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줄거리 요약 |
어느날 안나(줄리엣 비노쉬)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전화의 주인공은 아들 쥬세페의 여자친구 잔(루 드 라쥬). 부활절을 앞 둔 어느즈음 남자친구를 찾기로 한 잔은 안나에게 전화를 하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도착한 안나의 집. 예상과는 달리 남자친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전화를 받은 안나 역시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
다음날. 역시나 보이지 않는 쥬세페의 모습. 집 안 사람들도 그의 이름이 나오면 뭔가를 감추려는 듯이 보이고, 쥬세페가 언제 집으로 오냐는 잔의 물음에 '부활절'이라는 모호한 답변만을 늘어놓는다.
그렇게 잔은 쥬세페를 기다리는 동안 안나의 저택에 셰속 머무르게 되고, 두 사람은 쥬세페를 화제 삼아 서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부활절. 쥬세페는 자신을 찾는 두 여인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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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피에타 안나
아들의 슬픔을 안고 가는 여인과 그 죽음에 관련된 여인 |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은 아들을 잃은 한 여인과 그 아들의 죽음에 관련된 또다른 여인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지난 여름 이 후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 쥬세페.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리고자 잔은 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안나의 집을 찾게 되지만,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그녀를 반기는 것은 퉁명스런 저택의 사람들이 전부일 뿐이다.
그리고 영화는 각기 다른 두개의 시선을 비춰주며 이미 정해진 비밀을 한 사람에게는 감추듯이 그리고 나머지 한 명에게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선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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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쥬세페를 놓아줘야 할 때다.
과연 안나는 왜 잔을 붙자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잔은 지난 여름 어떤 일을 했기에 쥬세페는 그녀로 부터 모습을 감춘 것일까? 그 일에 대한 수수께끼는 잔이 시칠리의 저택으로 올 때 보았던 예수의 모습처럼, 검은천으로 둘둘 쌓여있는 것만 같다.
이미 이때쯤이면 관객들은 쥬세페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된다. 그때부터 관객들은 이제 왜 정해진 사실을 검은막으로 감췄는지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왜 안나는 잔을 붙잡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 지난 여름 잔의 외도 사실(각주)을 알게된 쥬세페는 그 길로 사라져버렸고, 그를 찾는 안나의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주세페는 물 속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다.(각주 1) 2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안나는 주세페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아들이 부활절에 예수처럼 부활할 것이라 굳게 믿으며 그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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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을 통해 쥬세페를 바라보는 안나
하지만 부활절. 아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뒤늦게 그녀의 상상속에 찾아온 아들은 이제 영영 떠날 것임을 엄마에게 고한다.
감독 피에로 메시나는 그런 안나의 모습을 마치 죽은 예수를 부여잡고 슬퍼하던 마리아의 모습처럼 묘사하고 있다. 마치 피에타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감독의 연출기법은 잔이 처음 본 검은 보자기의 모습을 쥬세페를 감싼 안나의 모습과 연관시켜, 검은 피에타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검은 피에타는 자신의 방을 가리고 있던 검은천을 떼어버림으로써 진실과 마주할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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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나를 하며 쥬세페에 관해 물어보는 안나
마치며... |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의 마지막은 그녀가 또다른 그녀를 받아들임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안나의 입장에서 잔의 존재란 예수를 창으로 찌른 로마군병과도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피에타가 된 안나로 하여금 모든 사실과 마주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기다리는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 시간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에 쓰인 기독교적 장치들은 하나의 상징적 의미로써, 안나가 아들을 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하는 자를 보낼때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네가 가지고 있는 초혼의식과도 유사함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은 피에타가 된 안나의 대승적 모습을 그림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은 그 어떠한 것보다도 포괄적이고 넓은 의미의 수용을 가르치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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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절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깨닫게 되는 안나
▥ 추천 : 검은 피에타의 슬픔이 아련히 느껴진다.
▥ 비추천 : 쓸데없이 복잡한 것 같기도 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초반 루 드 라쥬의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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