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연기를 보여준 한효주, 하지만 뒷심이 아쉬운 신파극 - 해어화 (解語花, LOVE, LIES, 2015)

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팔려 '대성권번'에 들어오게 된 연희(천우희)는 그곳에서 또래의 소율(한효주)을 만나 둘도 없는 동무로 성장하게된다. 대성권번에서 자라 기생이 되던 날. 경성시내를 구경하던 소율과 연희는 그곳에서 당대 최고의 가수 이난영(차지연)의 노래를 듣고 빠져들게된다. 얼마 후 소율은 평소 흠모하던 윤우(유연석)과 함께 이난영의 집을 찾아가게되고, 그곳에서 소율은 자신이 좋아하던 작곡가 최치림이 윤우임을 알게된다. 놀라움도 잠시 소율은 노름에 참석하게되고, 소율을 데릴러 온 연희는 소율을 대신하여 윤우와 있게된다.

  저녁무렵 소율과 연희는 이난영의 쇼를 구경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난영은 연희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한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윤우는 자신의 곡을 위해 연희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그것을 본 소율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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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최고의 예인이 되려던 소율

역시나 뒷심이 부족한 박흥식표 멜로물.

  <해어화>를 보면 한효주란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를 새삼 깨닫게된다. 이번 영화에서 보여지는 한효주의 표정연기는 미세한 감정까지 뽑아내며,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손꼽을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의 역대급 연기도 어설픈 시나리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린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끌고가는 <해어화>의 감정선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그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대부분을 차지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갑자기 무너지는 감정선은 너무도 아쉽다. 강제종료 버튼을 누르듯이 급하게 마무리 짓는 이야기. 그에 맞춰 잘 끌고가던 극의 흐름도 어느순간 훅하고 무너져버린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끌고가는 한효주의 모습은 돋보적이다. 다른 배우들이 극의 흐름에 쓸려갈 때 조차도 굳건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그녀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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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대 최고의 가수 이난영으로 나온 차지연

  이러한 극의 진행은 박흥식 감독의 전작 <협녀, 칼의 기억 (2015)>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전작에서도 그의 알수없는 진행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조차 연기력 논란에 빠뜨리고 말았었다. 그러한 아쉬움은 이번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천우희, 유연석의 연기가 그토록 엉망은 아닐텐데 극의 흐름에 휩쓸린 그들의 모습은 감정의 흐름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게 비춰진다.

  여기에 극의 소재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제 강점기, 신여성, 예인의 삶 등은 얼마든지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다. 그럼에도 이러한 소재들을 이토록 단조롭게 그려낼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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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던 두 사람의 모습

마치며...

  역시 좋은 시나리오는 신인들도 스타로 만들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베테랑 배우들도 연기 못하는 배우들로 만드는 것 같다. 단조로운 극의 흐름. 그러다 훅하고 내려앉는 감정선은 공감이 안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오뉴월조차 미지근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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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작업을 놓고 고민하는 윤우

▥ 추천 : 한효주의 미친 연기력이 끌고가는 극의 흐름.

▥ 비추천 : 미친 연기력 조차 덮어버리는 시나리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