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을 살아간 그들
추억팔이는 볼 만했지만, 감정팔이는 지루함을 준다.
유청운, 강일연, 고천락, 임가동, 장진. 화려한 캐스팅이 빛을 발하는 <독계>는 1980년대 옛날의 홍콩을 배경으로 꿈과 사랑, 시련과 좌절, 그리고 성공과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어린 시절 함께 나고 자란 녀석들, 그냥 싸움이 좋아서 치고 박던 녀석들은 자라서 조폭이 된다. 그리고 뒷골목의 하류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 영화는 이처럼 당대의 이야기를 녹이며 '그땐 그랬었지'라는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던지게 된다.
<중화명탐정>에 이어 또다시 연인으로 출연하는 유청운과 강일연의 이야기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며 잔잔한 멜로 라인을 만든다. 여기에 유청운과 고천락이 펼치는 이야기는 남자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며, 추억 팔이라는 이야기를 진솔한 의미에 담아낸다. <독계>의 이야기는 분명 추억 팔이물이다. 즉 그땐 정말 그렇게 마음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고, 지금의 홍콩은 추억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함께 던진다. <독계>는 이러한 모습을 명 배우들의 협연 속에 녹여내며 추억 팔이물이지만 괜찮은 흐름을 보여주게 된다.
반면 뒤로 흘러갈수록 점점 루즈해지는 연출은 조금 아쉽다. 추억 팔이까지는 '그땐 그랬지'로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감정 팔이의 모습들은 지루함을 보여주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더구나 추억 팔이 부분 역시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할 정도의 진행이었다는 점은 후반부의 감정 팔이를 감당할 수 없게 만든다. 때문에 시간을 채우기라도 해야 한다는 듯, 너무 늘어지는 후반부의 진행에서 전반부의 좋았던 점들까지 망치고 말았다는 점은 영화의 가장 큰 실수가 아닌가 싶다.
▲ 뒷골목 마약상들을 감시하는 연시의 모습
마치며...
영화의 추억들은 그나마 옛 것에 대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며 그럭저럭한 재미는 보여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거기에 감정 팔이까지 끼워 팔려는 시도는 그나마 좋았던 부분까지 망쳐 놓으며,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들고 말았다. 아마도 과유불급이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싶을 만큼 영화의 후반부는 루즈하게 다가왔다. 특히 추억 부분은 호불호일지언정 괜찮은 부분도 보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부분들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은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 관련리뷰 유청운이 출연하는 다른 영화들 보기
▲ 뒤돌아보면 추억이었던 시절들. 그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 비추천 : 그렇다고 은근슬쩍 다른 물건들도 끼워 팔면 안되지 말입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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