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장 지아장커가 말하는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 - 산하고인 (山河故人, Mountains May Depar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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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1999년 한 마을에 살고 있는 타오(자오 타오), 진셩(장역), 리앙즈(양경동)는 어린 시절부터의 우애를 지키며 서로를 존중한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삼각관계로 변화게 되고, 타오가 진셩을 선택하게 된 날.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다시 없었다.


  두 사람의 결혼을 뒤로 하고 마을을 떠났던 리앙즈는 폐암에 걸려 마을로 돌아오게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을로 돌아온 날, 리앙즈는 타오와 진셩이 이혼했단 말을 듣게 된다. 탄광의 노동자로 일한 자신에게는 병원에 갈 돈이 없었고, 하는 수 없이 리앙즈의 아내는 타오를 찾아가 자초지정을 이야기하게된다.


  그렇게 만나게 된 리앙즈와 타오는 그간의 세월이 참 많이 변했음을 알게된다.



  중국. 격동의 시절. 26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세월을 조망하는 작품.



▲ 한때 정다웠던 세 친구


산하고인 Mountains May Depart, 2015 제작
요약
중국 | 드라마 | 2016.03.10 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126분
감독
지아 장커
출연
자오 타오, 장역, 양경동, 동자건 더보기
누적 관객수
1,348 명 (2016.03.2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젊은 거장이 이야기하는 격동의 세월


  <산하고인>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참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담담하고 느릿한 거장의 이야기는 한 세월을 건너 어느 덧 미래에까지 닿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산하고인>은 재밌는 영화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하고 지아장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덧 공감에 잠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격동세월의 1999년. 2년 전 홍콩이 중국에 반환이 되고, 얼마 후 마카오마저 중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중국의 사람들은 달라진 세상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세상은 미래를 향할 것만 같았고, 그곳의 젊은이들은 다음 세상에 대한 꿈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의 세 남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꿈꾸게 된다.


  <산하고인>은 1999년과 2014년 그리고 2025년 이라는 세 개의 챕터를 통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화면의 비율도 4:3에서 지금은 16:9의 모습으로 이동한다.



▲ 달러를 보고 가슴을 아퍼하는 타오


  격동의 세월이라 불리던 그 시절. 꿈을 끼워나가던 세 젊은이들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길을 선택한다. 기득원이었던 자. 그리고 그 기득권을 만들어줬던 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자. 영화는 이렇게 그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산하고인>은 1999년의 챕터가 끝나는 시점에서 타이틀을 삽입하는 독특한 진행을 보여준다. 아마도 지아장커는 그렇게 과거-현재, 미래의 선을 구분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무엇을 말할 것인지를 예고하는지도 모른다.


  과거, 현재의 지금을 만든었던 이들. 그들의 모습은 현재의 지금을 대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기득권이었자들이 다음 세상을 꿈 꿀 동안, 기득권을 만들어줬던 자는 40살이라는 젊고 힘있는 나이에 죽음을 바라보고있다. 한 때 'Go wese' 맞춰 춤을 췄던 젊은이들은 그렇게 경제 성장이라는 원동력이 되었음에도 씁쓸한 최후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산하고인>은 그렇기에 2014년 챕터에서는 리앙즈의 모습을 중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자신에게 고백하는 진셩을 보는 타오


  지아장커는 <산하고인>의 인터뷰를 통해서 타오-진셩이 아들의 이름을 달러(동자건)라고 짓는 부분을 현재의 중국 사회에 대한 풍자라고 밝혔다. 그들이 성장하던 시절 외쳤던 '서구화'의 물결에 맟춰 춤까지 췄던, 모습을 그렇게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25년 가까운 미래. 자아장커는 이야기한다. 당신들이 외치고, 동경했던 '서구화'의 모습이 그것이라고 말한다. 서구화를 동했던 기성세대는 호주라는 서구사회로 이민을 가게되지만, 그곳의 진셩과 달러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기만하다. 서구화의 베이비인 달러는 서구화를 만들어준 세대인 진셩과는 대화조차 되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달러가 쫓는 것이 중국 문화를 알려주는 선생님(장애가)이라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즉 그토록 서구화를 원해서 만들어낸 달러가 바라는 것이 결국 중국 문화와 어머니였다는 점은 <산하고인>이 126분 동안 주장하는 점과 일치한다.


  달러가 향하는 중국. 그곳의 타오는 예전 자신이 뛰돌던 벌판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펫 숍 보이스의 'Go west'.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타오의 모습이 <산하고인>의 시작부분과 동일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는 군무였다가 지금은 독무가 되었고,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은 혼자가 되었지만, <산하고인>이 보여주는 것은 바로 그때인 것이다.



▲ Go west에 맞춰 다 같이 춤을 추는 모습


마치며...


  <산화고인>을 보고나면, '우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러한 점은 중국의 고도성장을 함께한 그들이라면 더더욱 감회에 젖을 것 같다. 세월은 바뀌고, 다음 세대의 언어가 '중국어'가 될 지도 모르는 지금. 자앙장커 감독은 그때를 기억하자고 한다. 아니 그때를 잊지 말자고 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아마도 자앙장커가 우려하는 것은 그것일지도 모른다. 점점 잊혀져져가는 사회. 그리고 사라져가는 문화. 그래서 중국의 젊은 거장은 그가 사용하던 기존의 문법을 버리고, 이번 <산하고인>에서만큼은 해피엔딩이라는 모습을 가져온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가 좀 더 희망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앙장커는 그렇게 이야기 했으리라 본다.


  자아장커의 이번 이야기는 중국내에서 3천 만 위안(한화 약 53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흥행은 기존의 자아장커 감독의 모든 수익을 합친 것이라고 하는데, 미래의 희망을 바라는 그들의 소원은 다 똑같은 것 같다.



▲ 진셩의 차 앞에서 즐거워하는 타오와 리앙즈



▥ 추천 : 그때를 기억하라.

▥ 비추천 : 담백하고 느릿화법이 재미와는 다른 쪽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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