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나나오라 속인 사키와 딸의 일기를 발견하는 사토시
서서히 좁혀가는 심리전은 좋았지만, 허술한 결말은 아쉽다.
<죄의 여백>은 2007년 제 3회 야생시대 프론티어 문학상(각주) 수상작인 1아시자와 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어느 날 주검이 되어 돌아온 딸. 알고보니 딸은 학교에서 이지메(いじめ)를 당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당사자를 찾아나선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죄의 여백>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사건의 발달을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하며, 딸을 죽게 만든 당사자를 쫓는 아버지의 모습을 비춰주게 된다.
<죄의 여백>의 이야기는 미모와 공부, 집안의 재력 등을 무기로 학교에서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 소녀의 악행과 그녀에게 딸을 잃은 아버지의 대결을 통해, 이들이 만들어가는 심리 스릴러를 보여주게 된다. 전형적인 악녀의 표본으로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과 그녀를 쫓는 아비의 모습은 심판의 카타르시스로 몰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좋은 긴장감을 만들게 된다. 특히 사키로 등장하는 요시모토 미유의 악녀 연기는 보는 이들의 치를 떨리게 할 만큼 얄미운 모습의 전형성을 보여주게 된다. 이러한 극의 역할에서 악역이 나쁘면 나쁠 수록 그것을 심판하는 과정에 더욱 짜릿해진다는 점에서 이러한 미유의 역할은 극을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됨을 알 수 있다.
다만 악녀의 케릭터를 리얼하고 심판하고 싶도록 만든 것에 반하여, 결말의 과정은 너무도 허무하게 끝나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사키라는 소녀를 법으로 심판하겠다던 아버지는 이렇다 할 증거도 없이, 윽박지름으로 자백을 얻어내려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즉 심판의 과정을 치밀한 복선과 그것을 옭아메는 스릴러로 꾸미는 것이 아닌, 심증과 그것을 확신으로 믿는 아버지의 집착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더구나 마지막 장면에서 심판의 과정 역시 사키 스스로 자멸하고 있을 뿐, 사키를 사회적으로 매장 시키려는 과정은 약했다라는 점에서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 카나에게 베란다에 오르라고 말하는 사키
마치며...
일본이 가진 사회적 현상을 아비의 분노로 연결하는 <죄의 여백>이 보여준 심리의 과정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악녀의 케릭터를 잘 살린 영화의 모습에서 심판의 욕구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심판의 모습을 허무하게 끝내버린 영화의 결말은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특히 악녀의 역할이 크면 클수록 그녀를 심판하고 싶은 욕구는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관객의 욕구를 해소시키지 못한 모습에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발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치노 마사야키와 요시모토 미유가 만드는 케미는 극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었다. 그들의 물고 물리는 관계에서 심판의 욕구가 더욱 커졌다는 점은 <죄의 여백>에서 기대하는 바를 관객들에게 제대로 공유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재미를 안겨주게 된다.
▲ 그날의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그것을 밝히려는 자들의 싸움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죄의 여백 (Crime's Blank, 2015)
▥ 추천 : 이지메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면서, 심판의 욕구를 제대로 묘사했다.
▥ 비추천 : 심판의 욕구가 컸던 만큼, 마무리의 아쉬움도 커진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일본의 장르 소설들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문학상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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