼게도 되는데, 멜로라인 역시 설득력이 많이 부족하기에 이조차 심심하게 다가온다.
다만 아버지가 남긴 유지와 그것을 잇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는 일본영화답다. 이러한 모습은 일본인들이 내세우고 있는 '한 사람의 몫'이라는 개념과 맞물려, 어린시절 아버지의 '산 사랑'이 불편했던 아이가 커서 아버지의 유지를 잇고 동시에 자신의 아픔들이 있던 사람들이 산으로 모여 치유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는 역시 일본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즉 죽은 자의 유지가 남은 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며, 그들로 하여금 한 발자국 성장하도록 만든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봄을 짊어지고>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산이라는 주제라 하여 다이나믹하고 극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조차 드라마의 화법으로 풀어낸다는 점은 지극히 일본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호불호가 될 수도 있다. 산사람들의 이야기도 멜로 라인도 밋밋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한 사람의 몫'을 일본식 담백화법으로 잔잔하게 풀어내는 점은 괜찮게 다가온다. 다만 죽은자의 유지, 그리고 남은 자가 짊어질 무게라는 점은 기존 일본영화들에게 많이 다뤘던 소재이기에 조금은 진부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 극 후반 토오루와 멜로 라인을 만드는 아야
마치며...
마츠야마 켄이치와 아오이 유우를 좋아하는 감자로서는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하는 <봄을 짊어지고>의 이야기는 굉장히 큰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심심함은 산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왔고,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 역시 급조된 듯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본스러움이 가득 담긴 영화의 드라마는 나름 괜찮은 재미를 안겨준다. 때문에 이러한 점들이 호불호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은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그렇지만 영국인들이 알프스 산을 닮았다하여 이름붙여진 북알프스의 수려함과 거기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산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 봄을 짊어진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 추천 : 일본스러움이 잘 묻어나는 드라마와 아름다운 경치들.
▥ 비추천 : 밋밋한 이야기들은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강하게 작용할 듯.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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