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급 기사인 고토를 꺾고, 쿄코를 되찾으려는 레이
메인 스토리 및 심리 묘사는 비슷했지만, 케릭터 설정은 원작의 표현을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 장기(각주)를 소재로 하는 <3월의 라이온>은 1우미노 치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영화에서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온 가족을 잃게 된 레이(각주)가 양자로 입양되었지만, 그곳에서 의붓형제들과 불화 끝에 집을 나오게 된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버림 받는 것이 두려워 선택한 장기. 그러나 그 장기로 인해 레이는 큰 상처를 간직하게 된다. 자신으로 인해 4살 터울의 누나 쿄코와 동갑인 아유무는 꿈을 포기해야 했고, 그로 인해 레이는 집을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중간에 과거 회상의 장면을 삽입함으로 레이와 쿄코, 그리고 레이가 가진 아픔들에 대해 설명한다. 2
제목 <3月のライオン>은 "March comes in like a lion and goes out like a lamb (3월은 사자 같이 추운 날씨로 시작 되었다가 양 같이 따뜻한 날씨로 끝난다.)"에서 따온 제목으로, 일본 장기 순위전이 매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열리는 것에 빗대어 순위전이 막바지에 이르는 '3월을 기다린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고 전해진다.(각주) 여기에 영화에 등장 사자왕 대회는 요미우미 신문사에서 개최하는 용왕전(竜王戰)을 모델로 하는 대회로서, 원작 만화에서도 사자왕전을 유명 신문사가 주최하는 대회라고 소개하고 있다.(각주 3) 4
이렇게 일본 장기를 소재로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3월의 라이온>은 초반부터 신선한 재미를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소재지만, 그것을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주인공이 한 계단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스포츠 드라마와 성장 드라마의 장점들을 잘 섞어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소년 만화에서 보여지는 베틀물의 형식은 강적들의 계속되는 출연과 마지막 신인왕전 타이틀이라는 대결구도를 형성하며 괜찮은 재미를 보여주게 된다. 때문에 원작과 일본 장기를 모른다고 해도 <3월의 라이온>이 주는 재미는 충분한 재미를 전해 줄 것으로 보인다.
<3월의 라이온 전편>은 원작 만화의 1권부터 6권까지의 내용을 그린다. 주인공 레이가 사자왕전에서 한 번의 실패를 맛본 후 신인왕전에 도전하게 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을 라이벌이라 여기는 니카이도(소메타니 쇼타)와의 우정까지. 영화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메인 스토리와 레이가 가지는 심리 상태 등을 비교적 잘 전달하며, 원작의 의미를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에 비해서 각 인물들이 가지는 케릭터 및 각 인물의 관계도는 원작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함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 기사를 준비하던 자신의 꿈이 레이로 인해 망가지고,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쿄코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으로 아버지의 후배 프로 기사와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는 상황 설명. 그리고 자신의 꿈을 무너뜨린 레이에 대한 원망으로 레이가 대국을 벌이기 전날 그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를 한다는 것 등. 영화는 이러한 점을 설명하지 못한 채, 쿄코의 행실을 그냥 '나쁜X'으로 오해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게 된다. 동시에 레이가 집을 나오게 된 이유에도 피가 섞이지 않은 쿄코에 대한 은밀한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을 영화는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한다. 여기에 아카리 자매들에 대한 묘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이들의 만남은 작위적으로 비춰지고 레이와 아카리 그리고 쿄코가 갖는 묘한 관계에 대한 상황도 제대로 전해지지 않게 된다.
때문에 원작이 가지는 의미에서 케릭터의 관계가 묻히고, 이로 인해 메인 스토리에도 빈 칸이 발생하게 된다. 원자기 가지는 깊은 의미를 전달함에 있어 결여된 부분들로 이어지게 되는데, 원작의 빼어남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생소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있는 연출의 힘과 다양한 인간 관계가 깊은 고뇌로 이어지는 장면들도 훌륭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점들 역시 원작이 가지는 탄탄한 힘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3월의 라이언> 원작도 한 번 읽어보시길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 레이로 인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던 쿄코
마치며...
<3월의 라이온>은 생소한 장르지만, 소년 만화가 가지는 베틀물의 구조를 잘 이용하며 괜찮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일본 장기의 룰을 전혀 몰라도 상황 파악이 되는 연출, 여기에 주인공이 대국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한다는 설정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다만 원작의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빈 칸들이 발생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각 케릭터들이 가지는 이야기들이 영화 속에 제대로 묻어 나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역량 안에서 원작의 디테일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는 점은 원작의 팬들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레이의 깊은 상처를 잘 표현하는 카미키 류노스케의 연기와 보는 것만으로 꼬집어 주고 싶은 아리무라 카스미의 케미는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는 점에서 괜찮은 영화로 다가온다.
▲ 신인왕전을 앞두고 시마다의 연구회로 들어가는 레이. 사진 가운데 보이는 니카이도는 특수 분장을 한 소메타니 쇼타의 모습이다.
▥ 추천 : 아리무라 카스미는 정말 꼬집어 주고 싶다. -_-ㅋ
▥ 비추천 :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인물의 관계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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