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함의 무덤 (Rak ti Khon Kaen, Cemetery Of Splendour, 2015)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자원봉사자인 젠(제니이라 퐁파스)은 잠들어 있는 병사들이 있는 곳에 있다. 어느 날 옆 침대에 있는 깽을 만난 젠은 그녀가 잠든 병사들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깽과 대화를 하며 그녀의 능력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젠. 그러던 중 자신이 간호를 하던 잇(반롭 롬노이)이 깨어나고 젠은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곧 다시 잠이 들어 버린 잇. 젠은 그가 다시 깨어나고, 자신과 가족의 안녕을 빌게 된다. 며칠 후 병원 밖에서 간식을 들고 있던 젠에게 두 명의 여인들이 찾아온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신들이라고 말하며 병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은 실은 죽은 왕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 알려주며, 병사들이 잠들어 있는 이유는 바로 왕들이 병사들을 자신들의 전쟁에 가져다 쓰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젠에 알려주게 되는데...



찬란함의 무덤 Cemetery of Splendour, 2015 제작
요약
태국, 영국, 프랑스, 독일, 말레이시아, 한국, 멕시코, 미국, 노르웨이 드라마 120분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출연
젠지라 퐁파스자린빳라 르앙람반롭 롬노이 더보기






찬란함이 가지고 있는 역설적 의미


  <찬란한 무덤>의 이야기는 묵직하고 재미없다. 굉장히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이야기는 폐교였던 어느 한 병원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곳.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젠은 잠든 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씩 알게 되는 이야기들. 그들이 잠들어 있는 곳은 지금과는 다른 저편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전해준다.


  이 영화의 내용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상당히 묵직하게 전해온다. 어찌보면 굉장히 이질적인 분위기를 전해주는 영화의 이야기는 우리가 잘 모르는 어느 한 시점과 맞닿아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공포영화 인 듯 스릴러 인 듯. 알송달송한 분위기의 영화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흘러간다. 굉장히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는 젠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그보다는 젠이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사내를 진찰한 의사는 마을사람 전부가 기생충에 감염이 되었다고 말을 한다. 그 다음화면의 변을 보는 사내의 모습은 그 기괴함을 더욱 확대시킨다. 기생충에 걸린 마을 사람들. 그리고 산에서 변을 보고 있는 사내. 그리고 이어지는 병원의 한 명상 시간의 내용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자신이 알려준 명상을 잘 수행하면 당뇨, 고혈압, 에이즈를 물리칠 수 있다는 어느 한 강사의 말은 도무지 신뢰를 할 수가 없다. 마치 그곳의 분위기는 분명 지구상에 있는 곳이지만,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듯 영화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이상한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 잠든 병사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여인 깽


  그러면서도 마을 밖의 모습은 계속해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거대한 포크레인이 계속해서 땅을 파고 있는 현장들. 왕가의 무덤이 잠들어있다는 그곳을 사람들은 계속해서 파내는 일을 반복한다. 중간에 깽의 말은 거대 통신회사로 인해서 자신들이 쫓겨 날 것 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보다는 땅을 파내고 그곳에 왕들의 무덤이 있다는 사실에 왠지 더 주목이 된다. 


  <찬란한 무덤>의 이야기는 마치 스릴러의 한 장면처럼 계속해서 무언가를 던져준다. 여기에 뭔가가 있으니, 그곳을 파내야 할 사람들은 너희라고 알려주는 듯 하다. 과연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태국과 잠들어 있는 병사와 왕들의 무덤. 그리고 그 밖의 이상한 장면들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관객들은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일까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누군가의 전쟁을 대신해주는 병사들. 때문에 억지로 잠이 들어야한다.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언젠가 인터뷰를 통해서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꿈이란 당장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지만, 자신이 원하는 꿈을 꿀 수는 없다.


  누군가를 위해서 억지로 꿈을 꿔야 하는 병사들. 감독이 의도한 바와는 다르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꿈을 꿀 수 없다는 것에 왠지 눈길이 간다. 젠이 간호를 하는 잇은 병사다. 하지만 그는 남을 위해 꾸는 꿈보다는 자신의 꿈인 '월병 가게'를 갖고 싶어한다. 영화는 그가 보는 영화를 보여준다. '공포영화'. 마치 잇이 꾸고 있는 꿈과 비슷해보이리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그것은 그들이 꾸는 꿈이 원치 않은 공포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 잠들어 있는 병사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잇의 목소리를 전하던 깽은 젠을 어디론가 데려간다. 옛 왕들의 궁전이었다는 그곳은 깽의 설명에 의하면 온갖 금붙이들이 있는 화려한 세상이다. 하지만 젠과 우리들이 보는 현실은 그저 황량한 산 속. 그곳은 옛 시장이 뭔가를 만들려 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버려진 산일 뿐이다. 그리고 보이는 푯말들의 문구는 지금의 현실을 대변하 듯 현실고발적인 문구로 가득차 있다. 과거의 영화를 간직하는 곳. 하지만 현실은 가난과 공포만이 있는 대조적 현실에 우리는 뭔가의 씁씁함을 느끼게 된다.


  깨어난 잇에게 젠은 이런말을 한다.


- 다들 뭘 찾고 있는지 알아? 정부에서 비밀리에 하고 있는 거야.


- 너무 극비라서 환한 대낮에 찾고 있는 건가....


- 우리를 딴데로 옮기겠지.


- 그냥 여기서 더 자고 싶어요.


  대놓고 하는 극비. 영화는 당대의 현실에 대한 조롱도 잊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은 잠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번에는 깨어나는 것보다 진짜 잠자는 것을 택한 잇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깨어나봐야 미래가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잠들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하여 눈을 떠야 한다고 말을 한다. 마지막 장면 젠은 깽이 알려준 방법으로 잠을 깨는 선택을 한다. 그것은 깽의 치료를 통해 용기를 얻은 젠의 행동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젠이 스스로 눈을 뜨려 했다는 것이다.



▲ 잇을 간호하는 젠


마치며...


  <찬란함의 무덤>에서는 영화 속 병원이 있는 무덤을 찬란하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찬란함이란 그들의 현실과 그들의 미래에 대한 바람이 섞인 단어 일 것이다. 무덤 위에서 타인을 위해 싸우는 자신들에 대해 찬란하다 조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자신들은 언젠가 찬란해질 것이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때문에 오늘도 젠은 눈을 부릅뜨고, 사내는 기생충을 내보내고, 병사는 언젠가의 월병가게를 꿈꾸는 것이다. 


  분명 꿈은 자신들이 원하는데로 꿀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꿈이 미래라면, 언젠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영화는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IMDb 평점은 7.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7% (신선 65, 진부 2)로 평점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평점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싶다.



▲ 잠든 세상을 향해 눈을 부릅뜨는 젠



▥ 추천 : 누구나 월병 가게를 갖을 수 있는 그날을 꼭 기다린다.

▥ 비추천 : 더럽게 무겁고, 더럽게 진지하다. 그래서 재미는 없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