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변기를 뚫고 싶었을 뿐인데, 마약 판매상이 되어버린 에릭
억지를 코미디로 승화 시키지 못한 아쉬움
크리스마스와 눈은 언제 들어도 설레는 단어가 분명하다. 이맘때면 늘 등장하는 두 개의 단어는 심쿵거리는 가슴을 안고, 관객들의 마음을 설렘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40년 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 적이 없는 마을에 나타난 에릭. 크리스마스란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고, 에릭 역시 평생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크리스마스의 엘 카미노를 찾는다. 하지만 일은 꼬이고 꼬여, 방송국까지 출동한 대규모 사태로 번지는 이야기.
<엘 카미노 크리스마스>는 이처럼 꼬이고 꼬인 상황이 만드는 웃지 못할 코미디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코미디의 공식 중 하나인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만든다'는 소재를 가져오고 있다. 우연히 찾은 모텔에서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변기를 뚫는 데 사용되는 약품이 마침 마약 제조의 재료고, 거기에 명품 클래식 카를 몰지만 차의 가치를 모르는 사내의 카드가 오류가 일어난 사실은 그를 이상한 녀석으로 몰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우연히 만난 아저씨는 자신의 차에 대마초를 놓고 내리면서도 이 모든 상황은 꼬이고 얽히게 되어 버린다.
다만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억지스럽게 엮이고 있다는 점은 이야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누가 보아도 억지라는 것이 훤히 보이는 오해의 연속들. 이러한 과정들을 한 곳으로 묶는 연출은 너무 진부했다. 물론 코미디의 공식에서 억지란 자연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웃음이라는 조미료가 있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들이 사용해야 할 조미료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발생하게 된다. 웃음이 커버해야 할 부분들은 웃음 부족으로 그대로 노출이 되고, 더구나 마지막은 눈과 크리스마스라는 훈훈한 상황으로 감동을 엮으려 하지만 이마저도 억지스럽다는 점은 여전히 남게 된다. 때문에 억지스러운 상황을 억지스러운 감동으로 마무리 지으려 하고, 이로 인한 불편함만 관객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 급기야 인질범이 되어 버린 에릭
마치며...
이러한 영화가 등장하는 것을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은 크리스마스 시즌인가 보다. 크리스마스 특수성에 감동을 얹으려는 이러한 시도는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엉망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초반부터 억지스러운 상황은 과연 어떻게 코미디로 승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그럭저럭 이야기를 끌고 가게 되지만, 뒤에 보여지는 상황은 억지스러움을 보완하기에 너무 부족함을 노출하고 말았다. 덕분에 뻔한 상황은 웃기지도 않았고, 더구나 감동으로 연결되는 순간은 이게 뭔가 싶을 만큼 어이가 없었다.
IMDb 평점은 6.2점, 로튼 토마토의 관람객 지수 역시 67%로 준수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라는 특수성을 한꺼풀 벗겨내고 보면, 진부함의 끝판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쉬움만 남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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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야기.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크리스마스 뽕을 사용하고도 이 모양이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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