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양극적인 모습에 관하여: 사랑에 미치다 (Touched with fir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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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시집을 출간 바가 있는 카를라(케이티 홈즈)는 뛰어난 창작력을 지녔었지만, 어느 날부터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결국 자신이 예전에 치료를 받았던 정신병원을 찾아가 원인을 찾는 카를라는 그날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한편 감수성이 풍부한 마르코(루크 커비)는 자신의 생각들을 렙으로 표현한다. 그러던 중 어느 건물의 옥상에 무단 침입한 마르코 역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다.


  그러다 만난 두 사람. 서로는 닮은 듯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고, 두 사람은 어느덧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이 조울증 치료에 방해가 된다 생각을 하여 둘을 떼어 놓게 되지만, 그 일은 오히려 카를라와 마르코의 상태를 더욱 악화 시키고 마는데...



▲ 정신병원에 만나 서로의 닮음에 끌리게 되는 두 사람


양극성 장애를 통해 그들의 아픔과 사랑을 그리다.


  어떤 때는 천재적인 감수성을 보이다가, 또 어느 때가 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 카를라와 마르코는 바로 수위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자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어느 날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과 비슷한 둘의 모습을 보고 급속도로 끌리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들은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들과 같은 병을 앓을 때 보았다는 그 별을 따라, 자신들도 하늘에 있는 별을 보길 원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것. 어쩌면 아무도 보지 않으려 한 그것을 정면으로 바로 보려 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미쳤다고 소리쳤다.


  <사랑에 미치다>의 원제는 '불을 만진 사람들 (Touched with fire)'이다. 세상에서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일, 그것은 태양으로 맨 눈으로 보고자 하는 무모함과 동일했고, 이들은 서로에게서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양극성 장애에 관해서 미쳤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남들과 다를 뿐이고, 그들은 남들과 다르기에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는 것 뿐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고, 그들의 뛰어난 영감의 끝에는 남들과 다른 무엇이 있었음을 영화는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모습은 카를라와 타일러의 사랑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내 개봉명 역시 <사랑에 미치다>라는 제목을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쩌먼 사랑에 미친 것이 아닌, 그냥 미친 사랑을 했을지도. 그래서인지 영화의 이야기도 롤러코스터를 타듯, 넘실대는 사랑의 모양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급속도 끌리게 되는 두 사람. 마치 세상에는 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들만의 사랑을 추구한다. 그러던 사랑도 어느덧 쉬이 저물게 되고, 카를라가 다른 이들과 동일한 삶을 선택하게 되자 둘의 사랑도 급속도로 식어간다. 이렇듯 넘실대는 두 사람의 사랑. 그것은 마치 둘이 앓고 있는 양극성 장애의 모습을 닮은 듯 영화는 이야기의 전체를 양극성으로 물들이게 된다. 


  <사랑에 미치다>의 이야기는 분명 미치도록 예쁜 사랑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온 세상을 자기들만의 것으로 만든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것은 누구나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그런 사랑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영화의 이야기는 조금은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다. 동시에 넘실대는 사랑의 모습은 너무 빨리 타올랐다가, 너무 빨리 식어버리기에 어쩌면 감흥조차 함께 식어버릴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영화의 단점이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 또한 이들의 모습이기에, 어쩌면 영화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는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을 염원하는건지도 모른다. 다만 그 속은 이해할 수 없는 예쁨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영원할 것만 같던 두 사람의 사랑도 카를라가 일반인들과 같은 선택을 하면서 멀어지게 된다.


마치며...


  <사랑에 미치다>의 이야기는 분명 호불호의 영역에 있다. 영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학적 표현(더구나 영시다)이 그러하고, 난해 한 듯한 모습은 산만하게 비춰질 수 있다. 오죽하면 불을 만진 자들이라 했을까? 반 고흐는 누구도 볼 수 없는 것(각주[각주:1])을 보고 그렸고, 그것을 사람들은 명작이라 부른다. 이것으로 영화 전체를 포용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영화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을 건드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카를라와 마르코의 사랑 이야기는 예쁘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간질거린다. 다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감싸 안을 수는 없었다. 영화의 진행도, 사랑이 갖는 모습도 그러했다. 때문에 호불호는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렇지만 이 둘의 사랑 이야기는 한 번쯤 보고 싶다는 점에서 그 역시 여러분들의 몫일 거라 사료가 된다.


  IMDb 평점은 6.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2%(신선 32, 진부 15)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오랜만에 보는 케이티 홈즈의 좋은 모습도 괜찮았고, 사랑의 모습을 양극성으로 표현한 영화의 이야기도 괜찮았다. 로튼 토마토의 관람객 지수 역시 90%라는 점도 왠지 <사랑에 미치다>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호불호라는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예쁘고도 아름다운 이들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요약
미국 로맨스/멜로 2016.08.31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06분
감독
폴 달리오
출연
케이티 홈즈루크 커비그리핀 던크리스틴 라티  더보기
누적관객수
1,326 명 (2016.09.13,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 추천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비추천 : 영어권에 살고 있었다면, 영시에 대한 느낌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을텐데.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혹자들은 이 그림에 나타난 11개의 별은 고흐가 성서 창세기 37장에 나오는 ‘열한 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 “우주에 피어난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 《동아사이언스》. 2015년 12월 23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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