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아빠가 가져다 준 뮤직 박스
원숭이 손의 저주를 지루하게 풀었다.
영국 작가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가 쓴 단편 소설 '원숭이 손'에는 소원이 가져온 댓가에 대한 우화가 그려져 있다. 우연히 손에 넣게 소원을 들어주는 원숭이 손. 처음에는 큰 돈을 원했고, 원숭이 손은 아들의 목숨을 가져가고 그 생명 보험비로 원하는 돈을 준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소원에서도 댓가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이야기를 보여준 원숭이 손의 이야기. 이처럼 <위시 어폰>의 이야기 역시 고전 명작 원숭이 손이 남긴 이야기를 자신들의 이야기로 재해석 하고 있다. 수 많은 작품에서 인용하여 차용했던 그 소설. 그러나 <위시 어폰>이 보여준 원숭이 손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 가장 지루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원숭이 손의 이야기는 앞 선 결과가 다음에 올 결과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돈을 바랐던 부부가 아들의 생명 보험비로 원하는 돈을 얻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위시 어폰>의 이야기는 원숭이 손의 역할을 하는 뮤직 박스의 이야기를 흡사 저주처럼 그려놓고 있을 뿐, 소원과 결과 사이에 원작이 가졌던 그런 인과관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뮤직 박스의 행운에 눈이 먼 주인공이 결국 파탄의 길을 걷게 된다는 뻔한 스토리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위시 어폰>은 나름의 변화들을 통해서 뮤직 박스와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들을 공포로 채색하고는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뻔히 보이는 상태에서 주인공의 행동들이나,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물 역시 계속 동일한 상황만 반복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 무섭지 않은 결과를 만들게 된다. 때문에 영화가 의도한 것이 <데스티네이션>처럼 거부할 수 없는 저주를 묘사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관객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거부할 수 있는 저주였다는 점에서 철없는 아이의 주체 할 수 없는 장난처럼 비춰지게 된다.
▲ 클레어의 소원이 가져온 결과
마치며...
'원숭이 손'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익숙한 소재가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위시 어폰>의 이야기는 고전에 숟가락만 얹고 있을 뿐, 자신들의 참신함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루함을 안겨주게 된다. 뻔한 과정과 결말이 주는 이야기는 공포물이라고 하기에 놀라울 것이 없었고, 영화 역시 주어진 결과를 흔들려는 어떠한 시도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의미 심장한 교훈을 던지려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관객들은 '원숭이 손'의 교훈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교훈조차 뻔하게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IMDb 평점은 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17%(신선 13, 진부 63)로 <위시 어폰>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다. 이들이 보여준 평에서도 '지루하다'와 '뻔하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없었다는 점은 이들의 가장 큰 단점이 될 것으로 사료 된다.
▲ 돌이킬 수 없는 클레어의 소원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자신들만 아는 것처럼 떠든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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