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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갈등의 묘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왕을 위한 홀로그램>은 데이브 에거스의 동명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원작 소설은 2012년 발행 후 수 많은 언론에서 앞다퉈 올해의 책으로 손 꼽은 작품이며, 그해 뉴욕 타임스는 올해의 10대 책에 에거스의 '왕을 위한 홀로그램'을 뽑았다.
영화는 책의 스토리를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자세한 내용들은 기억의 편린과 같은 짧막한 회상으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이 잘나가던 시절. 앨런 역시 슈윈(Schiwinn - 각주)사에 근무하던 시절 잘 나가던 인생이었지만, 슈윈의 몰락과 함께 그의 커리어도 같이 무너진다. 설상가상으로 이혼 소송 중인 아내는 집이 팔리지 않자,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나며 앨런을 괴롭힌다. 여기에 대학에 들어간 딸의 학비까지 앨런을 괴롭힌다. 1
영화에서는 위처럼 앨런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때문에 관객들은 앨런이 가지고 있는 지방종이 무엇때문인지를 알기가 어렵다. 여기서 지방종이란 표면적 의미 일 뿐 실질적으로는 앨런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대신하고 있는 (의미상) 악성 종양인 샘이다.
앨런은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릴라이언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계약을 성공시켜야만 한다. 그러면 자신 역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고, 추락한 명예와 딸아이의 학비 문제까지 모두 해결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매일 밤을 고민하게 되는 앨런. 그는 칼로 자신의 종양을 도려냈으면 혹시나 문제점들도 같이 도려내질까 하지만, 결과는 피투성이의 몸뚱아리만 갖게 되었을 뿐. 계약을 해야 할 왕은 저 멀리 있을 뿐이다.
이런 것들이 영화에서는 가장 아쉬움 점들이 아닐까한다. 영화는 '계약 - 종양 - 러브스토리'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것들이 결국엔 하나라는 점을 제대로 소개하지는 못하고 있다. 즉 앨런이 고민하고 있다는 보여지지만, 그것들이 근원적 배경에서 연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야만 자신의 걱정들이 종양과 같이 사라진다는 점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텍스트의 좋은 문구들을 그대로 보여주려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그것때문에 결국은 제대로 된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 천막 생활을 하고 있는 앨런의 팀원
마치며...
감자는 <왕을 위한 홀로그램>을 보면서, 이야기가 텍스트처럼 읽히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장면이 등장하면, '앨런은 뭐뭐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것이다. 이는 좋은 원작의 문구가 읽혀지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연출이라 보인다. 반면에 좋은 연출인 것까지는 좋지만 책을 그대로 읽을 것이 아니라면, 배경 설명과 지금의 상황을 잘 연결하는 연출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IMDb의 평점은 6.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0%(신선 83, 진부 36)로 좋은 평점을 받고는 있지만, 3000만 불의 제작비로 420만 불의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흥행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즉 평점과 성적에서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등 뒤의 혹을 제거하려는 앨런
▥ 추천 : 담담한 문법으로 앨런이라는 비즈니스 맨의 일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 비추천 : 하지만 진짜 이야기 (미국의 경제몰락. 그로 대변되는 앨런의 삶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뒷 부문 사리타 초우드리의 상반신 노출 수영 장면이 있다.)
※ 예고편
- 비치 크루져로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자전거 브랜드 / 20세기에는 미국 자전거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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