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 마타나 인생을 즐겨라!
스웨덴 발 코미디 영화는 <돈가방을 든 수녀 (1990)>의 100세 노인 버전과도 같은 유쾌한 웃음을 전해준다. 100세를 살아오며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알란, 그저 한 일이라고는 자신의 유일한 동반자인 고양이를 위한 복수를 한 것 뿐인데, 사람들은 그를 양로원에 집어 넣고 말았다. 마치 어린 시절 자신을 정신 병원에 넣었던 그때처럼. 그렇다면 어린 시절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또다시 병원 밖으로 나설 차례. 알란은 가까운 버스 터미널을 찾아가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의 티켓을 원했고, 그렇게 돈 가방을 든 알란의 유쾌한 여정이 시작 된다.
이 영화는 매우 유쾌하다. 비록 우연성을 남발한다는 불편함도 있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알란 할배의 이야기는 배꼽을 잡게 만든다. 영화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를 닮은 듯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일이 이상하게 엮이더니, 새우잡이 CEO가 되었던 검프처럼, 알란 역시 어린 시절 우연히 터뜨린 다이나마이트로 인해 유럽의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물론 이야기는 알란의 삶이 한 세기를 풍미할 만큼 파란만장했다는 것을 코믹하게 보여줄 뿐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보는 우리들은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는 점에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돈 가방을 만나고, 그 다음은 동료를, 그리고 차, 그리고 집까지. 알란이 보여주는 여정은 100세 노인의 원피스를 보는 것만도 같다. '나의 동료가 되어 위대한 항로로 떠나자'고 했던 루피처럼, 알란은 돈 가방을 줄테니 나와 함께 떠나자고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우연한 헤프닝은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가장 중요한 코미디 요소가 되어준다. 알란은 아무짓도 안했는데 돈 가방을 준 녀석부터, 자기 혼자 코끼리에 깔려 죽고, 기억을 잃어버린 녀석들까지. 알란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인데도, 녀석들이 알아서 움직여 준다. 그렇지만 이렇게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코미디는 거대한 웃음을 만든다는 점에서 유쾌함을 전해준다. 그래서 이 영화가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 어린 시절부터 폭약에 재능을 보인 알란. 영화에서 로버트 구스타프슨은 청년 시절의 알란부터 100세의 알란까지 모두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며...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이야기는 굉장히 유쾌하다. 비록 이야기의 틀은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들의 연속일지라도, 그것이 만드는 연쇄 웃음은 알고 속아 줄만한 재미가 있었다. 돈 가방을 든 노인, 유럽의 근현대사를 넘나드는 포레스트 검프, 우연과 우연을 쌓아가며 만드는 이야기는 조금은 작위적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웃음은 완성도 높은 코미디를 보여준다.
물론 이 영화는 어디서 본 듯하다라고는 하지만, 요나스 요나손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그런 것들을 모두 떠나서라도, 알란이 펼치는 이야기는 유쾌한 여정의 연속을 보여준다. 흔히들 '인생은 60부터'라는 이야기를 하곤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게 되면 '인생은 100세부터'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려라'는 말을 한다. 하쿠나 마타타, 언제 올 지 모르는 기회, 이제부터라도 즐기자!
IMDb 평점은 7.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8%(신선 49, 진부 23)로 준수한 점수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영화의 희화는 인정하지만, 과장스런 이야기의 개연성을 제대로 쌓지 못함에는 혹평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알란의 코미디는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유쾌한 재미를 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점점 더 커지는 알란의 이야기. 과연 이들은 무사히 돈 가방을 갖고 탈출 할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그런 돈 가방, 나도 한 번 맞고 싶소이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로버트 구스타프슨의 성기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 2017년 11월 28일 현재, 약 65억 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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